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빠와 사별하신지 8년 정도 돼요. 엄마는 사시는 아파트와 월세 나오는 작은 건물 하나 있고 땅도 좀 있고 해서 노후는 전혀 걱정 없고요.외모도 다른 아줌마들에 비하면 키 크고 날씬하고 나이보다 어려보이고 세련되보여요. 울 자매는 모두 결혼했습니다.
어제 밤에 동생한테 전화가 왔는데 동생이 엄마집에 잠깐 들렀는데 엄마가 제부와 동생 있는 앞에서 남자친구가 있는데 그 쪽에서 우리를 보여달라고 한다고 엄마는 그집 딸이랑 사위 아들 다 만났고 그 남자친구 누나랑 여동생도 조만간 볼거라고 했다고요. 엄마랑 동갑이고 (59세)농사 조그맣게 짓고 저녁에는 노래방을 한다네요.
동생은 뜬금없이 갑자기 들은 소리(어느정도 남친이 있을거라는 생각은 했지만)라서 그냥 잘 됐네 엄마도 남자친구 있음 의지도 돼고 좋지 뭐 그랬다네요.
그리고 와서 저한테 얘기 해주는 거에요. 전 그소리 듣고 그냥 기분이 안좋더라구요. 돌아가신 아빠 생각 많이 나고 그냥 사귈거면 우리한테 말 안하고 그냥 사귀지 뭘 사위한테까지 대놓고 얘기하고 같이 보자는 늬앙스로 그렇게 말하는지..
제부도 집으로 돌아오면서 장인어른 생각 많이 난다 그러더래요.
저도 어제 밤에 한숨 못잤는데 동생도 마찬가지였더라구요.
울 남편은 그 나이에 농사짓고 노래방까지 한다는거 보니 돈도 별로 없고 아직 대학생인 아들까지 있는데 그 남자 입장에선 봉잡은거라고..그리고 노래방도 유흥업인데 좀 그렇다 그러는거에요.
그리고 인사시키고 그렬려는거 보니 같이 사실려고 그러는거 아니냐고.. 그러니까 그집 누나 여동생까지 인사하러 간다고 하지 않느냐고..
저는 그냥 싫어요. 머리아파고 갑자기 풀수 없는 스트레스가 얹어진 느낌이에요. 아빠 생각만 나고..
그래서 동생한테 말했어요. 엄마가 남자 사귀는건 좋다 그렇지만 엄마 집에 들락날락 거리고 우리한테까지 인사하고 지내고 그건 싫다고요. 동생이 자기도 싫다네요.
이모들한테 우리가 어떡해야하나 물어볼까 했더니 분명히 우리보고 못됐다고 할거라고 엄마가 좋다는데 왜 그러냐고 할거라는데 그냥 우리랑 가족같이 지내는건 싫어요.
게다가 이번에 엄마가 이사하면서 인테리어며 가구며 완전 신혼집 느낌으로 싹 바꿨거든요.그거 꾸며준다고 한달동안 싱크대 타일 가구 벽지 고르느라 이뽀고 싸게한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고생했는데 제가 무슨 신혼집 꾸며줄려고 그런거 같고 기분이 안좋아요.
엄마도 여자로서의 인생이 있는데 자식들이 이러면 안된다 이기적인거다 그런거 많이 봤는데 막상 제가 닥치니까 너무 싫으네요. 왜 우리한테 공개를 했는지..그냥 사위한테는 공개안하고 우리한테만 먼저 말하고 분위기 먼저 살피지 싶고..
엄마가 엄청 우유부단하고 남한테 퍼주기도 잘 퍼주고 해서 더더욱 걱정 되구요. 먹고 살만하고 외모도 되기 때문에 남자들이 달려들거라고는 어느정도 예상하고 엄마한테 항상 남자조심하라고 그러거든요.
동생이 엄마말 받아줘보니까 엄마가 막 술술 말하는데 이전에도 몇명의 남자가 있었고 지금도 유부남이고 이혼남이고 사귀자고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래요.
오늘 동생하고 엄마집 가서 말하기로 했어요. 어쨌든 엄마 남자 사귀는건 찬성인데 집에서 만나거나 우리랑 마주치게는 하지말라구요.
여러분들한테 욕먹을일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 하려구요. 이번에 엄마가 아빠랑 사시던 집에서 다른집으로 이사하면서 동생이 꿈을 꿨는데 아빠가 펑펑 울면서 내가 평생 이룬 재산 니가 그렇게 날리게 가만 안놔둘거라면서 무섭게 그랬다고 동생이 꿈이 이상하다 그랬거든요.
엄마가 제 동생보고 담에 엄마남자친구 집에서 보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그동안은 제 동생이 하도 들락날락 거려서 제 동생 피해 늦은 밤에만 왔다 갔다고..헐..
암튼 머리속이 복잡하고 괜히 눈물도 나고 그러네요.
저희가 너무 엄마한테 못돼게 하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