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가 참가하는 가족모임에 자녀도 참여하는 것

엄마 조회수 : 1,802
작성일 : 2011-08-29 17:19:27

사회생활하느라고 제가 모이는 그룹이 있는데요,

제가 자주 참석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그룹의 인적구성원중에

보고 배울 것이 많은 분들이 있어서 제가 아주 드물게 참가하고 있어요.

구성원중에는 여성도 있고 남성도 있어요.

꼭 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의무사항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분들 열심히 사는 것 보면 저도 동기부여도 되고 그래서 잊을만한 정도되면 가요.

10번에 1번 정도 참석하는 것이니까 정말 어쩌다가 참가하는 것이죠.

 

지난 주 토요일 저녁에 모임이 있었는데,

이번의 모임은 회장단에서 가족모임으로 준비했더군요.

그런데 마침 그때 우리 남편은 직장에서 1박2일로 연수이고 해서 불참할 수밖에 없는데,

제가 우리 아이들한테 함께 가지 않겠느냐고, 다른 집도 아이들 많이 온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애들이 한마디로 안 가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 혼자 참석하기로 했었어요.

 

막상 지난주 토요일에 갔더니,

다들 다 큰 자녀들도 참석해서 와있더군요.

사실 대학생, 고등학교 고학년 자녀들이 그런 자리에 오는 게 뭐 좋다고 오겠어요.

부모가 가자고 하니깐 오는거겠지요.

그런데 여기에 참석한 학생들이 옆에 않은 다른 성인하고도 이런저런 이야기 하고 그러는 모습을 보니

우리 애들은 자기네 편한 것만 하고 나를 지지해주는 역할을 전혀 해주고 싶어하지 않는구나 싶으면서

많이 울적했어요.

그 학생들이 그저 몸만 꿰다놓은 보리자루처럼 와있는게 아니고

겸손하지만 예의바른 행동으로 옆사람하고 대화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모습에서

저집의 아이들은 부모를 저만큼 씩이나 생각해준다 싶으면서

나는 과연 우리 애들에게 어떤 엄마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사실 저는 토요일 저녁에 아이들만 있게 되어서 좀 미안했었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토요일 점심에 애들이 좋아하는 베트남 쌀국수집에 가서

좋아하는 음식 시켜먹으면서 애들 기분도 맞춰주었어요.

 

토요일 밤에 집에 오는길에 전화했더니 둘째가 받더군요.

저녁은 첫째가 스파게티를 해서 둘이서 먹었대요.

제가 다른 집 애들 온 거 보니 우리 애들은 엄마가 가자고 해도 안 오고 해서 좀 서운했다고 말했어요.

집에 오니 우리 둘째말이

엄마는 토요일 저녁에도 엄마 가고싶은 모임에 가고 우리 둘만 집에 남겨둬서

오히려 자기가 서운했다는거예요.

제가 미안하다고, 너희들도 안가고 둘만 집에 있을거였으면 엄마도 거기 가지 말걸 그랬다고.

너희들한테 미안해서 엄마는 점심도 쌀국수집에 일부러 가고 그랬는데

어쨌든지 너 서운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어요.

첫째가 만든 스파게티가 조금 남아있더라구요.

제가 첫째한테 맛있게 만들었다고 칭찬하고 동생한테 이렇게 해서 고맙다고 했어요.

엄마도 이제 안가겠다고.. 다른 집은 애들도 왔는데 엄마도 혼자가서 기분 안 좋았다고요..

 

오늘 출근하니 모임의 회장단에서 단체사진을 보내줬더군요.

그런데, 그 사진을 보니깐 제가 막 눈물이 나는거예요.

다른 집 애들도 젊은 애들이 부모의 모임에 오고 싶겠어요?

그래도 애들이 와서 부모에게 마음으로부터 지지해주는데

우리 애들은 재미없다 싶으면 딱 잘라서 안가겠다.. 하고 오히려 그 시간에 제가 집에 없어서 서운하다고 하고..

저는 어떻게든 우리 아이들 뜻 받아주려고 하고

힘들어도 애들에게 하나라도 도움이 되려고 하는데

정장 나는 우리 애들한테 아무런 지지나 공감대를 못 받고 있다는 생각이 뚜렷하게 들더군요.

 

다른 집 애들이 부모따라 온 건 오로지 사랑이라고 봐요.

우리 엄마 또는 아빠의 모임에 자녀가 참석하는거 내키지 않겠지만

부모 마음을 생각해서 참석해주고, 나름 어울리려고 노력하고 애써주는거죠.

그에 비해서 나는 부모로서 의무만 있지

애들로부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과 지지는 받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눈물만 자꾸 나와서 세수하고 왔어요.

저는 왜 우리 애들보고 강하게 너희가 부담스럽더라도 참석해달라고 요구를 못할까요?

왜 엄마가 우리둘 두고 엄마모임가서 서운하다는 말에도 미안하다고만 할까요?

제가 우리 애들을 이렇게 아끼고 사랑하고 하면

애들도 당연히 제 마음을 알아줄거라는 건 일방적인 제 바램이었나봐요.

 

예전에 엄마들이 애들한테 생선 먹이고 엄마는 생선 머리가 맛있다고 하면

애들이 엄마는 생선 머리만 좋아하는 줄 알아서 제사상에도 생선머리만 놓는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엄마라는 자리가 애들에게 내주기만 하고 뭘 해달라는 말은 못하고 살았었는데

그게 꼭 좋은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제가 제 발등 찍고 우리 애들에게도 그동안 좋은 가르침을 못 주었다는 회한이 드네요.

 

IP : 175.205.xxx.17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쎄요
    '11.8.29 5:23 PM (112.169.xxx.27)

    그 모임이 어떤 모임인지 몰라서 제가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원글님이 원글님의 입장이 있는것처럼 ,아이들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당연히 애들은 주말에 엄마가 집을 비우는게 싫죠,
    거기 따라온 애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왔는지는 아무도 모르는겁니다,
    애들이 참석하는게 부모를 지지해주는 건가요??대체 무슨 모임이길래요??
    모임의 성격을 몰라 이게 논리의 비약인지 뭔지 알기가 어렵네요

  • 2. 엄마
    '11.8.29 5:28 PM (175.205.xxx.170)

    애초에 이거 어떤 모임이냐면요,
    구성원들은 각자 전문직에서 일하는데, 어떤 과정을 함께 수료했어요.
    그 동기 모임인데 저는 정말 드물게 참석했어요.
    제가 그 모임이 싫어서가 아니고 제가 바빠서요.
    그 모임에 가면 정말 삶을 치열하게 사는 분들 뵈어서 배울점이 많거든요.

    이번엔 동기모임을 가족모임으로 하기로 해서
    다들 배우자, 자녀들하고 많이 왔더라구요.
    그날 보니 대학생 자녀들이 부모 모임에 따라 오는거 그건 부모를 지지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봐요.
    그냥 와있는게 아니고 옆의 어른들하고도 이런저런 화제거리 함께 이야기 하면서
    분위기 맞추려고 하더라구요.
    한마디로 애들이 성의 있어보이더군요.
    그런 점에서 부모를 마음으로부터 지지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 3.
    '11.8.29 5:39 PM (59.12.xxx.227)

    음 아이들에게 좀 더 모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같이 갔으면 하는 이유도 충분히 설명해주셨는지 모르겠어요.
    애들이 그런 모임에 가자고 하면 당연히 싫다고 하지 않나요?

    원글님도 자녀들이 그렇게 많이 올줄 모르고 그냥 쉽게 혼자 가는 것으로 결정해버리신것 같아요.
    그런데 가서 보니 자녀들이 많이 와서 서운해지신거 같은데요.

    아이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도 좋지만 어느정도 강제성을 지녀도 될듯 싶어요.
    엄마가 참석하는 모임이고 가족모임인데 아버지가 못 가시니 너희들은 가야한다.....*^^*

    명절때 할머니댁에 간다거나 할때 아이들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쟎아요.
    그런 정도로 하면 안되는 거였는지......

  • 4. 엄마
    '11.8.29 5:49 PM (175.205.xxx.170)

    그날 참석예정자 명단을 미리 받았거든요.
    애들이 많이 오는거 알았어요.
    그렇지만, 제가 다시한번 애들에게 그렇게 많이 온댄다.. 너희도 가지 않을래 했었는데
    애들이 싫다고 해서 싫다는거 억지로 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럼 엄마혼자 갔다올께.. 이렇게 된거예요.

    문제는 저예요.
    저 정말 힘들게 살지만, 우리 남현한테만 힘든거 말하지 애들에게 마음에 부담줄까봐
    힘든 이야기 안 했어요.
    그런데 이런 마음자세로 살다보니
    애들이 싫다는건 무조건 그러면 하지 마라.. 이러고
    내가 애들에게 해달라고 하고 싶은 건 사소한것도 요구도 못하고 이러는 처지가 되었네요.

    왜 애들에게 너희가 부담되더라도 이번엔 엄마하고 같이가자 요구도 못하면서
    애들을 위해서 내 한몸 부서져라 일하고 사는 걸까요. 저는??
    제가 스스로가 싫어져요.
    또 눈물만 나서 지금 죽겠네요. 퇴근하려면 아직 남았는데

  • 5. esp
    '11.8.29 6:07 PM (211.246.xxx.76)

    제가 미안하다고, 너희들도 안가고 둘만 집에 있을거였으면 엄마도 거기 가지 말걸 그랬다고.

    너희들한테 미안해서 엄마는 점심도 쌀국수집에 일부러 가고 그랬는데

    어쨌든지 너 서운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어요.

    첫째가 만든 스파게티가 조금 남아있더라구요.

    제가 첫째한테 맛있게 만들었다고 칭찬하고 동생한테 이렇게 해서 고맙다고 했어요.

    엄마도 이제 안가겠다고.. 다른 집은 애들도 왔는데 엄마도 혼자가서 기분 안 좋았다고요..
    >>>>> 이런 마음에 없는 말 하지마세요
    아 답답...... 애들한테 서운해해도돼요 엄마가가자하면 이유가있는거니까 가자 하고 데려가시면 되지
    왜 애들이싫다하면 안가겠다 이런말하세요 애들이 뭐 안다구요.
    다음부턴 거래조건달지말고 그냥 가자 일어나 챙겨 하세요. 엄마가 요구해도 돼요 애들한테...

  • 엄마
    '11.8.29 6:13 PM (175.205.xxx.170)

    그쵸.. 제가 문제라니까요.
    그렇게 해놓고도 오늘은 눈물바람..
    정말 바보같아요.
    남편에게 전화해서 말하다가 나도 모르게 또 울고 말았어요.
    남편이 문자를 보냈는데요,
    자기라도 무리해서 끝무렵이라도 얼굴을 보일걸 그랬다고 미안하다고..
    애들이 당신마음을 미처 생각을 못한거지 당신편이라고.
    애들이 더 성숙하면 당신마음 이해할거라고..
    이거보니깐 더 제가 바보같아요.

  • 6. 원글님
    '11.8.29 6:13 PM (112.169.xxx.27)

    댓글에 답이 있네요
    애들한테는 싫은거 하지마라고 하시면서 키우셨잖아요,부담주기 싫어서요.
    그럼 모임참석건으로 부담 주시면 안되는거죠(그런가요???)
    원글님은 본인이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시고 지금은 다른애와 비교해보니 서운해서 그러시나본데요,
    그럼 지금부터라도 강제로 요구할건 요구하시고,들어줄 범위는 미리 정하세요.
    그러고도 또 엄마도 안간다고 마음에 없는 소리하면 애들이 아나요??
    말 안하면 아무도 몰라요,그리고 말도 너무 많이하면 다들 질려해요
    원글님이 애들 부담느끼는거 싫어서 그렇게 하시고,
    다른집 애들은 싫은거 참고와서 어른들께 맞추는거 보니 그건 그애들한테 부담이라 생각 안 드시는지요.
    서운한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원글님은 지금 모순이 많고,애들한테 떼를 쓰시는거 같아요
    일관성을 지니세요
    아이들은 잘못한거 하나도 없구요,오히려 기특한 면도 있네요.
    주말에 요리해 먹으면서 자기들끼리 얌전히 집에 있기는 뭐 쉬운가요

  • 7.
    '11.8.29 6:21 PM (58.126.xxx.160)

    맞아요.부모 지지 해서 갑니다.저도 그럴때 그랬어요.
    그런거 좋아해요.어른들과 말씀..그리고 우리가 따라가면 엄마가 으쓱하신다는것도.
    근데 남편은 완전 안그런 스타일..입니다.

  • 엄마
    '11.8.29 6:27 PM (175.205.xxx.170)

    그러게 말이예요.
    부모가 그런건 애들에게 너희가 따라줘야 한다고 당연히 요구할 줄 알아야 하고
    애들도 부모생각해서 그런 모임에 부담스럽더라고 가줘야 하죠.
    저도 어릴 때 부모님 생각해서 갔었거든요. 이런게 일반적인 부모자녀 모습일거예요.
    그런데 저는 애들에게 그런 당연한 요구도 못하고 바보같이 또 슬퍼하고 이러고 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357 홍준표와 떡검의 말이 확 다른데??? 2 의문점 2011/08/30 1,255
8356 어디에 글 올려야 하나요? 4 말 함부로 .. 2011/08/30 1,017
8355 이과수 커피 드시는분~ 2 질문 2011/08/30 2,441
8354 "고대 성추행 의대생 피해자에 2차 피해" 4 세우실 2011/08/30 1,314
8353 보스킨 써보신분 어떤가요? 2 피부관심 2011/08/30 1,935
8352 왜? 궁금 2011/08/30 887
8351 노래방에서 노는게 생중계 6 사는게 아니.. 2011/08/30 2,473
8350 기정떡 주문하시려는 분들~ 9 아까운 내 .. 2011/08/30 3,635
8349 30대 초반이구 지갑을 사려는데 씨바이 끌로에는 좀 그런가요? 2 지갑 2011/08/30 2,806
8348 트윗을 하다보니.. 2011/08/30 936
8347 미국가서 쇼핑하기! 7 희망 2011/08/30 1,852
8346 한겨레는 무결점 완벽성을 추구하는듯. 11 한겨레 2011/08/30 1,466
8345 곽노현 즉각 사퇴? 아직은 아니다 7 스몰마인드 2011/08/30 1,367
8344 고추한근은 몇그램인가요? 9 다 잘될꺼야.. 2011/08/30 33,618
8343 (급해요)겁많은 사람 운전면허 몇종? 8 아로미 2011/08/30 2,688
8342 중3아이 전학문제..어찌해야 할까요? 고민중 2011/08/30 1,400
8341 쪽지 기능은 어디에?????????? 5 지니 2011/08/30 919
8340 오늘도 즐건 하루 *^^* (스티브잡스가 사임한 이유) 1 제이엘 2011/08/30 1,618
8339 조선일보, "사당동 회동서 7억 합의" vs 이해학, "곽노현 .. 17 베리떼 2011/08/30 1,728
8338 암투병 하시는 분에게 좋은 음식은 뭘까요? 3 항암 2011/08/30 1,825
8337 곽노현교육감 관련 나꼼수방송 했나요? 했다면 들을 수 있는 방법.. 3 ** 2011/08/30 1,446
8336 정수리 머리숱 적으신 분들.... 9 .. 2011/08/30 9,792
8335 영어 단어장 좀 추천해주세요~ 1 영어 2011/08/30 1,366
8334 곽노현의 여백..... 25 파리(82).. 2011/08/30 3,195
8333 신라면 블랙. 판매 중지! 2 올레 2011/08/30 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