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토론회에서 상대의 공격에도 웃는 모습을 유지하고, 해명을 해야하는 질문에도 답변이 늘어져 답답했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날 토론회는 송민순 전 장관 회고록 논란 등으로 문 후보에 공세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이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문 후보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라"고 대응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참여시 문 후보가 북에 사전 의견을 물었다는 송 전 장관의 주장을 근거로 문 후보가 거짓말로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불쾌함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제대로 확인해봐라, 여러번 말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유 후보가 "문 후보님"이라며 반박을 시도하자 문 후보는 "(말을) 끊지말라"라며 "다시 확인해보고 의문 있으면 그때 질문하라"며 잘라 말했다.
이어 유 후보를 향해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라고 느껴왔는데 대선 국면에 또 다시 구태의연한 색깔론을 들고 나와 실망스럽다"라고 쏘아붙였다.
지난 토론회에서 '주적 공방'으로 상대적으로 유 후보에게 밀렸다는 평을 받아온 문 후보는 이날 유 후보를 상대로 일종의 '무시'전략을 써가며 대응했다.
유 후보가 거듭 "왜 저의 문제제기를 색깔론으로 몰아가느냐. (북한인권결의안)말을 벌써 공개적으로 바꿨다"며 "문 후보의 발언이 거짓말로 들어나면 사퇴 용의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몰아부치자 문 후보는 "유 후보가 토론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유 후보가 문 후보의 답변 중간에 발언 기회를 요구하자 문 후보는 "방해하지 말라"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로 공격의 방향을 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홍준표 후보는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 사람들의 특징이 끊임없이 남 탓을 하는 것이다. 북핵 문제도 위기를 만들고 끊임없이 그 앞의 10년 전의 과거 정부 탓을 한다"고 비판했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안 후보와의 신경전도 뜨거웠다. 지난 토론회까지 1위 주자로서의 여유로운 면모를 보여줬던 것과 달리 문 후보는 이날은 안 후보가 '호남과 TK'를 모두 공략하며 햇볕정책 등에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자세 등을 들춰내며 몰아세웠다.
문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안 후보가 (현재의 남북 위기는)역대정부에 다 책임이 있다고 했는데,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책임이 있는 것인가"라며 "국민의당은 김대중 정신을 말하면서 또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어진 '아바타' 논쟁에서는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국민을 보고 정치를 보라"며 조언했다.
안 후보가 먼저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아바타냐" 고 묻자, 문 후보는 "항간에 그런 말 있다"라고 응수했다.
안 후보가 이어 "지난 대선 때 후보 양보했다. 그 이유는 더이상 이명박 정부 정권연장은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MB아바타냐"라며 문 후보에 따져 물었지만 문 후보는 "아니면 아니라고 본인이 해명하라. 저를 걸고 들어가지 말고 국민 바라보고 정치하라. 문재인 반대하려고 정치하느냐"라고 질타했다.
때로는 같은 목소리를 내지만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고 문 후보를 비판했던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선거제도 개편에 문 후보가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지적하자, 문 후보는 "정의당과 함께 노력하겠다"며 포용전략을 취했다.
그는 "내년도 개헌 국민투표 약속했다. 이번에 대통령이 되면 꼭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토론 마무리 발언에서 과거 4.19 혁명, 87년 6월 항쟁 등을 언급하며 '미완의 혁명'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정권을 교체 해야 만 촛불 항쟁을 완성시킬 수 있다. 정권교체를 통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며 "선거 때만 되면 안보팔이 장사만 하고, 실제로 대한민국 안보 위기에 빠뜨린 안보 무능세려가 안보 실패 세력을 심판하고 진짜 안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를 향해 쏟아지는 '색깔론', '불안한 대북관'에 '강한 안보 대통령'으로 정면 승부하는 한편,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토론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