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들, 대충 기사쓰면 훅 갑니다>
세월호와 촛불, 대선을 거치면서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엄청나게 예민해 졌습니다. 과거에는 팩트가 일부 틀리거나 근거가 조금 부족해도 대충 넘어갔지만 이제는 모든 게 퍼펙트해야 하는 시대가 됐어요.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겪은 비극의 원인과 책임에서 보수언론 못지않게 진보언론들이 자유롭지 않다는 시각이 인터넷에서는 지배적입니다.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같은 인식은 하이에나 같은 언론의 이빨에서 문재인을 지켜야한다는 사명감으로 연결됩니다. 이걸 친노 친문 성향 네티즌들의 과잉빠심으로 본다면 판단착오입니다.
여론을 움직이는 대형 커뮤니티와 SNS에는 각 분야 전문가도 많고 기자들보다 예리한 시각의 능력자들이 많아요. 대충 기사쓰고 멘트 날리다가 이런 분들에게 잘못 걸리면 한마디로 작살 납니다.
대선 직전 SBS 뉴스가 이미 홍역을 치렀죠. 김주하 앵커는 일회용 컵 얘기했다가 과거 사진 탈탈 털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기사에서 '김정숙씨'로 썼다가 항의가 빗발치자 대통령부인을 '씨'로 호칭하는게 원칙이라고 해명했는데 과거 '김윤옥 여사'로 호칭한 기사도 많았다는게 밝혀졌죠.
경향신문은 대통령이 "혼자 밥을 퍼서 먹었다"고 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어용언론이 되지 않겠다는 취지의 칼럼도 좀 이상했어요. 경향측은 억울하겠지만 제가 보기엔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뜬금없습니다.
앞으로 이런 사례가 수도없이 반복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언론과 미디어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고 가장 큰 피해자는 진보언론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복하지만 이제 완벽하게 기사를 써야 간신히 본전차리는 세상이 됐습니다. 대충 자기가 보는대로 멘트하거나 평론하는 것을 언론자유라고 봐주지 않는다는 거죠. 자칫하면 기자 개인 뿐 아니라 언론사가 훅 갈 수도 있어요.
기사쓰고 논평할 때 조심조심 돌다리도 두드려 건넙시다. 만약 실수하고 비판받으면 바로바로 인정하고 사과하면 됩니다. 억울하다고 버티지 말구요. 나중에 MBC 복직하면 저도 그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