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교수에 대한 서울대 특혜채용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 교수 임용 과정에서 저에게 아무런 특혜가 없었다. 제가 밟아야할 모든 절차를 밟았고 저에 대한 모든 서류와 사실은 제가 알기로 100% 정확하게 다 서울대에 제출했다. 채용은 서울대에서 판단했다. 모교에서 후배들과 제자들을 가르치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 저는 인생에 행운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통 불평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번 네거티브 공세는 좀 심했다. 심지어 이런 네거티브 때문에 남편이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기가 막힌다.
- 문재인 후보측의 의혹 제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두가지 차별에서 비롯된 의혹제기다. 하나는 저처럼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여성에 대한 역차별이다. 또 하나는 융합학문을 하는 사람에 대한 역차별이다.
- 여성에 대한 역차별은 무슨 뜻인가.
▶ 저는 제가 할 도리대로 앞만 보고 달려왔다. (문 후보측에서) 여성 (전문가)로서 전문분야에 일을 하기 위해서 남편과 같은 직장에 가면 '패키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저 때문에 다른 사람(전문직 여성)들이 피해 볼까봐 우려된다. 저는 여자로서 서울대 의대생 중 여학생 10% 안에서 살아온 사람이다. 의대생 중 남자가 90%였고 여자가 10%였다. 이후 인턴·레지던트를 하고 직장을 얻는 과정에서 남녀에 대한 차별과 보육·출산까지 다 겪었다. 이를 다 돌파해서 원하는 전문 영역에 원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 실력으로 이겨냈는데도 '1 1'이라며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한다는 뜻인가.
▶ 저는 의사라는 정체성이 있다. 또 과학을 좋아한다. 이공계 사람들이 많이 부족한 부분들 즉, 법규라든지 이런 것들을 채워줄 수 있고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하는 것에 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의과대에 돌아와서, 또 이공계인 카이스트에서 학문적으로는 식약처 규제와 연구윤리 등을 가르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 그동안 의혹 제기에 대해 '국민들이 아실 것'이라며 침묵한 이유는.
▶ 저는 연구하는 학자다. 학자는 기본적으로 겸손해야 한다. 사실 제가 학자로서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절대적 추구해야할 학문의 길에 대해서 항상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 기본으로 깔려있다. 하지만 채용에 내가 모자란다는 것은 아니다.
- 안 후보가 당선되면 모델로 삼고 있는 영부인이 있는가.
▶ 많은 사람들이 "미셸 오바마처럼 되달라"고 하더라. 미셸 오바마처럼 나름 사회적인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면서 남편(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동등한 모습을 보여주는 여자를 원하는 것 같았다. 또 미셸처럼 국민들과 격의 없이 다가가 가까이 있는 모습을 원하시는 것 같기도 했다. 대통령인 남편과 서로 존중하고 존경하며 사랑하지만 두 사람의 독립된 채로 같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라는 말 같았다. 떠날때는 사람들이 굉장히 아쉬워하고 '고생했다'고 말해주는 영부인이 되고 싶다.
- 딸 설희 씨는 어떤 일을 하고 싶어하나
▶ 제 딸은 여성과학자가 되고 싶어 한다. 미국에서마저 여성수학자나 여성물리학자에 대한 기본적인 차별이 있더라. 딸은 수학을 어렸을 때는 되게 못했는데 지금은 좋아하게 됐다. 수학자를 할지 화학을 공부할 지 고민하다가 이 둘을 결합하는 학문을 하고 있다. 이론화학 혹은 물리화학이라고 하기도 한다.
- 최근 의혹에 대해서 힘들어하지 않느냐?
▶ 딸 설희가 미국의 국가연구소에서 포스닥(박사후연수과정)을 밟고 한국에 와서 학생을 가르치거나 연구를 하고 싶어 한다. (교수에 임용되면 저처럼) '1 1 1이구나'라면서 의혹을 제기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우리 딸이 열심히 해서 새로운 영역의 학문을 개척해보려고 애썼는데 '아버지 때문에 (교수직에) 들어갔다'고 근거없이 의혹이 나올 것 같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내가 분명하게 말해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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