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동산 얘기.

... 조회수 : 2,433
작성일 : 2017-05-23 00:27:05
36살이구요, 나름 괴로운 일들을 겪으면서 부동산 투자에 눈뜨게 된 얘기를 해볼게요. 제 생애에 부동산 투자를 하는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
직장생활 7년동안 3500만원 모아서 결혼하고, 결혼생활2년반 하면서는 남편이 직장을 때려치는 바람에 제 월급으로 생활하느라 저축을 잘 못했어요. 그러다가 별거를 하게됐구요. 돈이 없어서 친정에 신세를 지며 살았어요. 친정부모님 얼굴보고 사는 게 면목이 없고 빨리 독립을 하고 싶은데.... 서울에 있는 제 직장 근처로는 원룸 월세를 사는 수 밖에 없겠더라구요. 근데 월세나가면 이백쩌리 월급으로 저축할 수도 없고... 서러운 마음에 단칸방이라도 내집은 있어야겠다싶어 그때부터 돈을 열심히 모았어요.
처음에 2000만원을 만들어 부동산에 갔어요. 경기도의 후진 동네라서 대출 좀 받아 소형아파트를 경매로 사볼까 했는데 택도 없는 액수였죠.
아무리 오래되고 좁은 아파트라도 일억은 있어야한다고해서 포기해야하나 했는데....
반지하 구옥빌라를 4500만원에 사게됐어요. 당시에 반지하 관리도 힘들고 그래서 주인이 좀 저렴히 내놓은거 같아요. 다행히 화장실과 싱크대를 바꿔놓았더군요.
이 집을 조금 꾸며서 월세28만원을 받아 대출 2500에 대한 이자를 내고 생활비에도 보탰어요. 지금 이 집을 산지 1년 11개월째인데 그 사이에 세입자가 네번 바뀌었고 월세 안내는 세입자며 야반도주하는 세입자며 별 별일이 다있었어요. 그러면서 저도 많이 배우고. 암튼 당시에 도보 15분 거리에 지하철이 들어온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지하철 공사를 하고 있어요.
솔직히 이 동네가 정말 낙후되고 재정비 지역으로 지정될만큼 보기에도 좀 그래요. 그래서 저도 가끔 가지만 안 가고 싶은데.... 어느순간 구옥들이 하나둘 부셔지고 재건축을 많이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 집도 재건축 얘기가 나오고 지금은 1억 천정도 시세가 되더라구요. 대출도 다 갚고 어느순간 보니 저한테도 억짜리 자산이 생긴다는게 감개무량하더라구요. 이래서 집을 사는구나...약간 허무한 느낌도 들고...
10년전에 만든 청약통장이 하나 있는데 가점이 없어서 쓸 데가 없었어요. 원하는 지역 넣으면 다 떨어지는 통장이었어요. 그러다가 좀 마음에 드는 입지에 분양을 하는 곳이 있더라구요. 경기도라 인기도 덜하고 11.3 정책 이후에 분양해서 분양시장 냉각기었어요. 그래서 당첨이 됐어요. 근데 그 옆에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가 생기는 바람에 피가 오천이 붙었어요.
2년 전만해도 월세말고는 방법이 없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대출낀 작은 집이라도 살수있는 상황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에요. 너무 너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저축만으로는 내집마련이 쉽지 않은 이 현실이... 씁쓸하고.... 매일밤 부동산 매물과 지도 삼매경에 빠진 제 자신을 보며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
글쓰고나서 밑에 부동산 관련 글을 보니 전체적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나보네요. 민망해서 글 지울까 잠깐 고민을 ㅎㅎ;;;;
그래도 아주 현실적인 금액으로 시작한 이야기니까 그냥 둘게여~
IP : 222.236.xxx.7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역
    '17.5.23 12:46 AM (223.62.xxx.209)

    어느 지역인지 궁금합니다 저두 인생 새옹지마라구 얼떨결에 분양권이 3개가 되었습니다 이젠 세금 부동산이 참 재미 있습니다 저두 지도 참 좋아라합니다

  • 2. ...
    '17.5.23 12:59 AM (222.236.xxx.74)

    분양권은 김포에여 :)

  • 3. ...
    '17.5.23 2:45 AM (220.78.xxx.46)

    수익률이 엄청나네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정말 잘 된 일이에요.

  • 4.
    '17.5.23 9:26 AM (221.167.xxx.175)

    원글님 진심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이 글 보고 빌라나 연립 사시는 분들은 없겠죠? 저는 망한 케이스라서요...월세는 도저히 못하고(진상처리 하다간 제 명에 못 살아요), 전세 주는데도 문제 있고요..

  • 5. 차링차링
    '17.5.23 11:34 PM (220.71.xxx.204)

    이런글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승승장구하시길^^ 저도 늦었지만 이제야 겨우 부동산에 눈떠볼까하는 초보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90993 밤 새워 화재 진압한 후 길바닥에 쓰러져 잠든 소방관들 7 고딩맘 2017/05/25 2,341
690992 (인테리어 꿀팁)작은 화장실을 크게 보이게 하는 꿀팁 8...... 4 ㄷㄷㄷ 2017/05/25 2,957
690991 팬이 사준 t팬티 인증한 차유람씨 17 ... 2017/05/25 19,239
690990 인터넷 음란물 차단 어떻게 하나요? 1 .... 2017/05/25 457
690989 좋아하는 사람이 넘사벽일때 4 ........ 2017/05/25 3,548
690988 호남분들, 5.18 기념식 이후에요.. 7 .. 2017/05/25 2,780
690987 저는 좋은 사람이 되기엔 틀렸나봐요 6 사람 2017/05/25 1,809
690986 문재인 대통령 머리가 왜 일찍이 세었는지 아시나요? 6 흰머리마저도.. 2017/05/25 3,145
690985 박주선이 절대 타당과 합당은 안한답니다~~ 3 에하라디여~.. 2017/05/25 1,267
690984 아이가 동아리 부회장이라는데요? 5 고딩맘 2017/05/25 942
690983 노인들은 중환자실 한번가면 좋아지지 않는다는말 맞나요? 2 ... 2017/05/25 1,636
690982 내일 뉴욕가는데 왜 이렇게 세계가 불안한거죠? 1 내일 2017/05/25 1,220
690981 치밀유방 유방초음파 해야할까요? 5 50 2017/05/25 2,508
690980 맘마이스ㅡ최민희 정권교체 6년 프로젝트의 비밀 10 고딩맘 2017/05/25 1,629
690979 문재인대통령 구두 다시 공장가동이라네요./펌 8 환영 2017/05/25 4,092
690978 임금님의 사건수첩 봤는데요 10 ... 2017/05/25 2,465
690977 요즘 서울근처 어디 조용한 숲길이나 카페 갈곳 있나요? 4 ... 2017/05/25 1,353
690976 아이에게 뭐라고 해줘야할까요? 초등담임얘기 9 엄마 2017/05/25 2,005
690975 조선일보에 대해 팩폭하는 트위터리안 6 ... 2017/05/25 1,515
690974 의원 "문자테러" vs 시민 "문자항.. 3 ar 2017/05/25 1,154
690973 유치원 외동딸아이 친구관계를 엄마가 해주어야 하나요 3 Dddddd.. 2017/05/25 2,097
690972 한끼줍쇼에서 나온 의사부부네요.. 30 그왜 2017/05/25 35,236
690971 송강호 영화 다 알려주세요 10 질문 2017/05/25 1,151
690970 백원우 민정비서관을 칭찬하는 문재인 대통령 4 ... 2017/05/25 2,481
690969 포항숙소 2 00077 2017/05/25 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