어렸을적엔 순둥이도 그런 순둥이가없었어요. 조용하고 착하고요. 그래서인지 타인과 싸울일이 없었어요.
커서 사회생활하면서, 억울한 일도 생기고, 싸울일도 생기고, 제 주장을 외칠 일도 생기면서, 젊은 패기에 화도 내고, 싸우고, 불의에 맞서 싸우고, 부당한거 못 참고. 어쩌다 진짜 억울하게 오해받았지만, 싸우기는 커녕 해명도 못하는상황에 처하면, 기분나쁜 게 하루종일 지속되고 ㅋ 그랬었어요.
그러다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싸우는 일도 줄어들고. 화도 줄어들고... 이런게 어쩌면 제가 에너지가 줄어들어서, 화도 안 나나보다... 싶기도 해요.
그런데, 오늘 진짜 화나는 일이 있었어요. 상대방이 무슨 기분 나쁜 일이 있었는지, 제가 말 한마디 걸었다가 완전 된통 화풀이 뒤집어쓰고, 너무 황당한 저도 가만히 있지않고, 같이 화내줬어요. 아무일도 아닌일에 화를 내고 싸웠다는 사실에 더 기분이 나빴어요. 저는 원래 ' 똥은 더러우니, 피하는게 상책이다.'란 주의라서, 이상한 사람은 그냥 피하고마는데, 아까는 진짜 화가났어요.
집에와서,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남편이 같이 화내주고, '내가 가서 그 사람에게 싸워주겠다.'고 말해줘서, 말리면서 기분이 풀렸어요. 그리고 나서... 다시 집안일 하고, 일상생활을 했어요. ^^ 지금 여기서 글읽다가... 아! 옛날같으면, 너무 속상하다고 여기에 속풀이글 올리고 댓글에 위로받고 했을텐데... 지금 이렇게 평안하구나... 싶어서, 피식 웃음이 났어요. 물론, 아직은 오늘 화난 그 일을 잊지는 못하고, 지금까지 기억하고는있지만요. ^^
이게 나이가들었단 증거일까요? 더 나이가 들면, 그 (황당하고 화나는)상황에서 상대방과 똑같이 화내지않고, 슬기롭게 지나칠수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