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4주 앞두고 이틀전에 재보궐 선거가 끝났습니다. 박근혜 탄핵과 이어지는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치러지는 선거라 관심이 매우 높았지만, 예상대로 투표율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경북 상주 의성 청도 지역 외에는 평균 30% 정도입니다. 이 곳은 50% 가량 나왔습니다.
경기 하남시장 선거 외에는 대부분 농촌지역에서 열린 30% 투표율의 의미는 사실상 민주당에게는 열악한 필승 환경이었습니다. 이미 대선은 투표율이 7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30% 투표율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겠지만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몇 가지 결과에 대해 분석하고자 합니다.
□ 각 정당별 손익 계산서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지지층이 확실히 결집되어 있음을 확인된 선거였습니다. 하남시장 선거가 증명해 주었다고 봅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진영의 대표성을 확인 받았으며, 국민의 당은 보수표 없이는 집권이 불가능한 세력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바른당은 어떻하든 합종연횡에 내몰린 상황입니다.
□ 미니 대선 하남 시장 선거에서의 의미
앞서 언급한 바 대로 민주당에게는 매우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하남시장 선거마저 최근 박빙으로 조사되는 문재인 대 안철수 여론조사 결과치에 따라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민주당 후보의 신승으로 드러났습니다.
하남시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배드타운이 형성된 지역입니다. 미사강변지구 신도시가 조성되어 있고, 그만큼 토착인구보다 유입인구가 많은 지역입니다. 도농복합도시이기도 합니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지역조건을 가진 곳이어서 그런지 유난히 투표율이 낮게 나타났지요. 미니 대선이라는 의미가 붙여져 관심이 지대한 지역이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30% 투표율에 37%를 얻은 민주당 후보의 신승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이 2위 싸움인데 초박빙이지만 자유당이 국민의당을 3위로 밀어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썪어도 준치라고 자유당의 저력, 즉 보수표가 아직은 살아 있고 집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바른당은 존재 의미조차 없는 성적을 냈습니다.
하남 선거에서는 문재인 후보는 선거기간 일정상 가지 못했는데 안철수는 지원 유세를 간 곳입니다. 그럼에도 2위와 10% 차를 내며 신승했습니다.
이번 하남시장 선거 결과만 놓고보면 홍준표는 보수표 결집의지, 롱런 의지를 숨기지 못할 것입니다. 27%의 득표율은 원내 제 2당으로써 존재감을 분명 드러낸 것이라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문재인 지지표는 단단하게 결집해 있고, 안철수표는 홍준표의 결사 롱런 의지가 불태워짐으로 뜬구름 같은 지지표가 분산될 수 있는 결과치를 보여주었다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민주당 후보가 얻은 37%는 기권이 많았던 젊은층을 감안하면 대선에서 50%를 넘나드는 득표율이라 예상됩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홍준표에게 자신감을 심어 준 것이 큰 소득이라 생각합니다.
□ 누구도 넘볼 수 없는 TK 지역 자유한국당의 저력
TK에서 자유한국당의 압승은 안철수의 신기루표를 확인 것이고, 바른당의 존재감에 회의를 준 결과였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재건설을 외치며 안철수 두들기에 자신감을 회복했을 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는 “홍준표를 찍으면 홍준표가 된다”는 구호가 아직은 먹힐 단계라는 것이지요.
반대로 국민의당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한때 믿기 힘들정도로 TK지역에서 대선 지지율 1위까지 올랐는데 홍준표가 자신감을 회복했으니 보수표 기대는 물 건너간 상황입니다. PK 지역에서는 민주당에 완벽히 제압당했고, 호남의 농촌 지역 선방으로 지역당 이미지만 더 굳힌 것 같습니다.
어쨌든 TK 지역애서 재보궐선거 결과치만 놓고보면 자유한국당과 홍준표는 기사회생의 자양분을 얻은 것은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자유한국당의 괜찮은 부상입니다. 어떤 경우든 그들의 집권은 불가능한 대한민국 정치 지형이기에 그렇습니다. 확고하게 보수표라도 가져가라는 것이지요. 보수표 중에도 질리도록 수구꼴통표를 말합니다.
□ 위기에 몰린 안철수
안철수의 급부상은 언론 환경이 만들어준 기울어진 지지표입니다. 환상이었다는 것이지요. 정체성이 불분명하고 확고한 자신의 지지기반이 없는 안철수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선거였습니다.
호남에서 아직은 정치적 지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호남 거의 전 지역을 석권한 국회의원 조직이 있는 정당으로써 그것도 농촌 지역에 국한된 민주당과 3:1 승부는 큰 의미를 찾기 힘듭니다. 오히려 호남지역민들에게는 국민의당 한계만 보여준 재보궐선거여서 대선에서는 문재인으로 집결 가능성만 높여 주었습니다. 수도권 선거인 하남 선거에서 2위도 아닌 3위를 했고, TK에서 홍준표가 살아 있으며, 오히려 문재인은 부산 경남에서 지난 총선에 이어 영남 교두보 이상의 저력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호남민이 받은 메시지는 컸다고 봅니다.
□ 당 해체까지 몰린 바른당
바른당이 최대 위기에 몰렸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자유한국당에 흡수될까요? 현재 바른당 국회의원들 지역별 분포를 보면, 유승민 외에 대부분 수도권과 부산 경남 지역 의원들입니다. 한마디로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를 생각하면 수도권 의원들도 눈앞이 캄캄한 상황이고, 부울경 지경은 민주당이 그 세를 확장하면서 정치적 미래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만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 이 지역 지지율은 민주당으로 쏠리게 되어 있습니다.
나는 단호하게 민주당에게 제안합니다. 어차피 문재인 대통령 시대에 국회의석 확보는 필수입니다. 정치는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물밑 정치도 중요한 정치 일부입니다. 이번 기회에 바른당의 수도권의원과 부산 경남지역 의원들에 대한 명분을 제공하고 영입할 최고의 타이밍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국민의당 의원들 보다는 바른당 의원들 영입이 지금 시점에서는 가장 손쉽고 문재인 후보의 확장성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선 이후에는 국민의당 의원들은 정체성과 정치적 진로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이번 대선을 고비로 국민의당은 자생력을 잃을 것입니다. 이렇게되면 문재인 대통령 시대 국회의석 확보는 안정적으로 가능해집니다.
어쨌든 이번 재보궐선거는 남다른 의미가 깊었던 선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