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병우 영장 기각보다 더 큰 문제는.....' 권종상

시애틀에서 조회수 : 774
작성일 : 2017-04-12 11:37:13


일하고 있는 도중에 뉴스를 들여다보니 우병우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제일 큰 직권남용의 문제에 대해 기소하지 않은 검찰은 어차피 영장을 그런 식으로 친 것이고, 우병우가 알고 있는 수많은 비밀들엔 검찰 수뇌부도 연루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아마 그의 협박이 먹혔겠지요. 반면 국민은 분노했겠지요. 정권교체가 된다고 하면 왜 검찰개혁을 해야 하는지를 오히려 국민에게 강하게 각인시킨 셈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심은 대선에 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틈을 타서 이렇게 쉽게 넘겨버리려고 했던 검찰이 오히려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 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판단미스지요. 결국 그들이 국민의 수준을 무시한 것, 앞으로 어떻게 받으려고 하는지. 아마 차기 정권에 뭔가 바쳐야 할 것도 많겠지요, 그들의 조직을 지키려면. 우병우가 나오는 장면을 보면서, 어쩌면 차기 정권에서 제일 먼저 이명박이 들어가겠구나,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조직을 지키는 것은 절대로 공짜가 아닐테니. 

그 와중에 지금 한반도의 어지러운 상황이 묻히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항공모함 칼 빈슨이 인도양에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반도 지역으로 재배치되고 중국이 국경에 군을 모으고, 4월 위기설이 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SNS에 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이 흉흉합니다.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지금 미국과 중국은 힘겨루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카드를 하나씩 내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그 카드 테이블이 한반도라는 겁니다. 마음이 씁쓸한 것은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는 우리가 상황들을 주도하거나 적어도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분명히 했다는 겁니다. 지금 주한 미국 대사도 공석인 상태에서, 미국의 결정에 따라 한국이 비극의 장이 될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위협. 이것이 우리 대선에도 역할을 끼칠까요? 사실 그렇진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칼 빈슨 호의 작전 최대 기간은 두 달입니다. 원자력으로 추진되는 항모이니 항해 기간을 연장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러나 그 안에 승선하고 있는 인원, 그리고 그 항모를 호위하는 선단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들은 보급과 휴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항로 변경을 명령받은 겁니다. 이것은 칼 빈슨의 항로 변침이 시위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들이 재보급과 메인터넌스를 받으려면 하와이나 본국의 샌디에고 등으로 가야 할 테니. 

지금의 상황이 진짜 위기로 발전된다면, 아마 1994년의 상황이 재연될 겁니다. 한국으로 가려는 사람들에게 여행 제한령이 내려지고, 한국 내의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소개령이 내려지겠지요. 그리고 집결지가 하달될 겁니다. 무엇보다 한국에 투자하고 있는 회사들이 갑자기 자본을 빼내기 시작하고, 그것은 바로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이어질겁니다. 이런 현상이 생긴다면 그때는 정말 한국이 위기에 처한다는 증거가 될 겁니다. 

다행히도 아직 이런 징조는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과 중국간 힘겨루기가 지금까지는 블러핑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의 반증입니다. 그래도 지켜보긴 해야 할 겁니다. 어느날 인천 공항으로 향해야 할 여객기들이 갑자기 시택 공항에서 계류 상태로 있다던지, 혹은 이쪽에 있는 포트 루이스 육군기지와 맥코드 공군기지에 비상이 떨어지고 움직임이 생긴다면, 이곳에서나 한국에서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수면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4월 위기설을 믿지는 않습니다. 

슬픈 것은, 전술했듯 이런 일들이 우리의 결정과는 상관없이 전개된다는 겁니다. 강대국들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입니다. 그나마 우리가 적극적으로 우리 역할을 강조하며 스스로 우리의 역할을 챙겨야 하는데, 지금 주한 미국대사도 없고, 중국과는 사드 배치로 인해 최악의 관계이고, 이런 점을 챙겨야 할 컨트롤 타워란 것이 대한민국엔 없다는 겁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겪어내야 합니다. 외교는 엉망이 됐고, 경제는 지난 이명박근혜 9년동안 바닥으로 내려가 버렸고, 정의와 상식은 우병우 불구속에서 보듯 애매한 상태입니다. 그나마 촛불 시민들이 있어서, 그들이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혼군을 감옥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시민의 힘만이 이 모든 국면을 되돌릴 수 있다는 말이지요.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에서 누구를 선택하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다시 국제관계에서 역할을 해 내야 하고, 정의와 상식을 다시 세우는 일. 여러분의 투표 참여와 그 결과에 달렸습니다. 
시애틀에서...



구구절절 옳은 말들 입니다. 같이 나눠 읽고 싶습니다.
모든 문제의 절대 간과해선 안되는 점이 바로 '우리 땅' 즉 한반도 라는 것입니다.
시애틀에 사시는 동포인 권종상 님이 쓰셨다고 합니다.
IP : 69.201.xxx.2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딩맘
    '17.4.12 11:48 AM (183.96.xxx.241)

    이 분 글 오랜만이네요 멀리서 어수선한 이 땅을 바라보는 심정도 오죽할까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74412 안철수,만 3세부터 국가가 교육비용 책임지겠다. 28 친문들아음해.. 2017/04/14 938
674411 문재인 찍으면 안된다는 것 아시겠죠? 34 .... 2017/04/14 2,303
674410 홍준표 술취한 시골노인 안철수 화난 전교1등 ... 2017/04/14 1,757
674409 화장품 매장에서 하는 메이크업 일일강의 들어보신적 있으세요? 1 .... 2017/04/14 548
674408 대학생 영양제 추천좀 해주세여 사바하 2017/04/14 561
674407 수학은 잘하고 물리를 어려워하면요 7 고딩맘 2017/04/14 1,754
674406 보좌관은 재벌가 집사처럼 잡일 하는 역할인가요? 8 ㅇㅇ 2017/04/14 1,237
674405 지하상가 옷구매는 진짜 신중하게.. 10 .. 2017/04/14 3,091
674404 저는 대선부정과 노무현대통령의 죽음을 늘 의심했습니다. 헌데.... 18 순콩 2017/04/14 1,385
674403 갑질은 김미경교수처럼 메일보내는게 아니라 전화로 시키는게 갑질(.. 67 안철수 2017/04/14 3,404
674402 제주도 피검사랑 씨티검사 결과 바로 나오는 곳 있을까요? 2 궁금 2017/04/14 709
674401 이정렬 전 판사 - 더불어 민주당에 선전포고 14 미리미리 2017/04/14 2,459
674400 김어준 목숨 내걸고 더 플랜 만들었네요. 25 ㅇㅇ 2017/04/14 3,168
674399 충격 '더 플랜' 풀영상 (1시간45분19초) 8 ㅇㅇㅇ 2017/04/14 1,443
674398 5163엄청난 숫자네요 3 ㅇㅇ 2017/04/14 957
674397 해외입니다만 44 허허 2017/04/14 3,415
674396 염동열 국회의원, 文 겨냥 '짜고치기' 여론조사? 3 개 ㅇㅇ 들.. 2017/04/14 1,109
674395 더플랜을 보고 ... 14 더플랜 2017/04/14 2,328
674394 법으로 신분이 보장된다는게 1 ㅇㅇ 2017/04/14 357
674393 정말로 개돼지로 보고 있네요. ㅇㅇ 2017/04/14 529
674392 수 개표 해야 합니다 3 우리보다 2017/04/14 451
674391 진짜 더플랜......ㅠㅠ 13 ........ 2017/04/14 2,933
674390 G마켓 황당하네요. 6 ... 2017/04/14 1,749
674389 어제 대선 토론 후 김성준 앵커의 후기가 더 재미 있네요 4 인성이 글러.. 2017/04/14 2,059
674388 조합원 10만 금융노조,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 10 ㅇㅇ 2017/04/14 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