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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혼자 프랑스요리 코스로 해먹었네요~

신참회원 조회수 : 1,476
작성일 : 2017-05-07 10:13:37

어제 프랑스 여행기 책 읽다가 작가가 포도주 농원가서 인부들이랑 같이 점심 먹는 장면이 나오더라구요.

 

처음에는 겨자소스를 친 야채샐러드를 먹고, 다음에는 소금만 친 돼지고기 구이를 먹고, 다음에는 빵과 여러종류의 치즈를 먹고 디저트로 직접 구운 사과파이를 먹었다. 와인을 곁들여서 먹었는데,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풍성하고 배가 불렀다 라고 적혀있더군요.

 

이 문장에 필이 팍! 꼿힌 저는 다음날 아침에 브런치로 한 번 해먹어 봐야 겠다고 결심했죠.

 

냉장고에 오이, 양파, 당근, 토마토 있고, 돼지고기는 없지만 닭가슴살은 있고, 식빵에 체다치즈 있고, 천만다행으로 부산 비앤씨제과에서 사온 나비파이에 연휴기분 내려고 사다놓은 하겐*즈 클래식밀크아이스크림도 있고~(와인도 있지만 마시지를 못함 ㅎㅎ)

 

아침에 식구들 보다 먼저 일어나서(휴일에는 2시까지 안일어나는 타입들::::) 오이, 토마토 대충 썰고, 양파는 얇게 썰어서 물에 담갔다 건지고, 당근만 채칼로 썬 후에 소금, 레몬즙(슈퍼에 파는레이지레몬즙), 올리브유 살짝 뿌려서 밑간하고, 소스는 사놓고 잊어먹고 있었던 오뚜* 홀그레인허니머스터드 소스에 올리브유, 레몬즙, 바질 조금 더 넣은 후 야채에 뿌리면 샐러드  완성! 식빵은 1개 다 먹기에는 양이 많을 것 같아 반만 토스터에 구운 후 체다치즈 반 잘라서 올리면 완성!

 

먼저 샐러드랑 치즈빵 먼저 먹었는데, 신선한 샐러드랑 짭짤한 치즈빵이랑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요. 두 접시 나란히 놓으니 진짜 프랑스 노천카페에서 아침먹는 것  같이 폼이나고, 오랜만에 신선한 야채를 우적우적 먹어주니까 몸도 깨어나는 것 같고 너무 좋더라구요. 샐러드가 갑자기 막 먹고 싶을 때는 내 몸에 비타민이 부족해서 신호를 보내는 거라더니 딱 맞는 말 같았습니당 ㅎ

 

중간정도 먹는 도중에 버터치킨소테 굽기 시작~ 고기는 미리 재 두었는데요, 닭가슴살은 반 갈라 넓직하게 펴서 칼질 조금 해주고, 우유에 담가서 비린내를  빼줬습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먹는 내내 닭고기에 조금 냄새가 나더라구요. 우유 키친타올로 닦은 후에 소금, 후추, 바질, 백포도주(없으면 청주도 무방) 뿌려서 재어놓고, 마지막에 앞뒤로 전분을 묻혔습니다.

뜨겁게 달군 팬에 버터, 식용유 두르고 처음에는 약불로 굽다가 표면이 하얗게 익으면 중간불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워주면 완성! 완성된 고기에 버터 얇게 잘라서 올려주고, 레몬즙 살짝 더 뿌려주면 맛도 풍미도 더 좋아지겠죠? 감자도 얇게 썰어서 고기 구울 때 같이 굽다가 소금 뿌려서 곁들이면 접시가 더 풍성해 집니다.

 

샐러드랑 빵 먹자마자 가져와서 칼질해서 먹는데, 닭냄새도 전혀 나지않고, 전혀 퍽퍽하지도 않고, 촉촉하고 짭잘하고, 버터와 레몬의 풍미도 진하고, 구운감자하고도 넘 잘 어울리고 여느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정말 맛있었습니다. 이상하게 앞서 샐러드랑 치즈빵을 풍성하게 먹어서 조금 배가부른 상태였는데도, 그게 입맛을 돋궈주었는지 처음부터 먹을 때보다 더 맛있고, 입에 착착감기면서 속도 편안하더라구요. 오 놀라워라 프렌치 코스의 마법~~막 이러면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 연휴 때 부산여행에서 사온 비앤씨제과 나비파이(부산 분들은 다 아실 듯)  접시에 담고  아이스크림 한 스쿱 옆에 올린후에 블랙커피랑 같이 먹는데...저 진짜 눈물 나올 뻔 했습니닷. 어쩌면 이렇게 맛있고 조화로울 수가~~

 

중요한 것은 샐러드잔뜩->치즈빵->버터치킨소테 감자->파이 아이스크림 커피 이렇게 꽤 많은 양을 순서대로 먹었는데도, 크게 배가 부르지 않고 이상하게 속이 편안하다는 것! 앞에도 썼지만 정말 코스요리의 마법인지, 프랑스인들의 지혜인지  많이 먹었는데도, 많이 먹은 것 같지 않고, 배가 부른데도 막 배부르지 않은 기분좋은 이 느낌~(더구나 고기에 버터도 엄청 넣었는데) 이래서 프랑스요리, 프렌치 쉬크? 타령을 하는 건가 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ㅎㅎ

 

비록 쉬는 날 몸은 집구석에 있지만 막 파리 노천카페에서 브런치 먹은 것도 같고, 프로방스 시골농가 방문한  것도 같은 기분을 느낀 일요일 오전이있습니다. 

프랑스 요리가 뭐 별건가요? 집에 적당한 재료가 있으면 대충 구색 맞춰서 한 번 시도해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와인 좋아하시는 분들은 같이 곁들어서 드시면 더 기분이 좋겠죠? 저도 워낙 술을 못마시는 사람이지만 저렴한 와인부터 한 번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IP : 118.33.xxx.17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멋져부러~~
    '17.5.7 11:59 AM (221.141.xxx.150)

    상상하며 저도 음미했네요~~
    어떤 기분인지 알것 같아요~
    대단하셔요~~!!^^

  • 2. ^^
    '17.5.7 12:01 PM (110.70.xxx.200)

    글만 읽어도 기분좋은 느낌이 꽉 차게 느껴집니다. ^^ 다음에는 저도 그렇게 먹어보고 싶네요. 저도 아침에 마늘이나 양념 많은 한식이 부담 스러워서 빵이나 커피로 먹은지 오래됐어요. 제일 좋아하는 조합은 크로아상에 치즈랑 쨈에 커피 마시거나 방울양배추 버터에 볶아서 달걀후라이 더해서 먹으면 사실 저녁까지도 든든해요.

    닭가슴살..디저트..와인.. 메모해뒀습니다.
    특별한 날 꼭 한번 먹어볼께요. ^*
    아침부터 기분 좋은 글이라 답글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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