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에 살고 있고 제가 사는 주에는 투표소가 없거든요.
가장 가까운 곳이 엘에이 총영사관인데 그 곳까지 차로 10시간 정도입니다.
마침 친동생이 캘리포니아 북쪽에 살아서 오랜만에 동생네도 볼 겸 그쪽으로 갔지요.
그쪽 투표소는 새크라멘토와 샌프란시스코가 있습니다.
작년에 투표권이 생긴 딸까지 저희집 3명의 투표권자와 1년이 모자라 투표권이 없는 아들까지 온 식구가 출동을 했지요.
11시간 정도를 달려 동생네에 가 하룻밤 자고 그 다음날 샌프란시스코로 2시간 달려가 투표를 했습니다.
재외국민 투표일 마지막날이었습니다.
투표하러 오신 분들이 아주 많진 않았지만 꾸준이 투표하러 오고 계셨습니다.
다 대학생정도로 보이는 젊은이들이더군요.
고마웠습니다. 누구에게 표를 던지건 자신의 투표권행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니까요.
사실 이렇게 멀리가서 투표하고 온다는거 쉽게 마음먹고 움직여지는 일은 아닙니다.
돈도 많이 들고, 많이 피곤하고, 저는 더군다나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 2일을 휴가모드로 걸어놓고 다녀와야 하니 손해가 사실 많죠.
하지만 이런 여러가지 장애물들을 걷고 다녀온 가장 큰 이유는, 작년 겨울 몇달을 추운 날씨에 촛불들고 광장에 나가주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 제가 할 수 있는 보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4년간 내 나라가 망가지고 있는 걸 보면서, 세월호에서 아이들이 구조되지 못하고 그렇게 보내는걸 보면서, 4년전에 투표하지 않은 내 잘못인것만 같아 너무나 괴로웠었습니다.
평소 정치에 관심도 없고 알려고 하지 않았던 남편도 지난 4년간 완전히 변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엔 꼭 투표한다고 먼저 이야기하더군요.
저희 부부는 그렇게 둘이 굳게 합심을 하고 다녀왔습니다.
한국은 다음주에 진짜 투표일이죠.
부디... 제발... 여러분이 가진 투표권을 행사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꼭 꼭 한 표 행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음 주 투표가 끝나고 기쁜 마음으로 개표방송을 보게 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