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는 10년이상 관계없이 한 집에서 룸메이트처럼 살고 있습니다
애가 있으니까 서로가 신사협정을 맺은 듯 곁으로는 한번도 큰소리내면서 싸우지도 않고 그렇게 지내고 있지요
묵시적으로는 서로 간섭,잔소리 안하고 서로서로의 집안 행사에도 최소한으로 얼굴비추는 걸로 되어 있고요
생활비는 한달에 일정금액 주는 거하고 제가 일해서 버는 거하고 해서 쓰고요
그런데 시어머니는 참 징글징글하네요
며칠전에도 전화하셔서 네가 시댁에 이러저런 행사에 코빼기도 비추지 않고, 시집와서 한것이 뭐 있느냐고 닥달하시는데
마음이 참 불편합니다
그렇다고 남편과 남남처럼 살고있는상황에서 시어머니께 헌신하고픈 마음도 없고요
우리 시어머니 그닥 좋은 시어머니도 아니었고 평균적인 시어머니도 아닙니다
저희 부부에게는 물질적으로 요구하시고 본인은 마음밖에 없고, 본인만큼 뒷끝없는 사람도 없다고,
당연히 그러겠죠, 할말 다하고 사셨으니 무슨 뒤끝이나 스트레스가 있을까요
문제는 제 보수적인 관념입니다
이성적으로는 남편으로 인해 맺어진 시어머니와의 관계, 남편과의 관계가 무너진 지금 시어머니와의 관계도 의미없으니 시어머니가 바라는대로 충성할 생각은 없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나이드신 분에게 너무 한거 아니냐 하는 내면의 생각도 있습니다. 핑계같지만 시어머니가 조금만 더 따뜻하거나 인간적이셨다면 잘 해 드렸을 것 같아요, 고생하셨고 연세도 있으시니,
마음이 불편하네요, 그렇지만 꾹 참을렵니다.
그냥 마음 불편하게, 몸 편하게 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