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중2병이라서 힘든 우리애가 작년에 혹독한 학폭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남자아이라서 그런지 도무지 말도 안하고, 자기 방에만 틀어박혀 있어서 사춘기를 심하게 앓는 정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끔찍한 학폭의 피해자가 되었더군요.
초등학교때 학교대표로 일하고, 덩치 큰 애 앞에서도 할 말 다하는 꼭 부러지는 아이라서 별 걱정 안했는데...
애가 정말 왜소하고, 키도 작고 말랐어요. 먹는 것을 싫어해서 잘 먹지도 않고...
자면서 잠꼬대를 심하게 해서 무슨 일이 있느냐고 자꾸 물었지만 화만 내고 괜찮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담임에게 무슨 일 있으면알려달라고 했어요.
중1때 애들이 좀 힘들게한 일이 있어서 잘 살펴달라고 부탁했는데, 담임도 별 말이 없고해서 그런가하고 넘겼어요.
그런데, 같은 반 애 엄마가 우리 아들에게 무슨 일 있는 거 아니냐고 애가 엎드려서 울기만 한다고 했다고 같은 반 애가
집에 와서 얘기하더라구 전해주더군요. 담임에게 문의하니, 애들이 친해지려구 좀 심하게 놀렸는데 사과하고 끝냈다고
사과하고 끝낸 일 왜 캐묻냐는 식으로 아주 성의없게 답하더군요. 1학년때 일도 있구해서 사건경위서만이라도 받아봤으면
좋겠다고 하니, 그러면 학폭위 열어야하는데 하면서 아주 귀찮아하더라구요. 가해자 엄마랑도 학운위하면서 같이
일한 엄마라서 서로 민망하게 됐다고 그냥 잘 해결해보자고 문자주고 받았어요. 그런데,... 실상은...
담임이 여자이고, 워낙 귀찮은 일 싫어하는 교사라서 애가 말을 안하고 있다가 학폭위 담당 남자교사가 경위서를
적다보니, 성추행과 지속적인 언어폭력이 이어졌더군요. 애들끼리 서로 좋아한다고 놀리는 여자애 그림 그려서
아주 민망한 19금 낙서를 해서 교과서 빌려준데가 적어놓고, 화장실에서 엉덩이를 때리면서 성행위 유사동작을
하면서 둘이 좋았냐고 이러고, 계속 싫다고 하는데 쉬는 시간마다 다른 애들 부추겨서 난리쳐놓고...
저도 이런 사실을 몰랐다가 학폭위 연다고 담당교사가 불러서 학교가니 그제서야 실상을 알 수 있었어요.
정말로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어요. 친해지려고 장난으로 그랬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는지...
담당교사도 남자 교사라서 그런지, 그 맘때 애들 다 그렇다면서 심각하게 여기지도 않고...
117에 신고하려다가, 학폭위 열 때까지 기다려서 통화기록, 문자 주고 받은 내용, 사건일자별 자료 다 적어서
학폭위 준비했어요. 가능한 한 흥분 가라앉히고 차분히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아이가 뭐가 제일 힘드냐는 말에
화장실 갈 때마다 두렵고, 움찔움찔한다는 말에 정말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아이가 낙서한 교과서 증거로 제출했고, 관련 학생들 진술토대로 가해자는 맘 같아서는 강제전학 시키려했지만,
알고 지낸 덕분(?)에 차마 심하게 못하고, 교내봉사와 공개사과, 학생과 학부모 교육 참가만을 요청했어요.
문제는 그 이후로도 그 녀석은 반성이 없었고, 반장직에서 쫒겨났다고 억울해하더군요.
아주 장난하면서 오히려 피해자측을 별 거 아닌 일로 일 크게 만들었다면서,
평소 알고 지내던 그 애 엄마는 문자 하나 전화 한 통 없더군요... 가해자가 더 당당해요.
나와 아이는 매일이 지옥이었는데,... 그 후로 몇 달 후 길거리에서 그 애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는데
가해자가 인사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쭈뼛거리니, 경적을 큰 소리로 울리면서 차에 타라고 그 부모가 소리치더군요.
그 지역에서 내내 학운위 위원장하고, 사업체가 잘 돼서 돈 푼 꽤나 만져서 그런지, 어찌나 교만하고 안하무인인지...
그러니, 아이가 그 부모 빽을 믿고 다른 애들 부추겨서 못된 짓을 계속하고 다니더군요.
그러다가, 다른 애를 꼬득여서 돈을 빌려주면서 같이 놀러다니자고 하고, 형편이 어려워서 돈을 못 갚자
그 아이를 구타해서 다리가 부러지게 만들고, 돈 갚으라고 택배 알바를 시키고...
중학생들이 어찌 그리 잔인할 수 있는지... 그 사건이 다 드러나서 가해자 녀석은 강제전학을 가게 되었고,
그 잘난 척 하던 가해자 부모는 이사를 가게 됐구요.
그 가해자 녀석을 볼 때마다 나도 가슴이 너무 미어졌는데, 학교에서 그 아이를 볼 때마다 우리 애는 얼마나 괴로웠을지
강제전학을 진작 보냈어야 했는데,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너무 관대하게 대했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거든요.
학교에서는 너무 일이 커지지 않기를 바라고, 학폭위라는 게 강제사항이 없어서 가해자가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면서 너무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말라고 하는 데 이게 너무 속상하고 서운하더라구요.
학교에서 해결이 안되면, 교육청에 재심 요청하고, 그것도 안되면 민사로 싸워보려고 알아보기도 했어요.
결국에, 잘못을 뉘우치지지 않고 멋대로 지내던 가해자 녀석이 학교에서 쫒겨나긴 했지만...
학폭위 피해자가 혹시 계시다면, 117로 신고하세요. 경찰에 신고가 되면 학교에서는 무조건 학폭위 열어야해요.
학교는 자신들 이미지만 생각해요. 피해자 학생들의 괴로움보다는... 시간이 흘러서 인과응보가 이뤄졌지만
너무나 괴롭고 힘든 시기였습니다. 가해자는 반성하고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아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