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응팔 세대 89학번입니다
대학 입학 신입생 시절 사상관련 책, 데모하는 것만 봐도 무섭고
풍물놀이패 서클 학생들은 다 운동권으로 보이고
여학생만 있는 과에 다녀서 이런 쪽을 전혀 몰랐거든요
어느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집에 가려고 나왔는데
학교안에 데모가 시작되서 교문까지 나가지도 못하고
그날의 데모는 다행히 엄청나게 과격하진 않았지만
꽤 오랫동안 남학생들 데모하는 모습 보면서
그 군중속에 떠밀려 파뭍혀 자연스럽게 열맞춰 앉아
꼼짝도 못하고 노래 따라부르고 구호 외치고 했던게 처음
합류하게 된 경험입니다
그때 무슨 노래인지 제목도 사연도 모르고 처음 들었는데 가슴이 울컥해지면서
바로 따라부르게되었던 노래가 님을 위한 행진곡이었는데........
요즘 티비에서 응팔 다시 재방하던데 드라마속 성보라가 주먹쥐고
리듬타듯 살살 흔들면서 "구국의 불꽃으로 타올라라 민족정신?" 뭐 이런 구호 외치던 것도
그때 선동에서서 주도하던 선배언니들 동작과 억양과 똑같더라구요
그 이후엔 데모하면 솔직히 무서워서 피해다녔기에 이 노래에 이런 사연이 있는줄도 몰랐구요
부끄럽지만 이나이에 이제라도 제대로 알게되서 다행인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