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유시민..

oo 조회수 : 1,682
작성일 : 2017-05-19 09:45:07
(펌) 1. 이러한 정보가 흘러들어간 이후, 휴대폰 없던 시절 연락이 전혀 안되던 전국의 모든 대학의 지도부는 시위를 포기하게 되는데,
-----
5.17 일에 서울 주요 대학에 대대적인 계엄군 검속이 들이닥칩니다. 주요 학생 간부들을 닥치는대로 연행하고 시설을 파괴했습니다.

한홍구 - 유시민 유명한 스토리를 일부 발췌 인용합니다.

그리고 5월14, 15일 가두시위에 이어 유명한 서울역 회군이 있었고, 운명의 5월17일이 왔다.

그날도 나는 무슨 일인지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있었다. 대낮에는 이화여대에서 각 대학 총학생회장들의 회의가 경찰의 습격을 당해 참석자 대부분이 연행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학교로는 시시각각 군부대의 이동에 관한 제보가 빗발쳤다. 각 언론사 출입기자들도 오늘 밤 상황 발생이 100% 확실하다고 했다.

밤 10시가 다 되어 학교를 나오다가 유시민군을 만났다. 빨리 나가자는 말에 뜻밖에 그는 자기는 학교에 남겠다고 했다. 어떻게 군인들에게 텅 빈 학교를 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일단 피해야지 무슨 얘기냐는 내 말에 유시민군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본의 아니게 양치기 소년이 됐던 그날, 학생회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던 나는 그저 민망한 일로 여겼던 반면, 대의원회 의장인 그는 군인들이 의기양양하게 텅 빈 학교에 주둔하는 광경을 그렸던 것이다. 망해가는 나라에서 황현과 같은 선비가 목숨을 끊은들 그게 대세에 무슨 영향이 있겠냐마는,
황현처럼 목숨을 끊는 선비 하나 없었다면 조선의 망국이 얼마나 더 참담했을까? 유시민군을 남겨두고 통금이 다 되어 집에 들어와 텔레비전을 켜니 긴급 뉴스로 비상계엄 전국 확대의 소식이 나오고 있었다.

그 뒤로 나는 현실에서건 역사에서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일을 보게 될 때면, 광주 학살의 전야에 그 넓은 관악캠퍼스의 불 꺼진 학생회관에 홀로 남은 유시민을 떠올렸다. 스물두살 어린 나이의 그는 다가오는 카타필라의 굉음을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유시민군을 다시 본 건 두달쯤 흐른 뒤였다. 전두환 일당의 ‘자비’ 덕에 그는 감옥에 가지 않고 군대에 가게 된 것이다. 유시민군은 합동수사단에서 풀려난 지 며칠 만에 입대했는데, 친구 몇몇과 함께 유시민군을 만났다. 합동수사단에서 엄청나게 고생했다는 소문에 걱정했지만, 생각 밖에 그의 표정은 밝았다.

신경림 선생 시처럼 못난 놈들은 얼굴만 봐도 반갑다고 만나자마자 우리는 낄낄댔다. 철이 없어서였는지 위로해줄 말을 찾지 못해서였는지 우리는 유시민군에게 군대 가서 잔뜩 ‘좇뺑이’ 치라고 위악을 부렸고, 유시민군은 “흥, 인생만사 새옹지마야. 니들은 무사히 졸업할 것 같냐”며 지지 않고 응수했다.

하느님이 계엄포고령을 위반한 죄로 계엄군이 된 불쌍한 유시민군의 소원(?)을 들어주셨는지 우리도 그해를 넘기지 못했다. 1980년 12월에 이른바 ‘무림 사건’이 발생했고, 군대 가는 유시민군을 놀렸던 악동들은 줄줄이 감옥과 군대에 가게 되었다. 유시민군은 친구라도 만나고 군대에 갔지만,
우리들은 수사기관에서 그대로 군대에 직행했다. 그래도 억울할 것은 없었다. 친한 친구들은 그때 다 같이 잡혀서 보안사에서 같은 버스 타고 군대에 갔으니까.
IP : 125.176.xxx.3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oo
    '17.5.19 9:48 AM (125.176.xxx.32)

    유시민은 22살 그시절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유시민이네요

  • 2. 1234
    '17.5.19 10:02 AM (175.208.xxx.169)

    그때당시 김대중대통령 사형언도 받고
    광주에서 ,김대중 석방 시키라는 데모가 한창일 때네요.
    이런거 생각하면 전두환 얼굴은 100mm 강판이네요.
    최근에 5 18을 부정하는 책까지 낸거 보면요

  • 3. 고딩맘
    '17.5.19 10:22 AM (183.96.xxx.241) - 삭제된댓글

    저 시절 포승줄에 묶여 이동하면서 카메라를 아주 짧게 응시했던 유시민의 그 말로 뭐라 형언하기 힘든 눈빛을 잊지 못해요 영원히 ,,,, 판사들에게 외친 원망가득한 그 한마디도 잊지 못할거예요 ...

  • 4. 고딩맘
    '17.5.19 10:33 AM (183.96.xxx.241)

    저 시절 포승줄에 묶여 이동하면서 카메라를 아주 짧게 응시했던 유시민의 말로 뭐라 형언하기 힘든 그 눈빛을 잊지 못해요 영원히 ,,,, 판사들에게 외친 원망가득한 그 한마디도 잊지 못할거예요 ...

  • 5. ...
    '17.5.19 10:41 AM (211.38.xxx.181) - 삭제된댓글

    노통 탄핵가결되었을 때 서거하셨을때.... 유시민 님 오열하신거 기억나요.. 이제 더 이상 유시민 작가님 눈에 분노때문에 눈물이 나질 않길 바랍니다...앞으로 늘 웃는 얼굴이시길... ㅠㅠ

  • 6. 정말 어린 나이였는데
    '17.5.19 11:17 AM (1.246.xxx.122)

    그렇게 큰일을 감당하고 결정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나라를 위해 그렇게 데모하고 희생당하고...가족들 을 생각해도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그래도 우린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못하고 있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90146 사춘기 아이들 엄마랑 공부하는거 대견?한 건가요 7 2017/05/23 1,192
690145 손님 초대시 괜찮은 한그릇음식 추천부탁드려요. 16 ㅇㅇ 2017/05/23 3,784
690144 동네 애견 호텔 한 시간에 얼마나 하나요. 2 . 2017/05/23 1,032
690143 MB측 "盧 서거에 대한 감정 앙금 남아있는 것 아니냐.. 47 ㅇㅇ 2017/05/23 5,066
690142 봉하예요~~ 19 .. 2017/05/23 2,578
690141 요가와 명상 하지마세요. 힌두교도 시바 신에게 어린 딸을 바치네.. 55 이 세상 2017/05/23 19,309
690140 문재인 대통령의 방식이 통쾌한게(펌) 13 -;; 2017/05/23 3,426
690139 마늘 몇접사러 농수산물센터가려는데요 9 커피나무 2017/05/23 1,053
690138 박그네 차에서 막.내려서 쳐다보는 아저씨 누군가요? 2 초코바 2017/05/23 2,054
690137 김민석 인상 너무 변했어요. 8 재웇 2017/05/23 5,068
690136 文 대통령 지지율 90% 육박… 대선 득표율 2배 넘어 8 흐뭇 2017/05/23 2,285
690135 헤링본 마루, 폴딩 도어 어때요? 22 인테리어 궁.. 2017/05/23 4,425
690134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전.. ar 2017/05/23 557
690133 6월 소녀상 지킴이 1일 후원자 모집 안내 (22명)-신규접수중.. 2 ciel 2017/05/23 405
690132 국민의당 "노무현 빈자리 커..차별·특권없는 사회 요원.. 7 ㅇㅇ 2017/05/23 855
690131 [풀영상] 박근혜 전 대통령 첫 정식 재판…53일 만에 모습 공.. jtbc 2017/05/23 692
690130 삶은 문어 냉동실에 보관 4 냉동 2017/05/23 3,569
690129 박근혜 화장차이도 안나구만 뭘 그렇게 날마다 정승주,매주를 날마.. 4 참내 할말이.. 2017/05/23 2,471
690128 우리의 노무현, 끝까지 잔인했던 한겨레와 경향 그리고 MB 6 그 아픔을 .. 2017/05/23 1,074
690127 어릴때보던 하이틴소설 좀 찾아주세요 3 ㄱㄴㄷㅂ 2017/05/23 1,007
690126 집근처 직장 9 .. 2017/05/23 1,127
690125 이명박 위장전입 24회로 1위 13 0 0 2017/05/23 3,350
690124 궁물당하고 합당 결사반대 35 민주잡탕 2017/05/23 1,793
690123 친일반민족행위자 후손들이 그토록 증오했던 전직 대통령 3 모리양 2017/05/23 626
690122 중고생 자녀 대부분 속 썩이죠? 14 사랑 2017/05/23 3,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