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영화 '노무현 입니다'로 떠오르는. '시'

아네스의 노래 조회수 : 1,029
작성일 : 2017-05-28 10:36:46

"안녕하세요. 제가 노무현 입니다"

"음모론, 색깔론, 그리고 근거없는 모략, 이제 중단해 주십시오.
이런 아내를 제가 버려야 합니까?"

란 말보다, "부산 동구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된, 노무현 입니다" 란 말보다
더 가슴 저렸던 장면은,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는 길 위에서 그가
시민들에게 어색한 손을 내밀며 인사하는 장면이었다.

"안녕하세요. 제가 노무현 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먼저 다가가 스스럼없이 손 내밀고 웃음지었던 사람.
호탕하게 웃으면 더 보고싶어 자꾸만 돌아보게 되었던 사람.


https://youtu.be/r2fomEGfapc


오늘 따라 더욱 이 시가 생각납니다.


[ 아네스의 노래 ]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 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다시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 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 이창동, 영화 [ 시 ]

https://youtu.be/X62PHRWJuPA


출처 : http://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unfull-movement&logNo=2210152715...
IP : 59.10.xxx.15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17.5.28 10:39 AM (116.127.xxx.143)

    시 좋네요...
    영화 시....봤는데...거기서 저런시가 나왔나요...

  • 2. 좋네요
    '17.5.28 10:46 AM (59.10.xxx.155)

    박기영 버전의 '아네스의 노래(Song of Anes )''

    https://m.youtube.com/watch?v=GSQv1f7TJ14

  • 3. 그분은 시를
    '17.5.28 11:49 AM (210.97.xxx.24)

    시를 떠올리게 하는 분이셨나봐요.
    돌아가신 첫해 회사에서 눈이 퐁퐁 내리던날 팀원들과 밥먹으러 갔는데 된짱찌개가 나오는거예요.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된장국끓는거 보다 창밖을 봤는데 눈이 내리는 하늘을 보다 문득 노통생각이 나며
    시가 한편 떠오르더라구요.
    님의 침묵이요..
    눈물이 갑자기 흘러서 밥먹다 화장실로 달려갔네요.ㅎ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93716 카페 앉아있는데 황당해요 8 .. 2017/06/02 4,135
693715 지방 사는거 싫은 친정엄마 4 ... 2017/06/02 2,425
693714 박찬대 의원께 응원문자 보냈더니...jpg/펌 4 와우 2017/06/02 3,058
693713 연예인들 기사에 사는곳 보면 용산구 많이 적혀있던데 4 ddd 2017/06/02 2,593
693712 부암동에 나타나다 7 ㅎㅎ 2017/06/02 4,267
693711 고속도로 중앙 분리대 ..아래쪽은 좀 터놓았음 좋겠어요 . 6 ㅜ ㅜ 2017/06/02 1,104
693710 쿠폰정리 13 카페초보 2017/06/02 1,088
693709 손석희 음모론? 26 111 2017/06/02 3,047
693708 아이폰 쓰시는 분들 82쿡 전용앱 추천 드려요~ 1 아하하 2017/06/02 853
693707 부동산 추천 좀 해주세요 ㅠㅠ 1 1111 2017/06/02 1,057
693706 치매 국가 책임제 이게 전 제일 마음에 들어요.. 7 .. 2017/06/02 1,306
693705 공군 직업군인 6 2017/06/02 1,716
693704 김상조 후보, 10년전 삼성경호원에게 멱살잡혀 질질 끌려갔던 순.. 13 ㅇㅇ 2017/06/02 3,577
693703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제일 큰 차이는.. 27 ... 2017/06/02 3,957
693702 화분 심으시며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왈칵 4 아 할머니 2017/06/02 2,417
693701 2006년 이전엔 모든 사람이 다 다운계약서 썼나요? 50 궁금 2017/06/02 3,230
693700 비위가 약한 아이.. 4 .. 2017/06/02 1,354
693699 여름에 쓰기좋은 끈적이지 않는 크림은? 2 여름 2017/06/02 634
693698 보험 잘아시는분... 알려주세요~ 부탁합니다~ 5 ... 2017/06/02 878
693697 지금시기에 팔,다리제모시술 받아도되죠? 2 궁금 2017/06/02 666
693696 25층짜리 아파트. 몇층이 로얄층일까요? 15 ... 2017/06/02 7,409
693695 아이디어 제품인가본데 엄청 웃기네요 4 아이고 2017/06/02 2,541
693694 살면서 읽은책중 천재가쓴책이라고생각되거나 아주훌륭한책이라고 생각.. 18 아이린뚱둥 2017/06/02 3,600
693693 재벌장례는 역시 재벌상조입니다 13 미챠ㅋㅋ 2017/06/02 2,533
693692 해외 사시는 분들은 만족하며 살고 계신가요 19 살기가 2017/06/02 3,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