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위자료 2500만원으로 끝난 아파트 경비원의 죽음

ㅇㅇ 조회수 : 1,573
작성일 : 2017-04-28 22:56:08
2014년 10월7일 고 이만수(당시 53세)씨는 자신이 경비원으로 일하던 서울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 주차장에서 자신의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그곳에서 경비원 일을 시작한지 1년쯤 됐을 때였다. 그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은 채 한 달 간 병원 생활을 했지만 결국 숨졌다.

젊은 시절 회사원으로 일했던 이씨는 평생 두 아들과 부인을 끔찍이 아낀 가장이었다. 그는 경비원 일을 하면서도 매일 가족과 다정한 카카오톡을 나눴다. 그런 그가 가족을 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 아파트 A동에 사는 70대 B(여)씨 때문이었다.

이씨는 2014년 7월 A동에 배치됐다. A동은 B씨가 괴롭히기로 소문나 경비원들이 모두 기피하는 곳이었다. 혼자 사는 B씨는 경비원들을 감시하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눈에 띄면 모욕적인 말을 퍼부었다. 이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B씨는 이씨에게 분리수거를 못한다는 이유로 아파트 앞에서 심한 욕설과 질책을 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동료 경비원들은 "B씨가 유효기간이 지난 음식을 던지며 '경비, 이거 먹어!'라고 한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A동에 배치된지 한 달만에 이씨는 신경정신과에서 중증도 우울증을 진단받았다. 인격적 모멸감을 견디지 못한 이씨는 경비팀장에게 병가를 신청하며 근무지를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경비팀장은 ”병가는 무급이고, 힘들면 권고사직을 한 뒤 연말에 자리가 생기면 다시 받아주겠다“며 거절했다.

결국 A동 배치 석달 만에 사고가 났다. 이날 아침에도 이씨는 B씨로부터 심한 꾸중과 욕설을 들었다. 이씨는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유족들은 같은해 12월 B씨와 이씨가 소속된 경비 용역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유족들은 “회사가 상급자에게 상납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씨를 A동으로 보냈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로 자살했기 때문에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B씨와 회사가 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송 과정은 지난했다. 법원은 먼저 B씨와 회사에 조정을 권유했다. 재판에서 법리 다툼을 하기 전에 서로 합의하게 한 것이다. B씨는 조정에 응했지만 회사 측은 “예측할 수 없었던 사고였으므로 책임이 없다”며 거부했다.
DA 300

하지만 법원은 회사의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7단독 서봉조 판사는 “회사와 B씨가 함께 유족에게 위자료 2500만원을 지급해야한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의 스트레스를 알면서도 방치한 것은 사용자의 보호의무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씨의 잘못도 도외시할 수 없다”며 책임을 제한했다.
 
가장을 떠나보낸 가족들은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한 유족 보상금을 매달 연금 형태로 받고 있다. 마트에서 일하는 이씨의 부인을 포함해 가족들 모두가 일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유족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사실 유족들도 위자료 액수엔 큰 관심이 없었다.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죽음에 대해 가해자와 회사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은 건 B씨와 회사 측이 위자료 액수의 분배에 합의하는 과정이다. 현재 B씨는 “내 명의 재산이 없다”며 회사 측에 배상을 미루고 있다. B씨가 살던 아파트는 자식 명의다. 아랫층에 딸이 살고 있지만 법적으로 책임을 전가할 순 없다. 회사 측은 “절반인 1250만원씩 내야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B씨를 대신해 전액 배상할 경우 구상권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위자료 2500만원으로 끝난 아파트 경비원의 죽음…가해 주민과 회사 여전히 '책임 미루기'







IP : 122.36.xxx.12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
    '17.4.28 11:21 PM (211.216.xxx.201)

    경비원이라고 천대하던 노인... 법적 처벌 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사후 세계에서 천벌받길.

  • 2.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에
    '17.4.29 12:19 AM (58.143.xxx.20)

    해당하는 듯 ... 미친 노인네요.

  • 3.
    '17.4.29 3:05 AM (61.76.xxx.17) - 삭제된댓글

    위자료 액수는 상관이 없다라... 취지는 알겠는데 그건 아니죠.
    피해자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고자 하는 것을 꼭 돈독오른 것처럼 인식하는 문화가 있어서 몸사리는 건가요.
    자살로까지 몬 걸 생각하면 열배를 받아도 모자랄텐데.
    위자료 액수 중요합니다. 돈으로라도 나의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가해자에 대한 또다른 응징입니다.
    언제까지 위자료의 상징적인 의미에 기대고 돈 액수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그 사람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잣대가 될 것인지... 답답합니다.

  • 4.
    '17.4.29 3:06 AM (61.76.xxx.17)

    위자료 액수는 상관이 없다라... 취지는 알겠는데 그건 아니죠.
    피해자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고자 하는 것을 꼭 돈독오른 것처럼 인식하는 문화가 있어서 몸사리는 건가요.
    자살로까지 몬 걸 생각하면 열배를 받아도 모자랄텐데.
    위자료 액수 중요합니다. 돈으로라도 나의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고 또 그것이 가해자에 대한 응징이 되는 게 법치국가 아닌가요.
    언제까지 위자료의 상징적인 의미에 기대고 돈 액수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그 사람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잣대가 될 것인지... 답답합니다.

  • 5. 미친노인네
    '17.4.29 9:00 AM (223.38.xxx.236) - 삭제된댓글

    저런 인간들이 아직도 득시글하다는게 더 무서워요
    꼭 천벌받길

  • 6. 도전2017
    '17.4.29 9:14 AM (124.54.xxx.150)

    그 미친 노친네 일 저질러놓고 그 바싼 아파트 살면서 자기 명의 재산이 없다니? 사건 터지니까 다 자식들한테 증여했나봄? 회사가 다 찾아내기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4821 데프콘이랑 꼬북칲을 사러갔어요 6 과자꽈자 2017/05/07 1,986
684820 윤식당 보면서ᆢ나는 틀렸구나~싶네요 29 어이쿠ㅠ 2017/05/07 22,837
684819 히틀러 한 표 차이로 당선 된 것 아세요? 2 샬랄라 2017/05/07 1,001
684818 전기렌지 vs 가스렌지 4 이사 2017/05/07 1,209
684817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꿈꾸며. 7 그냥 답답 2017/05/07 350
684816 문재인 유세장에서만 나올 수 있는 사진 jpg 14 ... 2017/05/07 3,358
684815 득표율 8 몽이 2017/05/07 722
684814 대형병원아니면 응급실비용 원래 그렇게 크지 않은가요? 5 .... 2017/05/07 1,194
684813 냉동가자미를 사왔는데요 3 생선구이 2017/05/07 1,141
684812 과식하거나 배변후에 눈이 피곤한건.... 1 간기능? 2017/05/07 953
684811 국민의당이 공개한 음성변조 된 ‘가까운 동료’ 인터뷰 ‘가짜’ .. 32 파슨스 동기.. 2017/05/07 2,002
684810 3,4때부터 음악 미술한 예술가들은 몸이 예민한가요? 4 궁금 2017/05/07 1,523
684809 안심(安心) 카네이션 공약 부모님 곁엔 언제나 우리가 ! 2 예원맘 2017/05/07 344
684808 안방 화장실 3 노란바지 2017/05/07 1,587
684807 빅뱅과 태양과 달과 50%를 더하면? 문재인 1 수퍼문 2017/05/07 466
684806 슬슬 부정선거 냄새가 솔솔 나는듯한데 17 mb가조용한.. 2017/05/07 2,276
684805 대선날 저녁 뭐드실거예요? 10 2017/05/07 2,045
684804 걸어서 국민속으로 9 안철수 2017/05/07 533
684803 말 안듣는 아들 5 돌게맘 2017/05/07 1,183
684802 저기..중매쟁이한테 이럴때 뭐라 대답하면 좋을까요? 3 ... 2017/05/07 1,266
684801 지금 웬 강풍이 이리 불죠? 4 무셔 2017/05/07 1,778
684800 뉴스보다가 안 인터뷰 8 뉴스 2017/05/07 785
684799 자유당 ''문준용 지명 수배'' 문준용 실검 조작한 네.. 23 문준용 2017/05/07 1,397
684798 안철수 지지율 15%도 안 나오는데 뭐가 대세에요? 49 ㅇㅇ 2017/05/07 2,003
684797 심상정에게한표 투표했습니다 48 신성한 2017/05/07 2,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