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남들 효자 암이라는 갑상선 암이지만, 제 기분과 마음은 근심 우울로 바닥입니다.
평소에 몸이 피곤한 건 잘 몰랐구요, 스트레스 증상처럼 신경이 좀 예민한 건 있었습니다.
암 판정받고 나니 갑자기 일상이 피로해지는건 심리적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요즘 남편, 아이에게 짜증과 화도 잘 내고, 기운 차리자고 아침에 맘 먹고는 저녁에는 우울하고 이러기를 지속 반복하고 있습니다.
직장에는 내가 암 걸렸다는 것 얘기하기도 싫고, 앞으로 수술 받으면 뭐라고 얘기하고 휴가를 내야하나하고 있구요...
가볍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거고 수술 받으면 낫는다고 애써 위로하지만 마음을 잡기가 어렵네요....
어제 남편이 늦게 들어오길래 위로를 좀 받아볼까 문자를 보냈습니다.
'직장도, 육아도, 집안 일도, 내 상황도 다 힘들어...'
그랬더니
'너도 힘들지만 나도 힘들어 죽겠다..'
이러고 답장을 보낸겁니다.
갑자기 '뭔 이런 놈이 다있나' 싶어 화가 막 나더라구요
젠장.... 앞으로 남의편한테 우는 소리 하지 말고, 위로 받으려 하지도 말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곧 다가올 추석에 시댁에도 가버리지 말까?? 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막 듭니다.
시댁에는 암 사실을 알리지 않았는데....
워낙 시댁 식구들이 이런 저런 병치레들을 많이 하는 집안이라
내가 갑상선 암이라고 얘기하면 콧방귀 '흥..' 할꺼 같고
되려 자기들은 이런 저런 병이었는데, 그건 별것 아니라고 무시(?) 할꺼 같은 생각까지......
이래저래 맘이 넘 씁씁해서 몇 자 적어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