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가 독감으로 응급실 간 사이 남편이 술을 마셨습니다.

바보 조회수 : 3,114
작성일 : 2017-04-11 21:21:26


타 커뮤니티 게시판 중복입니다.


초 저학년 남아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일요일부터 감기기운이 있고 월요일부터 열이 오르기 시작해서 병원에 갔더랬습니다. 아이 학교에 B형 독감이 돌고 있어서 신경이 쓰였지만, 병원에서 아직 독감을 의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해서 감기약만 지어서 먹었습니다.

 

하루종일 잘 놀던 아이가 저녁먹고 난 뒤부터 열이 급상승해서 39.3도까지 치솟길래 직감적으로 아..아이 학교에서 유행하는 B형 독감이구나..생각하고 열로 축 처진 아이를 데리고 제가 아이를 집근처 응급실로 데리고 갔어요. 9시 정도에 간 것 같아요. 응급실에 갔더니 사람이 많아 대기를 좀 오래해야 했습니다. 체온계를 챙겨가서 아이 열을 계속 재니 아이는 계속 39도를 넘어가서 열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대기하면서 아이가 너무 처져 있길래 아이아빠한테 문자로, cctv(집안 어느 부분에 cctv가 있습니다) 형아랑 같이 손을 흔들어달라고 했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걸리는 겁니다(아니, 바로 와서 손을 흔들면 되는데...?). 암튼 둘째녀석이 좀 기다렸다가 아빠랑 형아모습을 보고 어느 정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독감검사를 한 후 결과를 기다리면서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원무과 옆 침상에 뉘였는데 아이가 또 아빠랑 페이스타임을 하고 싶다고 해서 연결을 시도하는데 계속 끊기더군요. 암튼 어찌어찌 연결을 하고 독감 확정을 받고 타미플루를 처방받아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오늘 길에서 뒷집에 사는 엄마를 만났는데, 저보고 어제 자기 남편이 OO(둘째 아이 이름)가 독감으로 아픈데 괜히 술을 먹었다는 둥 후회를 했다길래 뭔 말이지? 하고(아니, 우리 아이가 아픈 거 하고 뒷집 남편이 술을 먹은 거 하고 뭔 상관이며, 또 후회는 왜 하는건가?...-.-;;) 갈 길이 바빠서 걍 넘어갔더랬습니다.

오늘 저녁에 남편이랑 얘기하다가 뭔 말 끝에, 어제 제가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가고 나서 뒷집에 가서 소주 석 잔을 마셨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웃으면서 얘기하더군요. 저 순간 바로 쌍욕 뱉을 뻔 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싸움 시작입니다.

술 마시러 오라고 전화가 왔다길래 잠깐 가서 빠른 속도로 소주 석잔을 마시고 왔는데 그게 니가 그렇게 화낼 일이냐고, 그게 뭐 별 일이냐고 그럽니다. 어제 cctv와 영상통화가 잘 되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왜 별일도 아닌데 시비를 거냐고 합니다. 아니, 아이가 열이 펄펄 끓어서 응급실에 가 있는데 아빠란 사람이 역시 어린 아들을 집에 두고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저는 cctv 손 흔들고 집에 들어왔는 줄 알았는데 그러고 나서 다시 뒷집으로 가고, 페이스타임하러 집에 왔다가 페이스타임하고 다시 나갔다는 걸 큰 아이를 통해 듣게 되었네요) 소주 석잔(많이 마신 것도 아니고 겨우 석잔이라고....) 마신게 그렇게 죄냐고 하네요.

독감이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자기는 그 밤에 아이를 데리고 기껏 독감검사하러 응급실에 가는 것도 못마땅했지만, 그냥 놔두었다고 합니다. 자기는 저한테 전혀 거리끼는 마음도 없고, 잘못했다는 생각도 안든다고 합니다.  제 가치관에 기대어 자기를 판단하지 말라고 합니다. 자기는 이게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답니다. 잘못했다는 생각도 안든다네요.

 

저는 어제 응급실에서 고열로 축 처진 아이를 데리고 생각하길, 차라리 독감이길 마구 바랬어요. 아는 병이니까요. 힘들긴 하지만, 아는 병이고 타미플루 먹고 며칠 지나면 호전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독감판정이 나왔을 때 차라리 안도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데리고 와서도 아이 격리시키고 밤새 주기적으로 열 재고 아이 보살폈습니다.  좀 더 일찍 독감판정 받아서 아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한 점에 대해서 스스로 대견해하고 그랬습니다.

 

대판 싸우고 온 몸의 세포가 다 화가 나서 꿈틀대는 것 같아서 글 올려봅니다. 최대한 제 주관적인 감정을 적지 않으려 애썼습니다만, 흥분해서 잘 모르겠네요.

제가 정말 별 일도 아닌데 아이 아빠 말대로 자기한테 시비를 걸고 화를 내는 건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IP : 121.183.xxx.21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별거아닐수도
    '17.4.11 9:23 PM (121.155.xxx.170)

    별거아닐수도 있지만, 자기가 화낼일은 아닌거 같은데요?
    사과해야하는일 아닌가요?

  • 2. 솔직히
    '17.4.11 9:26 PM (223.62.xxx.142) - 삭제된댓글

    미친놈이네요

  • 3. . . .
    '17.4.11 9:30 PM (119.71.xxx.61)

    생각하기에 따라 경중이 갈리겠지만 아내가 아이 독감을 심각하게 생각하는걸 안다면
    자중했어야 맞겠지요
    감기가지고 뭘 이렇게 생각했을 공산이 크네요

  • 4. 저라면
    '17.4.11 9:35 PM (125.186.xxx.113)

    화가 나긴 하겠지만 쌍욕이 올라올 정도는 아니네요.
    이래서 애비는 다 필요없어 하고 눈 흘기고 지나갈 정도?

  • 5. ....
    '17.4.11 9:55 PM (221.157.xxx.127)

    남편한테 당신이 늙어서 아플때 당신아들은 애비가 아프거나 말거나 술이나 퍼먹고 놀아도 아무소리 못하게 생겼다고 하세요

  • 6. 그런데
    '17.4.11 10:14 PM (42.147.xxx.246)

    남자들이 어떤 때는 너무 단순한 면이 있어요.
    태어나길 그리 태어날 걸 바꿀 수도 없고 ....
    참 어쩔 수 없는 면이 보일 때가 있는게 남자인 것 같아요.
    그리고 화를 내는 건 당연합니다.
    남도 아닌 내 자식이니 화가 나지요.
    그러나 철없는 남편은 그걸 모르니 ....
    님이 이해를 하세요.

  • 7. 바보
    '17.4.11 10:23 PM (219.248.xxx.150)

    술 못먹어 죽은 귀신 붙었나 애가 고열로 응급실 갔는데 같이 가진 못할망정
    뭐가 중요한지 구분못하고 눈치도 없고.
    젊을때 부인과 아이들에게 그딴식으로 했다간 말년에 개밥에 도토리 됩니다.

  • 8. ...
    '17.4.11 11:34 PM (180.65.xxx.87)

    생판 남인 옆집 아저씨도 후회한다는데 이게 아버지가 할 소리입니까. 도대체 아버지의 역할이 어떤것이라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네요.

  • 9. 남편 백번 잘못했지만
    '17.4.11 11:39 PM (171.249.xxx.238)

    그게 쌍욕을 얻어먹을일인가..
    평소에 부부 수준이 어땠길래 부부간에 쌍욕도 하는건지..
    쌍욕보다는 이성적으로 항의를 했더라면 남편도 미안해하지 않았을지.. 남자들 생각보다 단순한데가 있어요..
    아이 빨리 낫기를요

  • 10. ㅇㅇ
    '17.4.11 11:40 PM (222.104.xxx.5)

    큰애도 아직 어린데 애를 혼자 놓아두고 나갔다는 거잖아요. 철없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죠.

  • 11. ...
    '17.4.12 2:14 AM (183.107.xxx.221) - 삭제된댓글

    당체 술이 뭔 잘못이라고 지랄?
    부모 죽어서 누워 있을 때도 조문객이 권하는 술은 먹는거~~
    제사를 모시며 먹는거는 음복이라고 하지 ....
    아 새끼 죽어가는 상황도 아니고 병원가서 치료 잘하고 오겠지
    기다리며 한잔 술이 어때서... ㅠ

  • 12. 00
    '17.4.12 8:03 AM (1.241.xxx.182)

    아픈 아이 남편에게 맡겨두고 엄마가 옆집 아줌니랑 술먹고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아픈거 알면서 응급실 간거 알면서도 그랬다면

  • 13. 삐삐
    '17.4.12 8:09 PM (121.157.xxx.118)

    남편이 이기적인 것임
    남편고 잘못하는거 알았지만 ( 뒷집에서 왔다갔다 하며 영상통화한거)
    는 당당하지 못했으니 그런것인데
    미안하고 다신 안그러겠다 하면 될것을
    적반화장으로 나오는 격
    나같으면 남편이 싹싹 빌때까지 용서안해줄것임!
    응급실에 갔다는건 모든상황을 떠나 위급하다는 것임
    심은하 나온 청춘의 덫 드라마에서 그렇게 착하던 심은하가
    복수의 계기가 된게 아이가 위독한 상황에서 전화 안받은것 때문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79831 냉동한 닭강정 며칠이나 갈까요? 한달은 안갈까요? 3 .... 2017/04/26 482
679830 가정분양으로 강아지를 예약했는데 5 강아지 2017/04/26 1,695
679829 유승민 토론 스타일 진짜 재밌네요 ㅋㅋ 11 ㅋㅋㅋ 2017/04/26 2,613
679828 82cook을 다 장악한 문후보 알바들의 글들. 57 3434 2017/04/26 1,125
679827 포괄임금제 금지하자며 안랩은 포괄임금제 17 ㅗㅗ 2017/04/26 764
679826 비오는 새벽을 틈타 소성리애 80중대가 17 사드반대 2017/04/26 1,645
679825 용감한 문재인, 모든 십자가 밟기 질문에 소신껏 답하다. 23 midnig.. 2017/04/26 2,111
679824 홍준표가 버르장머리없다 했나요? 12 동생 2017/04/26 1,918
679823 돼지발정제의 동성애낚시~~~~~ 4 ㄱㄱㄱ 2017/04/26 660
679822 언론이 쓰레기라고 다시 한 번 느끼네요. 8 ㅇㅇ 2017/04/26 1,016
679821 돌체구스토랑 네스프레소랑 맛 차이가 큰가요? 10 .... 2017/04/26 3,306
679820 이번 토론 결론 12 ㅁㅇㄹ 2017/04/26 1,830
679819 후보들의 요약 1 수개표 2017/04/26 363
679818 국정에 전혀 관심없는 문재인 코리아패싱도 모르네요ㄷㄷㄷ 34 문재인 2017/04/26 2,243
679817 딴지에 올라온, 오늘 토론 방청객 후기.jpg 40 ㅇㅇ 2017/04/26 15,998
679816 알바들도 부서가 몇개로 나눠질까요? 3 수개표 2017/04/26 239
679815 문재인이 이번 토론에서 시건방졌던 이유 23 ㅁㄴㅇ 2017/04/26 2,444
679814 사드 배치 완료후 주식 tkiem 2017/04/26 368
679813 도대체 디씨 글은 왜 자꾸 가져옵니까? 5 요건또 2017/04/26 369
679812 문재인지지자인척 하면서 가짜지지자도 많은 거 같아요. 8 수개표 2017/04/26 338
679811 일베충 첫 댓글 선점은 어느 커뮤니티니나 똑같나 봐요. 3 ㅇㅇ 2017/04/26 247
679810 투표용지 인쇄 30일 진행, 초읽기 몰린 바른정당 '단일화' 추.. D-day 2017/04/26 459
679809 [모두 주목]단일화는 안한다 그러나 사퇴는 한다!! 13 예언자 2017/04/26 1,977
679808 후보자 거짓말 주장에 대한 패널티 12 구라쟁이 2017/04/26 877
679807 외국인이 이런걸 잘먹네요 4 심심 2017/04/26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