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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만 부각되는 성범죄?

플래닛 조회수 : 392
작성일 : 2017-04-30 01:54:27


http://naver.me/5RyaeCc6

'피해자만 부각되는 성범죄'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이 기사는 '피해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사회' 운운하면서 안 그래도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피해자 약자'가 이런 의식없고 무신경한 사회로부터 무자비하게 당하고 있는 '2차 피해'를 걱정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물론 피해를 입은 학생이 범죄 행위에 의해 입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그렇지만 이 기사를 읽는 나는 이런 걱정하는 척, '2차 피해' 등등 뭔가 있어 보이는 말을 쓰며 그럴듯한 '척'을 하고 폼이나 잡는 뉴스가 당연시하면서, 의도적이든 아니든 독자들에게 암묵적으로 조장, 확산, 강화하고 있는 몇 가지 '믿음'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내가 던지는 의문이다.

우선, 동국대 사학과 다니는 한 학생이 성범죄를 저지르면 '동국대 사학과 학생회'와 '동국대 총학생회'가 고개 숙여 사과문을 내야 하나?' 내가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인간이라서 이렇게도 당연한 공동체적 인간의 도리를 모르고 던지는 의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동국대 사학과 학생회의 사과문은 나로서는 도무지 납득도 안되고 이상한데 이 사회가 개인(노예)들에게 강요하는 '공동체 의식' 같다. 어릴 적 우리 남매 중 한 사람만 잘못을 저질러도 둘 다 벌을 받으면서 억울했거나 부담스러웠던 기억도 생각나고, 초중고 때 반에서 도난 사건이나 뭔가 불미스런 사건이 일어나면 한 사람이 자백을 할 때까지 반 전체가 벌서고 반성문 썼던 기억도 생각나고 ..학교라는, 학생이라는, 특수성도 있겠지만, 그렇게 따진다면 학생회가 아니라 학생을 잘못 가르친 사학과 지도교수가, 그리고 대학의 총장이 반성을 하고 사죄를 해야하지 않을까? 직접 피해를 당한 건 아니지만 역시 불쾌하고 끔찍한 경험을 하고 있을 같은 과, 같은 학교 학생들이 왜 얼토당토 않게 사과문을 올려야 한단 말인가? 지도 교수와 학교 측이 자신들의 책임을 어린 학생들에게 떠넘기려 저런 일을 시킨 것은 아닐까?라는 의혹마저 든다. 기자라면 차라리 이런 의혹에 대해 진상을 파헤쳐서 우리에게 알려줘야 하는 건 아닐까?

두번째, 대자보의 제목에서 '숙명여대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피해 학생의 학교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불쾌해하는 숙대 학생들은 과연 피해를 입은 학우가 입을 '2차 피해'를 걱정하는 마음일까, 아니면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는 수치스러워 마땅한데 자신들이 다니는 숙대가 그런 '수치스런' 일에 거론되는 것을 걱정하는 마음일까? 피해자에게 가하는 '2차 피해' 등등 무슨 일만 일어났다 하면, 뭔가 있어 보이는 신조어를 만들어 개탄하고 그걸로 이 사회의 문제가 해결되는 양 하며 실제로는 자기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 따라 배운 모습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성범죄의 피해를 입은 피해자는 어이 없이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뿐인데, 결코 더럽혀지거나 수치스러운 게 아닌데 피해자를 그렇게도 걱정하는 척하는 학우들이라는 대학생들은 성범죄의 '더럽고 수치스러운' 피해자로 자기들이 다니는 학교 이름이 거론됐다고 노발대발을 하고 있다. 언론은 이런 기사로 대체 뭘 말하고 알려주려는 걸까?

제발 이런 척하는 기사로 피해자들 걱정하는 척, 뒷통수 때리는 짓일랑 그만 하고 이젠 할 일 좀 제대로 하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IP : 1.240.xxx.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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