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40대 중반 미혼이에요.
30대 초반에 강사일 시작해서 이제 10년차인데 이 지역에서 잘 나가는 것 같아요..
우리동네에서 제일 큰 대형 학원 강사에요.
월급은 그 때 그 때 다르다면서 부모님이 물어봐도 정확히 이야기는 안하는데 집도 대출 없이 이 지역에서 제일 비싼 아파트 있고 작은 빌라도 있고요...
언니가 학생때 제 눈에는 공부를 진짜 잘했어요.
사교육 없이 공부 잘해서 부모님의 자랑이였는데 고3때 뭐에 미쳤는지 학교도 안나가고 (무단결석해서 학교 선생님이 봐주고 봐주다가 전화하셨어요. 모범생이였어서 결석체크를 안하셔서 개근상은 받아오더라고요. 일주일이나 안나가고서도.. 그리고 고3 담임샘이 술 드시고 찾아오셨던 기억도 있어요...... 언니가 갑자기 방황한다고...)
대학도 정말 왜저러지? 싶을 정도로 관심없어해서 시험 볼 때 교문 앞에서 부모님이랑 고3 담임샘이 지키고 있었어요.
그렇게 겨우 시험은 봤는데 워서도 관심없어해서 부모님이랑 담임샘이 겨우 겨우 보내놓은 대학도 몰래 때려치고 놀다가 다시 재입학하고..
근데 그렇게 대충 집어넣은 대학도 명문대는 아니지만 서울에 있는 중하위권 대학이였는데 웃긴게 본인이 안해놓고서 그 학교 다닌다는걸 그렇게 싫어했었어요. 이해는 가는게 언니 고등학교가 정말 좋은 학교라서 서울대 몇십명씩 보내고 그랬어서 언니 친구들 다 그런 학교 갔었거든요...... 그러면서 언니 친구들이랑 연락도 다 끊고 학교도 안가고 집에서 잠만 자더라고요.
졸업하고서 간간히 과외한다고 나갔었는데 정작 저랑 나이 차이가 10살 정도가 넘게 나는데 저를 가르쳐준 적은 없어서
제 눈에는 그냥 계속 노는걸로 보였고요..;;; 그러다가 저 취업할때 쯤.. 그니까 언니 나이 30대 중반에 학원일 시작하더라고요. 초등부 강사하다가 중등부 강사했는데 제 취업선물 주고서는 축하해~ 줄 수 있어서 다행이네~ 하고서는 그게 목표였던건지 중간에 그만 뒀었어요;;;; 언니가 한번도 생일선물이나 이런거 챙겨준 적 없는데 갑자기 가지고 싶다고 했던 가방 사가지고 와서 주면서 저 이야기 해서 아직도 기억이 나요.
원장이 좋게 봐서 중등부 한지 얼마 안된 상태서 고등부로 올려줬었는데 고등부수학 어려워서 못한다고 안한다고 1년 정도 놀더니(정말 놀았어요...;;;여행다니고 방에서 잠만 자고) 갑자기 또 강사일 하겠다고 하면서 고등부수학으로 가더라고요. 갑자기 서울에서도 교육열 쎈 동네로 가더라고요. 그걸 합격한 것도 신기하고 다닌 것도 신기하고..
갑자기 또 뭔 바람이 불었는지 엄청 열심히 일 했어요. 맨날 새벽에 들어오고...
집에 있어서 뭐 하나 보면은 계속 공부하고 나간다고 해서 데이트라도 하나? 하고서 물어보면은 학원강사 스터디하러가는거였고 대학 다닐때도 안보던 전공책까지 보고 일본어 원서들이 있어서 뭐냐고 물어보면은 일본대학교 기출이라고 하면서
처음엔 번역 부탁해서 하더니 자기가 배워서 하는 것 같더라고요.
연애도 안하고(개인적으로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겠어요.) 맨날 운동갔다가 공부하고 스터디가고 다시 학원가고 이렇게만 살았어요..
워낙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부모님한테도 말 없고 뚱한 언니라서.. 뭘 물어볼 수도 없었는데..
부모님이 뭘 물어보면은 아예 입을 닫거나. 그냥 아 몰라. 말 시키지마. 나 잘거야. 이러고 들어가고
결혼 가지고도 계속 하라고 하니까 그냥 집 나가버렸고요.
정말 하루만에 나가서 친구도 없는데 어디있나 걱정했더니 호텔에서 좀 있다가 바로 집 구해서 살더라고요...
독립하고서는 더 말을 안해요..
그렇다고 사이가 안좋은게 아니에요. 다른 이야기는 다 잘하고 부모님 모시고 여행도 잘 다니고 여행도 잘 보내주고 그래요.
그리고 저 보면은 이쁜 내 동생 이러면서 생일선물 주고 취직한지 몇년차네? 하면서 선물 주고 이직한다니까
또 선물 보내주더라고요.. 꽃도 보내주고요.
남친이랑 놀러간다하면은 @@이랑 잘 놀다오라고 문자도 보내주고 맛있는 것도 사 먹으라고 카드도 쥐어주고
같이 영화도 보러가고 여행도 가고...
그런데 일 부분에서는 하나도 이야기 안하고
간혹 원장욕 아이들이 공부 안해서 이해는 되는데 짜증나고 미치겠다는 이야기는 했어요..
주기적으로 얼굴 다 뒤집어지고 탈모도 오고 그랬어요.
저렇게 미치겠다고 하다가 또 어쩔때는 언니가 저 붙잡고 나 머리 진짜 나쁜 것 같다고
왜이렇게 똑똑한 아이들이랑 강사들이 많냐고 짜증난다고 막 그러더니 또 잠잠했었고요.
근데 갑자기 학원 그만뒀다고 대학 다시 가서 다른거 하고 살거라고
지쳐서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부모님은 그렇게 싫으면 학원 차려서 관리자역만 하고 늦었지만 결혼하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고 계시는지라
저한테 좀 말려보라고 하세요..
어디 대학갈거냐고 그냥 대학이 다시 가고 싶은거야? 아니면 교대나 한의대 생각하는거냐고 하니까
또 그것도 이야기 안하고 성적 나와서 합격하면 이야기할게.
이러고 그 이야기만 나오면 카톡도 읽씹이고 전화도 끊어버려요..
근데 위에 구구절절 쓴게
딱 봐도 말릴 수가 없어 보이지 않아요?ㅠㅠ
겉으로 보면은 유순해보이는데 고집이랑 성격 보통 아니라서 소통 불가능이에요..
대화를 하려는게 아니라 자기가 이렇게 생각을 하면은 딱 거기까지 하고 그냥 입을 닫아버리고 행동으로 취해버려요.
학원도 몇번 그만둘때 원장한테 자기 이야기 몇번 딱 해보고서 수용이 안되면은 더이상 대화 없이 바로 그만두고 그랬던 것 같아요..이걸 왜 아냐면 원장이 자기가 잘못했다고 집으로 찾아왔는데 할 말 없습니다. 하고 문도 안열더라고요..
그냥 내 언니지만 좀 돌아이 같다 느꼈는데
나이 들어서도 저러니까 저도 보기 힘들고
그냥 냅두는게 나을 것 같죠??ㅠㅠ
솔직히 20대도 못 말리는데 40대를 어떤식으로 말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