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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힘든 일이 생기면 자꾸 잊어버려요.

지우개 조회수 : 1,155
작성일 : 2017-05-26 14:03:17
어렸을때 크게 충격받은 일을 겪은 후 생긴 습관이 있는데요.
기억이 떠오르면 괴로워서 일부러 자꾸 잊는 연습을 하다 보니
어느순간 부터는 정말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가물가물 해졌어요.
문제는 그러한 습관이 평소에도 적용이 되어서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깜빡하고
아직 30대인데 메모장을 늘 곁에 두고 다니지 않으면 해야할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정도입니다.
심지어 대화 도중에도 내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잊어버려서 이야기가 뚝 끊어진 적도 많아요.

요즘 가족중에 중환자가 생겨서 금전적으로 정신적으로도 무척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데
출근하면 퇴근할때까지 힘든 일을 겪고 있다는 것 조차도 잊어버립니다.
생각하기 괴로우니 무의식이 대신해서 잊어 주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이게 참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겠는게.. 하루종일 생각나서 슬픈것도 무척 괴롭잖아요.
저는 근무시간에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너무 잘 웃고 잘 떠들고 잘 지내다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올때쯤에야 생각이 납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아무 생각이 안나요.
조용한 집안에 혼자만의 시간이 나면 그제서야
아 맞다.. 나 지금 정말 힘든 상황이지. 빚은 어떻게 갚지. 병원비는 또 어디서 빌리지. 하고 근심에 쌓이네요.
그러다 다음 날 출근하면 또 잊어버리는..
스스로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데 이거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IP : 172.113.xxx.17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5.26 2:09 PM (117.111.xxx.39)

    정신과 진료 & 심리상담

  • 2.
    '17.5.26 2:14 PM (175.223.xxx.174) - 삭제된댓글

    일종의 현실도피인데요

    정말 힘들면 잊어버릴 수가 없어요
    걱정마세요

  • 3. 그게
    '17.5.26 2:16 PM (175.223.xxx.100)

    생존을 위한 무의식의 몸부림이죠
    일종의 자기보호본능 .

    전 어린시절 8살까지.
    심지어는 10살까지
    기억이 전혀 없어요
    완전 블랙~~~~~

    그런데 1살이전에 걷지못할때에
    엄마화장대 붙잡고 있었는데
    아빠가 화장대앞을 손으로 옆으로확 밀어서
    유리로된 화장품병들이 바닥에떨어지면서
    와장창 깨진적있어요
    부부싸움중이었던거죠 ;;;

    암튼 여차하면 소리지르고.
    아가인 저 앞에서 깨부수기도 하고.
    아가일때부터 쫄은건지 뭔지
    어린 아이가 자기물건 형제한테 뺏겨도
    떼한번 안쓰고 오히려 자기물건 주변에 줘가며
    심부름도 자청해서 하고 그랬다네요ㅠ

    너무무섭고 공포스러우니까
    혼나지않을 궁리만 아가때부터 하게된거죠

    .....

    암튼 너무 힘든시기는 기억을 못한다고 할 뿐만아니라 힘든게 극도로 심해지면 오감기능이 퇴화된다고 해요
    저희 엄마는 후각을 아예 싫으셨어요
    가스렌지의 냄비가 새카맣게 될 정도로 탄내가 진동해도 전혀 못맡으시고 음식이 팍삭 쉬어서 고약한 냄새가 나도 전혀 모르시고 젓가락으로 드시려고 하세요;;/;

    님도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꽤 오래된것같은데 그 일을 좀 근본적으로 걱정안되도록 장치해놓으시든가 하셔서 자신을 이제 그만 좀 편하게 해주시면 어떨까요?

    그런분들.. 일상생활에서 다 티나요
    주변 상황변화 알아차리는 센스 같은것들이 느려지고 사태파악 혹은 통찰력 같은게 느려지죠

    자신을 이제 좀 편하게 해주시고 사랑해주시길 바랄께요.....

  • 4. ..
    '17.5.26 2:19 PM (121.88.xxx.175)

    님 많이 힘드신 것 같아요. 좋은 날 얼른 오기 바랄께요.

  • 5.
    '17.5.26 2:42 PM (211.219.xxx.39)

    저도 지금 장가도 안간 친정동생이 암투병중이예요.
    병원비도 대고 병수발도 들었어요.
    퇴원해서 엄마랑 같이 있는데 집에 전화도 안해요.
    그냥 잊고 싶어요.
    현실적인건 어차피 피한다고 피할수 없으니 책임지기는 하지만 감정적인것 까지 소모하고 싶지는 않은거 같아요.
    동생과 엄마와 사이가 않좋으냐 하면 그건 아니예요.
    다만 늙으신 엄마가 좀 서운해하시지 않을까 염려는 되지만 막상 전화하면 구구절절..
    그래서 외면하니 잊어져요.

    아무렇지 않게 지내다 가끔 자책이 되요.

  • 6.
    '17.5.26 2:58 PM (121.128.xxx.51)

    전 메모 열심히 하고 숫자만 있는 큰 벽에 거는 달력에 스케줄 적어 놓고 오며 가며 봐요

  • 7. 능력
    '17.5.26 3:12 PM (203.255.xxx.87) - 삭제된댓글

    자신이 사고 치고 괴롭다고 그 기억을 깡그리 잊어요.
    정말로 전혀 기억을 못해서 그 수습을 주변 사람이 하죠.
    말수가 좀 줄고 주눅이 들었다가, 상황 종료 후 홀가분해지면 참으로 신기하게 명랑한 사람이 돼요.
    이해할 수가 없어 물어보니 어렸을 적부터 습관적으로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일은 잊는 연습을 했다고 해요.
    병원에 가서 심리치료 좀 받고 왔으면 좋겠어요.

  • 8. 원글
    '17.5.26 3:25 PM (172.113.xxx.176)

    덧글 주신분들 모두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그게님//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제 경우에는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육체적 고통도 비교적 잘 못 느껴요. 피가 철철 흐르는데도 따끔하다 정도.. 심리적인 면이 무섭긴 한가 봅니다. 나이에 비해 어리숙한것도 능력부족인것도 그런탓이겠지요.

    능력님// 죄송합니다. 심리상담도 몇번 받아봤는데 차도가 없네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저 스스로가 어이가 없고 이해가 안되는데 주위분들은 오죽하실까요. 그분 대신 제가 사과 드립니다.

  • 9. 유사
    '17.5.26 4:55 PM (222.233.xxx.70)

    저도 원글님과 유사해요. 잘 잊어버려요. 때론 말 하다가 내거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완전 블랙아웃 될 때도 있어서
    치매인줄알았어요 실제 뇌 MRI에서도 뇌위축이라고 써있었오요. 근데 제가 매우 고도의 지식활동을 해야하는 직업군이라는 함정 ㅜㅜ하여간 뇌위축은 나중에 다시 돌아오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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