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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바로 청와대 관저에 들어갈 수 없었던 이유가 거실을 사방으로 둘러 싼 거울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청와대 관저는 어떻게 생겼냐”는 의뢰를 받고 취재를 하던 중 드러났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건 지난 10일. 통상적으론 취임 다음 날 바로 관저에 들어가지만 문 대통령은 사흘이나 지난 13일에 짐을 풀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예상보다 입주가 늦어진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거실이 온통 거울로 뒤덮여있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실무진이 관저를 손보려고 들어갔는데 거울이 사방에 붙어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지금은 거울을 떼고 벽지로 마감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거울방’은 지난 1월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요가 수업을 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논란이 됐었다. 이 거울방이 요가나 필라테스를 배우기 위한 작은 공간이라면 문 대통령의 입주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거실 전체를 거울로 채워놓았던 것이다.
아직 새정부가 관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대통령 관저는 외실과 내실로 나뉜다. 외실은 손님을 맞이하거나 참모들과의 회의 공간으로 쓰인다. 내실은 대통령 부부의 침실, 식당, 서재, 거실 등 주로 가정생활을 위한 공간이다.
프랑스의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는 “건축은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이며, 고전과 현대의 일관된 건축의 본질은 정신과 진실의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은 결국 거실을 거울로 꽉 채워놓은 박 전 대통령을 이해하지 못했다.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은 이해할 수 있는 공간에서 소박한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