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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가 되어서 다시읽어본 소설겨울나그네

푸른 조회수 : 2,946
작성일 : 2017-05-08 22:28:52

    여고 시절에 최인호 작가의 로맨스 소설 "겨울나그네"를 읽고 다혜와 민우를 애틋하게

    그려 보았었죠.

    그 당시 겨울나그네를 읽은 사춘기 소녀들의 가슴엔 민우라는 이름이 마치 첫사랑의 이름

    처럼 잘생기고 준수한 청년의 이미지로 남아 있어요.

    그리고 마침 그 때 방송된 드라마 "겨울나그네"에서 맑은 무공해 청년 민우 역에 손창민,

    가녀리고 병약한 처녀인 다혜 역에 얼굴을 희고 핏기없이 화장한 탤런트 김희애가 나왔었고

    열심히 한 회 한 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 문득 떠올라 집에서 TV로 80년대에 개봉한 영화 "겨울나그네"도 찾아서 보았는데,

    민우 역엔 강석우(그런 대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다혜 역엔 이미숙(정말 미스캐스팅

    이구요 ㅋㅋ 왜냐면 다혜는 기본 병약한 청순가련형인데 젊은 시절의 이미숙은 너무나 튼튼하고

    건강해 보이고 아무리 20대 시절이라 청순미가 있다 해도 소설 속의 다혜 이미지랑은 근본적으로 맞질 않아요)

    , 둘 사이를 이어 주던 방자 역할을 하는 중요한 인물 현태 역할엔 안성기네요.


      놀란 것은 안성기와 이미숙은 그 때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그 때도 이미숙은 얼굴 볼살이 통통하니 젖살이 붙어 있긴 해도 둘 다 노숙한 얼굴이었고

      둘 다 워낙 관리를 잘해서 지금도 그 때의 이미지와 외모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어요.


      다시 보는 민우란 인물은 참 ....뭐라고 할 말을 잃게 만드네요.

      대학 시절엔 준수하고 청순한 청년이었지만, 갈수록 그의 행보는 한숨밖에 안 나옵니다.

      거기다 다혜에게 하는 행동은....ㅠㅠ   아버지의 병실을 찾아온 채권자에게 폭력을 휘둘러

      감옥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온 후에 걱정해 주는 다혜 곁을 떠나 종적을 감춥니다.

      어머니의 출신성분 때문에 괴로와하고 방황하다가 기지촌에서 자포자기하는 생활을 하면서

      민우의 잘생기고 귀족적인 외모에 홀려 꽃뱀처럼 덤벼드는 제니에게 당해 같이 엮이고

      동거하게 되고 , 밀수에 몸담다가 사람을 찔러 그 곳을 떠나 다혜에게 불쑥 찾아옵니다.


      거의 6개월~1년여를 아무 연락없이 종적을 감추었다가 다혜 앞에 불쑥 나타나 옷을 사주고

      하룻밤을 함께 보내고(물론 남녀의 사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혜가 그 시절 보수적인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규수처럼 표현되어 있고 민우도 다혜를 정신적으로 구원의 첫사랑의 존재로

      인식하니까요) 다음날 청순한 다혜의 의자에서 잠든 모습을 보고 자신이 더럽혀진 존재임을 깨닫고

      경찰서로 자수하여 감옥으로 갑니다.


      그런데도 다혜는 이 무책임하고 대책없는 남자를 사랑하고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그 옛날에도 이런 여성이 과연 있었을지.... 어찌 봄 바보같고 어리석고....

     

       민우는 옛친구 현태가 찾아와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 다시 옛날의 맑은 모습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라고, 도와주겠다고 말해도 거부하고 말다툼을 합니다.

       그리곤 세월이 또 흘러 어느 날 문득 현태에게 찾아와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다혜를 만나고 싶다고

       연락처를 알려 달라고 합니다. 이미 민우에겐 술집 작부 출신인 제니와의 사이에 첫아들도

       자라고 있었죠.

       어렸을 때는 그 당시 다혜의 연락처를 가르쳐 주지 않은 현태가 비정하고 민우가 불쌍해 보였는데,

       지금 보니 현태가 너무나 당연한 태도였고 지 하고 싶은대로 막 살다가 바람불듯이 한번씩 불쑥

       다혜를 찾아오거나 하는 민우의 모습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인 건지,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제니와는 몸만 같이 살 뿐이지, 마음은 항상 다혜를 그리워하고 생각한다지만

        그것은 현실도피처일 뿐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겨울나그네처럼 춥고 외롭게 방황을 계속하며 무너져가는 청춘 민우의 초상이, 그 당시 80년대의 암울한

        정치적 상황을 겪어내야 했던 청춘들의 모습을 빗대어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도 보았는데

        새롭게 느껴지긴 하지만 비약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IP : 58.125.xxx.14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7.5.8 10:58 PM (118.176.xxx.191)

    중학교때 교보문고에서 사지도 않고 다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땐 슬프게 읽었는데 커서 보니 참 감상적인 통속소설이란 느낌밖엔 안 남아서.. 원글님은 애틋함이 남아있으신 거 같아 초쳐서 죄송해요. 근데 갑자기 결말이 생각이 안 나는데 결국 민우가 죽었던가요? 비극이었던 것 같은데.

  • 2. 헐~
    '17.5.8 11:01 PM (211.48.xxx.170)

    민우가 그리 대책 없는 놈이었나요?
    30년도 더 전에 신문 연재 소설로 읽어서 자세한 내용은 잊어버렸지만 저도 민우를 생각하면 늘 짠하고 애틋한 마음이 일었는데요.
    현태는 느물거리고? 현실적인 인물이어서 정이 가지 않았었죠.
    원글님 쓰신 글 읽어보니 지금 다시 읽으면 전혀 다른 느낌일지도 모르겠어요.

  • 3. 노플러
    '17.5.8 11:02 PM (211.111.xxx.50)

    저도 어렸을 적 드라마로 보고 뭔가 먹먹했던 기억이 나네요.
    나중에 영화로 봤지만 드라마가 훨씬 감동적이었던 기억이..
    전 민우의 감정에 동화가 됩니다.
    운명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날 수 없엇던 나약한 인간의 측면을
    최인호씨가 잘 묘사했던 것 같아요

  • 4. 대단하세요들
    '17.5.8 11:04 PM (211.245.xxx.178)

    분명히 읽었는데 저는 기억이 전혀 안나네요.
    전 읽으면서 그냥 흔한 통속소설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 5. 원글
    '17.5.8 11:07 PM (58.125.xxx.140)

    어찌 보면 감상적인 통속소설이죠. 최인호 작가의 전반기엔 그런 통속소설을 많이 썼던 것 같고-별들의
    고향, 깊고 푸른 밤 등등_저는 겨울나그네 외엔 전반기 작품은 읽은 게 없고요.
    저는 최인호 작가의 후반기 역사소설들을 다 읽었죠. 고구려, 백제, 가야 등등을 다룬 역사소설들이 아주
    깊이는 없어도 재미있게 읽히는 역사소설들이었습니다.

    결말은, 다혜와 현태의 결혼소식을 청첩장으로 알게 된 민우는, 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나날을 보내다가
    밀수 현장에서 경찰에 포위되었는데 걍 잡히면 될걸~안 잡히려고 차로 돌진하다가 (아마 될 대로 되어라,
    죽고 싶다 뭐 이런 심정이었겠죠) 세상을 떠납니다.
    그리고 제니와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은 커서 7살이 될 무렵에 제니가 미군과의 결혼을 위해 미국에 가는데
    아이는 초청이 되질 않아 1년만 맡아 달라고 해서 현태와 다혜가 잃어버린 옛친구와 첫사랑의 아이와
    만나면서 끝이 납니다.

  • 6. 원글
    '17.5.8 11:19 PM (58.125.xxx.140)

    민우의 감정을 물론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 나약하고 자기중심적이라는 걸 느꼈네요.
    특히 다혜의 입장에서 보면 이건 뭥미...

    유달리 내성적이고 낯가리고 섬세하고 한 번 마음을 주면 오래 가는, 병약한 소녀기질의 다혜에게
    민우는 처음 마음을 내준 첫사랑의 남자였는데, 온데간데 아무 연락도 없이 툭하면 사라지고
    그러다 불쑥 나타나 마음을 뒤흔들어 놓고 아프게 한 후에 그 짧은 만남 이후에는 다시 사라지고...
    마지막 부분에 현태에게 찾아와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다혜를 만나고 싶다고
    말하는 민우의 모습은 너무 무책임하고 어이없어 보였어요.

    본인 입장에선 너무나 사랑한 여자였겠지만, 그 여자 입장을 생각해 보면 본인은 이미 아이도 있고
    두 번의 전과 경력에, 의대생이었다곤 하나 중퇴해서 아무 쓸모도 없고
    결혼적령기의 대학 졸업한 고등여성을 책임질 수 없는 처지인데,
    현실적 입장에서 보면 참 한심한 거죠.

    최인호 작가가 남자라서 아마 영원한 첫사랑의 존재, 순결하고 지고지순한 여성으로 다혜를 그린 것
    같은데, (그 시대 작가가 다 그랬듯 남성중심주의 묘사가 곳곳에 엿보입니다)
    다혜의 입장에선 민우란 남자가 재앙일 수도 있는 거죠.
    현태가 가르쳐 줬으면 불쑥불쑥 계속 나타났을 겁니다, 다혜가 시집갈 때까지.

  • 7. 또마띠또
    '17.5.9 3:08 AM (218.239.xxx.27)

    옛날 소설 읽으면 남성상 여성상이 너무 짜증나요. 답답해서 죽을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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