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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가려 나는 더 이상 나뭇가지를 흔들지 못한다. 단 하나의 영혼(靈魂)을 준비하고 발소리를 죽이며 나는 그대 창문(窓門)으로 다가간다. 가축들의 순한 눈빛이 만들어내는 희미한 길 위에는 가지를 막 떠나는 긴장한 이파리들이 공중 빈 곳을 찾고 있다.
외롭다. 그대, 내 낮은 기침소리가 그대 단편(短篇)의 잠속에서 끼어들 때면 창틀에 조그만 램프를 켜다오. 내 그리움의 거리는 너무 멀고 침묵(沈默)은 언제나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닌다. 그대는 아주 늦게 창문을 열어야 한다. 불빛은 너무 약해 벌판을 잡을 수 없고, 갸우뚱 고개 젓는 그대 한숨 속으로 언제든 나는 들어가고 싶었다. 아아, 그대는 곧 입김을 불어 한 잎의 불을 끄리라. 나는 소리없이 가장 작은 나뭇가지를 꺾는다. 그 나뭇가지 뒤에 몸을 숨기고 나는 내가 끝끝내 갈 수 없는 생(生)의 벽지(僻地)를 조용히 바라본다. 그대, 저 고단한 등피(燈皮)를 다 닦아내는 박명(簿明)의 시간, 흐려지는 어둠 속에서 몇 개의 움직임이 그치고 지친 바람이 짧은 휴식을 끝마칠 때까지.
- 기형도, ≪바람은 그대 쪽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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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4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7/05/03/20170504GRIM.jpg
2017년 5월 4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7/05/03/20170504JANG.jpg
2017년 5월 4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93364.html
2017년 5월 4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ad15bb184f344732a2389fd4de468123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 호구가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
단 1%나마 걱정을 해야 하는 현실이 비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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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짐보다는 넓은 어깨가 필요하다.
- 유태인 속담 中 - (from. 페이스북 "글 내리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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