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살이구요, 나름 괴로운 일들을 겪으면서 부동산 투자에 눈뜨게 된 얘기를 해볼게요. 제 생애에 부동산 투자를 하는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
직장생활 7년동안 3500만원 모아서 결혼하고, 결혼생활2년반 하면서는 남편이 직장을 때려치는 바람에 제 월급으로 생활하느라 저축을 잘 못했어요. 그러다가 별거를 하게됐구요. 돈이 없어서 친정에 신세를 지며 살았어요. 친정부모님 얼굴보고 사는 게 면목이 없고 빨리 독립을 하고 싶은데.... 서울에 있는 제 직장 근처로는 원룸 월세를 사는 수 밖에 없겠더라구요. 근데 월세나가면 이백쩌리 월급으로 저축할 수도 없고... 서러운 마음에 단칸방이라도 내집은 있어야겠다싶어 그때부터 돈을 열심히 모았어요.
처음에 2000만원을 만들어 부동산에 갔어요. 경기도의 후진 동네라서 대출 좀 받아 소형아파트를 경매로 사볼까 했는데 택도 없는 액수였죠.
아무리 오래되고 좁은 아파트라도 일억은 있어야한다고해서 포기해야하나 했는데....
반지하 구옥빌라를 4500만원에 사게됐어요. 당시에 반지하 관리도 힘들고 그래서 주인이 좀 저렴히 내놓은거 같아요. 다행히 화장실과 싱크대를 바꿔놓았더군요.
이 집을 조금 꾸며서 월세28만원을 받아 대출 2500에 대한 이자를 내고 생활비에도 보탰어요. 지금 이 집을 산지 1년 11개월째인데 그 사이에 세입자가 네번 바뀌었고 월세 안내는 세입자며 야반도주하는 세입자며 별 별일이 다있었어요. 그러면서 저도 많이 배우고. 암튼 당시에 도보 15분 거리에 지하철이 들어온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지하철 공사를 하고 있어요.
솔직히 이 동네가 정말 낙후되고 재정비 지역으로 지정될만큼 보기에도 좀 그래요. 그래서 저도 가끔 가지만 안 가고 싶은데.... 어느순간 구옥들이 하나둘 부셔지고 재건축을 많이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 집도 재건축 얘기가 나오고 지금은 1억 천정도 시세가 되더라구요. 대출도 다 갚고 어느순간 보니 저한테도 억짜리 자산이 생긴다는게 감개무량하더라구요. 이래서 집을 사는구나...약간 허무한 느낌도 들고...
10년전에 만든 청약통장이 하나 있는데 가점이 없어서 쓸 데가 없었어요. 원하는 지역 넣으면 다 떨어지는 통장이었어요. 그러다가 좀 마음에 드는 입지에 분양을 하는 곳이 있더라구요. 경기도라 인기도 덜하고 11.3 정책 이후에 분양해서 분양시장 냉각기었어요. 그래서 당첨이 됐어요. 근데 그 옆에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가 생기는 바람에 피가 오천이 붙었어요.
2년 전만해도 월세말고는 방법이 없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대출낀 작은 집이라도 살수있는 상황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에요. 너무 너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저축만으로는 내집마련이 쉽지 않은 이 현실이... 씁쓸하고.... 매일밤 부동산 매물과 지도 삼매경에 빠진 제 자신을 보며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
글쓰고나서 밑에 부동산 관련 글을 보니 전체적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나보네요. 민망해서 글 지울까 잠깐 고민을 ㅎㅎ;;;;
그래도 아주 현실적인 금액으로 시작한 이야기니까 그냥 둘게여~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동산 얘기.
... 조회수 : 2,433
작성일 : 2017-05-23 00:27:05
IP : 222.236.xxx.7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지역
'17.5.23 12:46 AM (223.62.xxx.209)어느 지역인지 궁금합니다 저두 인생 새옹지마라구 얼떨결에 분양권이 3개가 되었습니다 이젠 세금 부동산이 참 재미 있습니다 저두 지도 참 좋아라합니다
2. ...
'17.5.23 12:59 AM (222.236.xxx.74)분양권은 김포에여 :)
3. ...
'17.5.23 2:45 AM (220.78.xxx.46)수익률이 엄청나네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정말 잘 된 일이에요.
4. 음
'17.5.23 9:26 AM (221.167.xxx.175)원글님 진심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이 글 보고 빌라나 연립 사시는 분들은 없겠죠? 저는 망한 케이스라서요...월세는 도저히 못하고(진상처리 하다간 제 명에 못 살아요), 전세 주는데도 문제 있고요..
5. 차링차링
'17.5.23 11:34 PM (220.71.xxx.204)이런글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승승장구하시길^^ 저도 늦었지만 이제야 겨우 부동산에 눈떠볼까하는 초보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693983 | 여자 화장실에 따라 들어오는 남자..어떻게 하는게 좋았을까요? 15 | .. | 2017/06/03 | 4,654 |
693982 | 알쓸신잡공짜로 볼수있는곳 있나요 4 | ㄱㄴㄷ | 2017/06/03 | 1,359 |
693981 | 하트 시그널 보니 역시 여자는 강아지상이 인기 5 | 웃는상 | 2017/06/03 | 3,482 |
693980 | 고창사시는분들 4 | jm0809.. | 2017/06/03 | 1,481 |
693979 | 제나이 46.님들 하루 일상은 어때요.? 11 | 민쭌 | 2017/06/03 | 4,958 |
693978 | 마당 80평에서 스몰웨딩 가능할까요? 19 | 결혼식 | 2017/06/03 | 3,648 |
693977 | 며칠전에 결혼여부 어떻게 물어볼까 고민했었던.. 6 | Hh | 2017/06/03 | 1,977 |
693976 | 장남의 계산법 21 | 계산 | 2017/06/03 | 6,468 |
693975 | 대치동 학원가는 언제부터 저랬나요? 8 | 학사 | 2017/06/03 | 3,548 |
693974 | 폭탄맞은 딸방..어떻게 해야할까요? 34 | ... | 2017/06/03 | 6,435 |
693973 | 피부가 검고 결이 거친여자들은 왜 남편복이 없을까요 16 | .. | 2017/06/03 | 8,763 |
693972 | 에어프라이어 예열하는 법? 1 | 요리 | 2017/06/03 | 7,076 |
693971 | 인생에 고통을 피하는 방법 3 | 음 | 2017/06/03 | 3,286 |
693970 | 싱가폴 사시는 분들께 여러가지 여쭈어요 3 | ㅇㅇㅇ | 2017/06/03 | 1,070 |
693969 | 중2아이가 역사와 세계사를 너무모르는데요 28 | ᆢ | 2017/06/03 | 4,603 |
693968 | 이언주 82 하는거 확실하네요 ㅋㅋ 10 | .. | 2017/06/03 | 5,076 |
693967 | 통영 자차로 다닐만하나요? 5 | ... | 2017/06/03 | 2,005 |
693966 | 유시민씨 아깝습니다 19 | 요즘행보 | 2017/06/03 | 7,337 |
693965 | 21평이면 벽걸이 에어컨 몇평짜리가 괜찮을까요?? 5 | ... | 2017/06/03 | 1,695 |
693964 | 몸살로 몸이 너무 아파서 내과갔는데요..제가 이상한건가요? 6 | 감기 | 2017/06/03 | 3,545 |
693963 | 양념병 4 | ... | 2017/06/03 | 793 |
693962 | 뻐꾸기 소리가 들립니다. 좋아요 6 | 지금 | 2017/06/03 | 1,235 |
693961 | 일산쪽에 식사 할 만한곳.. 3 | 우리랑 | 2017/06/03 | 1,105 |
693960 | 인생이 이따위라는걸 왜?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지ㅠ 94 | 루비 | 2017/06/03 | 22,516 |
693959 | 남편 월급통장관리요 2 | .. | 2017/06/03 | 1,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