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예로 들어 볼까요? 저도 2005~7년 시절에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재직하고 있었습니다.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어떤 청탁이나 정치적인 것으로 결정되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냥 연극 연출가는 한 번씩 하는 자리예요. 그때 노무현 대통령도 제가 연출한 창극 를 보러 오셨어요. 근데 대통령 비서실장이 안 왔더라고요. 제 친구가 제 연극을 보러 안 왔어요. 대통령도 오는데. 제가 상당히 섭섭했습니다. 이 친구가 참 너무 하다. 내가 지 동기라고 안 오는 구나. 국립극단에 와서 아는 체하면 "아, 저 친구가 서로 연줄이...."이런 생각때문에 안 온 것 같아요. 누가 혹자는 우스갯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당신이 이렇게 지원 유세를 나서면 아,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는 문화부 장관을 하지 않을까, 이런 말도 해요. 저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아마 잠수해야 될 겁니다. 많은 문화 예술인들이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극인들이 너무나 없이 살거든요. 이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부탁거리 너무나 많은 것들을 들고 저한테 찾아올 거예요. 대통령 친구니까. 근데 문재인 후보가 들어줄 것 같습니까? 절대 안 들어줍니다.
제가 1986년 12월에서 87년 2월 그 3개월 동안 문재인 후보를 서너 번 만났습니다. 왜 만났는가 하면 표 팔려고 만났어요. 제가 연극을 다시 시작해서 변호사 사무실에 표를 100장을 가지고 갔습니다. 지금 돈으로 하면 만원, 100장이면 백만원이죠. 그때 내 동기들은 돈 있는 제 동기들은 표를 안 팔았어요. 표를 받고 그냥 돈 100만원을 그냥 저에게 줬어요. 어떤 친구는 한 장도 안 팔아줬죠. 문재인 변호사는 저한테 표를 예순 넉장을 팔아줬습니다. 제가 그걸 기억합니다. 예순 넉장. 64만원을 저한테 입금시키고 36장을 돌려줬는데 거기 36장 표가 때가 새카맣게 쩔어있었어요. 사람들에게 판 거예요. 이게 손을 거친 거예요. 팔다가 팔다가 안 판것은 할수 없이 돌려주고 판돈 64만원만 저한테 돌려주었습니다. 문재인 변호사는 청렴한 면에서는 거의 극단적일 정도로 자신을 깨끗하게 지켰습니다. 손때에 쩔어버린 표..
그당시 자신의 경제력 수준에서는 값싼 동정이 손쉬웠겠지만 친구를 위해 자신의 정성을 다했던겁니다. 변호사 시간당 단가가 표값보다 아마 몇배는 더 많았을텐데 말입니다..
-극연출가 이윤택씨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