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호남의 선택과 국민의당이 나아갈 길

Morpheus 조회수 : 600
작성일 : 2017-05-09 22:43:47
호남인들은 이번 대선에서 안타깝게도 제가 기대했던 바와는 다른 선택을 했네요. 제가 호남 민심을 잘못 읽고 있었으면서도 잘 알고 있다고 어리석게도 착각하고 있었어요.

왜 호남은 문재인을 선택했을까요? 홍준표의 지지율이 막판에 치고 오르는 것을 보고 확실한 정권 교체를 위해 될 사람을 밀었다는 해석은 쉬운 해석이지만 단편적인 해석이라고 봐요. 왜냐하면 이번 선거는 보수가 재집권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환경이었던 탓에 야권, 특히 야권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호남인들의 표심이 어차피 선거의 향배를 결정하게 되어 있었고, (출향민들을 포함한) 호남인들이 압도적으로 안철수를 밀었더라면 안철수로도 정권 교체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왜 안철수가 아닌 문재인에 의한 정권 교체를 호남인들이 택했을까 하는 것이 답해야 할 진짜 문제라고 생각해요. 여러 차례의 TV 토론에서 안철수가 믿음직스러운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보여 주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도 일정 부분 작용했으리라 생각해요. 그러나 제 생각에 호남인들이 안철수 대신 문재인을 선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안철수가 "햇볕 정책 공과(功過)론"을 거론하며 김대중주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햇볕 정책을 수정할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이었지 않나 싶어요. 이와 연장선상에 있는 문제로서, 비록 국민의당 당론은 사드 배치 반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후보가 사드 배치에 독자적으로 찬성 입장을 표명했고,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국민의당 의원들도 자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안철수의 입장에 수긍하는 입장을 보일 수 밖에 없었던 점이, 햇볕 정책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치로 여기는 다수의 호남인들이 안철수에게 등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추측해요.

만약 이런 답변이 타당성이 있는 것이라면, 국민의당은 선거 후 무엇보다 우선 주도적으로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화해를 위한 조처들을 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당들과 협력하여 처리하는 데 나서야 할 듯 해요. 특히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국회에서의 사드 비준을 당론으로 정하고 비준 반대에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구요. 그렇게 하면 국민의당 의원 개개인들은 여지껏 민주당을 포함한 타당 의원들보다 훨씬 뛰어난 의정 활동을 보여 준 유능한 분들이기 때문에 국민의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결국 돌아올 거에요. 특히 정권을 잡은 민주당의 예견되는 무능을 생각해 보면 그 시기는 훨씬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거구요.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모든 82쿡 이용자 여러분들께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하나요. 훨씬 더 유능하고 성실하고 정직한 후보를 국민들이 선택해 주지 않은 데 대한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덜어 드릴 수 있을까요.

하지만 우리 모두, 이번 선거의 결과는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의 전략적 실책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므로, 잘못된 전략을 바로 잡고 오직 국민을 믿고 열심히 일하면 다시 선택받을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걸 믿기로 해요.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는 한 진심어린 정치인을 새로 발견했고,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빠르게 배우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정치인으로서 성장하고 있기에, 잘하는 것은 더 칭찬하고 잘못하는 것은 엄중히 꾸짖어 더 훌륭한 후보와 당으로 거듭나도록 돕기로 해요.

안철수 지지자 여러분, 모두 정말 수고 많으셨고 애 많이 쓰셨어요. 정말 고맙고 감사드려요.

IP : 185.56.xxx.1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17.5.9 10:56 PM (58.230.xxx.188) - 삭제된댓글

    이번 선거엔 졌지만 안철수의 역량을 믿습니다.
    깨끗한 정치, 바른 정치를 위해 계속 힘써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정당은 정권 획득이 목표이고,
    선거는 이겨야 하는 것이지만
    보수 대 진보 프레임, 그리고 지역색을 이용하는 선거전략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안철수가 꼭 이루어주기를 바랍니다.

  • 2. Morpheus
    '17.5.9 11:04 PM (185.56.xxx.14)

    ㅎㅎ님, 제 생각으로는 안철수 후보가 보수도 진보도 아닌 중도적 위치를 점하기 위해 햇볕 정책과 사드 문제 등에 관해 의도적으로 당론과는 다른 입장을 취했고, 그런 태도야 말로 오히려 "보수/진보/중도" 프레임을 이용하려 한 큰 실수가 아닌가 싶어요. 햇볕 정책의 정당성을 떳떳하게 주장할 수 있었어야 했는데 문재인과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해 잘못된 전략적 선택을 했던 것으로 생각이 드네요. 물론 다른 분들은 달리 생각할 수 있겠죠.

  • 3. ..
    '17.5.9 11:07 PM (121.141.xxx.171) - 삭제된댓글

    그 동안 안철수의 실체를 몰라서 지지받아왔던 거고 안철수는 검증받아야 할 게 너무 많고
    서민의 생활을 잘 알지못한 게 흠입니다.
    서민의 생활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습니다.
    더구나 재산형성 과정에서도 불법인 게 드러났습니다. 죄가 없는 게 아니고 공소시효 만료라
    벌을 안받는 겁니다.
    국민당의 다른 후보가 나온다면 모를까 안철수로는 차기도 불가할 것 같은 제 의견입니다.

  • 4. Morpheus
    '17.5.9 11:11 PM (185.56.xxx.14)

    검증받아야 할 것으로 말하자면 타 후보가 훨씬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 검증때문에라도 새 정권은 곧 식물정권 될 가능성 크다고 봐요.

  • 5. 끝까지 네거티브?
    '17.5.9 11:14 PM (117.111.xxx.86)

    곧 식물정권? 좋아하시네.

  • 6. Morpheus
    '17.5.9 11:18 PM (185.56.xxx.14)

    윗님, 노무현 정권을 겪어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그 노무현은 당선예정자보다 훨씬 유능하고 진솔한 사람이었는데도 식물정권이 되었어요. 누구 남때문이 아니라 본인들의 무능력때문에 말이에요.

  • 7. ***
    '17.5.9 11:26 PM (121.172.xxx.35)

    국민의 당과 안후보는
    왜 홍준표에게도 밀렸는지
    그것부터 분석하고 반성해야 할 듯.

  • 8. Morpheus
    '17.5.9 11:34 PM (185.56.xxx.14)

    윗님, 그 이유는 안철수 후보가 안정적으로 호남의 지지를 받았더라면 보수세력이 문재인 후보를 막기 위해 홍준표 대신 안철수에게 표를 줄 용의가 있었으나 안철수가 호남의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한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보수 세력이 문재인을 막기 위해 홍준표에게 힘을 실어 준 탓이겠죠. 결국 호남의 표심을 얻지 못한 안철수 후보의 전략적 실책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6579 마크롱 승리뒤에 거대 미디어와 수퍼리치가 있었다. 11 신자유주의 2017/05/10 1,776
686578 욕실공사비용이 왜그렇게 비싼건가요? 9 애기엄마 2017/05/10 3,651
686577 꿈 아니죠? 1 .... 2017/05/10 460
686576 얼굴이 외교다.JPG 14 알아주네 2017/05/10 5,371
686575 봉하 1 마을 2017/05/10 816
686574 전기요금 내려라 뉴스 맘껏 보게 전기요금 2017/05/10 342
686573 (펌) 패기 넘친 35세 문재인 ᆢ 5 요건또 2017/05/10 2,427
686572 닥과 이재용은 기분이 째진다 21 달타냥 2017/05/10 5,055
686571 4년전에 1 맥도날드 2017/05/10 547
686570 올해 노벨평화상 6 ... 2017/05/10 1,805
686569 [서민교수의 어쩌면] 국민에 바란다 고딩맘 2017/05/10 727
686568 (일상)채소를 손쉽게 많이 먹으려면 어떤 방법이 8 있을까요? 2017/05/10 1,657
686567 유시민님 장관 하실거 같아요 46 2017/05/10 17,583
686566 중보기도가 뭔가요? 2 기도 2017/05/10 883
686565 요즘은 어떤 종이신문 보시나요? 추천해주세요 3 신문 2017/05/10 633
686564 요요 무섭네요 2 ㅇㅇ 2017/05/10 1,463
686563 프리랜서 수금 관리 어케 하나요? 간단한 엑셀서식 어디에서 구할.. 프리 2017/05/10 457
686562 김경수도 문재인정부 일해야함 9 강력추천 2017/05/10 3,587
686561 취임사 듣다가 울었어요~!!! 12 그루터기 2017/05/10 2,606
686560 권리당원 가입했어요 9 더민주 권리.. 2017/05/10 1,108
686559 기쁜데 왜케 불안하죠?? 6 ㅡㅡ 2017/05/10 1,139
686558 9년만에 뉴스 봅니다 3 --;; 2017/05/10 452
686557 조국 교수 비검찰출신인데...검찰 좀 청소할까요?.......... 8 ㄷㄷㄷ 2017/05/10 2,860
686556 바지락에서 노란색 물나오느건 뭐죠? ^^* 2017/05/10 326
686555 취임식 너무 후딱 하네요... 4 ... 2017/05/10 1,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