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첫 인사에 대한 단상
2017.05.11
문재인은 첫 인사로 임종석을 비서실장에 임명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임종석을 매우 비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문재인이 국정철학을 함께 하고 실천할 인사로 누구를 택하든 그것은 전적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통령으로서의 문재인의 권한이며 권리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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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위 게시판의 글의 게시자는 이번에 비서실장에 임명된 임종석이 아니고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임종석의 80년대, 90년대 생각은 윗글과 별반 다를 바 없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NL들의 사상은 딱 저 윗글 수준이었고 임종석도 NL의 핵심세력이었으니까요. 현재 임종석이 윗글과 유사한 생각을 유지하고 있는지, 사상의 전환이나 사상의 심오함을 기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임종석의 임명을 무조건 비판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임종석이 비서실장으로서 하는 행위나 그 결과를 두고 판단해야지 임종석이 어떤 생각과 사상을 가졌는지를 예단해서 비판하는 것은 온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거는 누가, 어느 정당이 정의로운가를 판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의 다수가 어떤 방향이나 정책을 시행해 보자는 것일 뿐입니다.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었다고 해서 자신이 정의로운 것도 아니고 낙선했다고 해서 정의가 패배한 것이 아닙니다. 문재인 지지자들이나 자칭 진보 진영의 사람들이 마치 정의가 승리한 것처럼 자축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나 선거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 못하는 헛똑똑이들이죠.
이번 문재인의 당선은 9년의 보수 정권의 정책이나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다른 방향을 선택해 보자고 한 것뿐입니다. 그 선택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낳을지, 사회에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문재인의 임기가 끝나봐야 알겠지요. 이 선택의 과정이 합리적이고 공정했는지, 국민들이 심도있는 판단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의문을 가지지만, 이것 역시 주관적 판단이 개입했음으로 선거의 결과를 부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
저는 예언컨데, 문재인 재임이 끝나면 이번 선택을 한 국민들이 후회할 거라는 것에 100원 겁니다. 이 예언의 단초는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임명에서 찾고 있고, 그리고 이런 인사가 낳을 문제들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선거는 어떤 정책이나 방향으로 끌고 가고자 하는 리더를 뽑는 것임으로 당선자의 의지대로 인사를 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탕평책이니 통합이니를 내세우며 섞어찌개를 만드는 것은 국민들의 선택을 오히려 훼손하는 것이라고 보지요.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이 임종석을 비서실장으로, 조국을 민정수석으로, 이낙연을 국무총리로 앉히는 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이 인사를 하고 그들이 수행한 결과에 대해서는 냉정하고 가혹하게 비판할 생각입니다. 이들이 잘 하면 칭찬하는 것이고 법률을 위배하면 감옥에 쳐 넣어라고 해야 하겠지요.
한가지 우스운 것은 문재인이 임종석과 조국, 이낙연을 임명하고 핵심 직위에 자신의 사람들이나 자신들의 세력들을 임명하면서도 탕평이며 통합을 이야기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개혁과 통합이라는 모순적 과제를 자신이 이루어 내겠다고 장담하고 있지요. 저는 통합이니 소통이니 하는 듣기만 좋은 소리는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공약했으면 확실히 개혁에 방향을 잡고 통합을 희생하더라도 밀고 나가야 하는 것이죠. 물론 저는 문재인이나 친노세력들, 자칭 진보세력들을 적폐라고 생각하는 터라 문재인의 적폐청산 주장은 모순적이라 생각하지만, 스스로를 개혁하겠다고 하면 적극 지원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