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에게 정중히 건의한다.
추운 겨울 내내 촛불 켜들었던 수천만국민의 바램과, 그간 수 없는 여론조사가 헛짓이 아니었고, 또 수많은 시민들을 만나 나눈 얘기를 종합하면, 큰 이변이 없는 한 문재인 후보의 당선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하겠다.
5월 9일 자정 쯤
개표가 종료됨과 동시에 문후보는 그간 대선에서 당선된 면면들같이 “당선인” 신분이 아닌 개표가 종료되는 그 순간 막 바로 “대통령”이 된다.
“이게 나라냐?”고 온 국민이 비탄에 빠져 외쳤듯이, 문후보는 당선의 기쁨을 느긋하게 누릴 틈도 없고, 정권을 인수할 시간도 없고, 화려한 취임식을 거행할 수도 없는, 개표종료와 동시 대통력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초 비상시국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에게 석연치 않게 패배를 한 후 절치부심의 4년을 보냈을 것이고, 4년간 온 국민과 함께 상식이하의 박근혜난정을 보며 피를 토하는 심정이었을 것이고, 탄핵이 가결된 이후 집권 뒤 어떻게 정국을 풀어 나가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것이니, 장삼이사의 한 사람인 이 사람이 어쭙잖게 어찌어찌 국정을 이끌어 가라는 얘기는 삼간다.
다만, 다음 한 가지를 정중히 건의 한다.
역대 대통령 모두가 취임식이 끝나고 바로 동작동 국립묘지로 직행을 하였다.
이 순서를 반드시 바꾸시라는 건의다.
우리 헌법전문에도 있듯이 지금 대한민국의 시작과 뿌리는 바로 상해임시정부다.
국립묘지에 들르기 전에, 대한민국의 뿌리를 먼저 찾아 예를 올리시라는 것이다.
효창공원에는 백범김구주석을 필두로 왜구에 자신의 목숨을 던져 독립을 쟁취하려했던 4의사(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의 묘소가 있고, 또 다수의 상해임지정부 요인들이 잠들어 계시다.
가장 먼저 효창공원을 찾으시라는 것이다.
또 기왕이면 의례적인 화한 하나 올리고 고개 숙이는 것으로 예를 표시하지 말고, 백범선생의 묘소에는 정중하게 우리의 전래 예법인 큰 절을 넓죽 두 번 반 올리시라는 것이다.
그 장면을 영상을 통하여 보는 모든 국민, 특히 자라나는 초중고생들의 가슴에 아주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그 청소년들 평생 그 장면이 잊혀 지지 않을 것이고, 올곧은 애국자로 자라나게 될 것이다.
애국애족에 대한 이보다 더 좋은 산교육은 없다.
효창공원에는 100% 애국지사들만 잠들어 계시다.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나머지 대통령이라는 것들은 재임 중 단 한 번도 효창공원을 찾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동작동국립묘지를 찾으시라.
동작동국립묘지?!
어찌 해석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다.
수많은 애국지사와 순국장병들이 잠들어 계시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상단부에는 왜정시대 히로히또의 개와 말이 되어 조국을 배반하고 동족을 물어 뜯고 할퀸 매국노들도 수 없이 묻혀 더러운 뼈다귀를 썩혀 가고 있음도 엄연한 사실이다.
이거- 참?
그 다음으로 수유리 4.19혁명 국립묘지를 참배하시라.
그리고 틈 날 때 대통령자격이 되었든, 개인자격이 되었든 간에 마석 모란공원묘지를 참배하시라!
거기에는 김대중 김영삼의 뒤를 이은 민주화 투쟁의 산 증인 김근태님의 묘소가 있고, 천만 노동자의 어머니이자 스승인 이소선 여사와 전태일이 잠들어 계시고, 또 수많은 민주화투쟁열사와 노동열사들이 잠들어 계시다.
효창공원, 동작동국립묘지, 4.19국립묘지, 마석모란공원묘지를 참배하면서 그분들이 어떤 삶을 사셨고, 왜 그분들이 여기에 묻혀야 했는지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면,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 가야 된 다는 것은 자명해 질 것입니다.
무슨 군더더기 주문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4곳을 참배하면서 마음속에 다짐한 대로 국정을 이끌면, 5년 안에 민주주의는 봄 동산에 진달해 같이 만개하고, 통일은 저 앞에서 봄날 아지랑이 아른 거리듯 할 것입니다.
문 후보님과 측근들은 심각하게 한 번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