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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얼마전 국당과 안의 내로남불에 빡쳐 샤이지지자에서 무보수 대응삼팀이 된 30대 광주 아줌마입니다. 댓글 중 호남 주변인 반응과 지지현황에 대해 물어보신 분이 있어서 글 남깁니다. 물론 저와 제 주변이 호남 전체의 의견과 같진 않습니다.적어도 제 주위는 이렇습니다.
남편과 저 열혈 문재인 지지자. 30대 후반 광주에 거주하고 있고요.차악도 차선도 아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대선 어떤 외신 기자의 평처럼 가까운 미래 어떤 한국의 좌파 정당도 그보다 더 나은 후보를 내놓지 못할거라고 자신합니다. 제 주위 30~40대 지인들 대부분 문후보 지지합니다. 전문직,공무원,회사원,자영업,주부까지 다양합니다. 의견차 없고 단합이 잘 돼서 너무 좋습니다.(심지어 당내 경선 때도 갈리지 않았습니다)
친정 (전남 xx시)
60대 부모님 모두 문재인. 어머니는 친정이 충청이라 지난 대선 때 맘 돌리게 한다고 개고생했는데 박근혜 최순실 사태 터지고서야 가족들이 뜯어말린 이유를 알았다고 하시더라구요. 박정희 향수(?) 그거 징글징글 합디다. 호남으로 시집와 40년 살면서 김대중,노무현 찍은 양반인데 박정희 딸이라고 박근혜 좋게 보시는거 알고 뒤통수 대차게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박근혜가 탈탈 털릴 때 약간 불쌍해~모드였다가 대통령 임기 마치고 폭삭 늙어버린 오바마의 사진을 보여드리고 박근혜 임기전후 사진을 보여드렸는데 미친듯 회춘한 사진에 엄청 충격 받으셨습니다.여자들 눈엔 그게 어마어마한거거든요.
남동생은 결혼해서 다른 지역에 살고 있어 아직 묻지 못했는데 다름 없으리라 보구요, 40대 오빠와는 지난 주말 뜻이 통하는 걸 확인했습니다.더불어 종편이 지랄들을 하고 있어 아직 안심하긴 이르니 엄마를 전담마크 하라 일러두었습니다.(딸 말은 안들어도 장남 사랑이 엄청남) 참고로 오빠는 호남인들이 될놈을 밀어준다는 말을 싫어합니다. 될놈 중에 괜찮은 놈을 뽑는데 인물 안보고 밀어주는듯 얘기하는 언론때문에 기분나쁘고 자존심 상한대요. 저도 그렇구요.
지난 주말 제사라 친척분들이 몇 분 오셨습니다. 호남에 산다는 건 선거철 주변과 마찰을 겪을 일이 거의 없다는걸 의미합니다. 5.18을 겪은 지역이기에 누구를 설득하고 자시고 할 필요가 없었죠. 그동안 호남의 표심이 어딜 향했는지 다들 아실테니 각설하고...태어나서 처음으로 친척들의 (정치적)의견이 궁금했습니다. 70대 고모할아버지,고모할머니 내외와 막내고모할머니가 나란히 앉아서 종편을 보고 계셔서(어떤 내용이 나오고 있었는지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용기를 내어 여쭤봤습니다. 약간 가볍게? 관심 없는데 떠보듯? "이번에 투표 하세요옹?"
사실 좀 두려웠습니다. 호남에 반문정서가 있다고 종편이고 언론에서 염불을 외고 있어서요. 막내 고모할머니는 지난번에도 문재인 뽑았는데 떨어져서 속상하다고 이번에도 표 줘야지 하셨구요. 옆에 계시던 고모할머니가 남편분인 고모할아버지를 가리키며 "이 사람이 (문재인을) 엄청 좋아해" 하셨어요. 고모할아버지는 공직에 오래 계셨던 분이고 점잖고 과묵하신 분인데요,제가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조근조근 와이프와 처제에게 문재인을 뽑아야 박근혜랑 이명박을 단죄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계셨습니다. 새벽부터 제사 준비에 지쳐 있었는데 엄청 빠릿빠릿하게 저녁 차려드리고 애교 부리며 "꼭 투표해주세요!!꼭이요~"하고 돌아왔습니다.
아! 20대 사촌동생들이 문제였는데요.투표는 할건데 아~~무 생각이 없어서 설득하느라 애먹었습니다ㅠㅠ 다행히 최근 터진 여러 사건들때문에 투표는 꼭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더군요. 3명중 둘은 원래 문,한명은 갈팡질팡에서 문으로 설득했습니다. 생각보다 정치에 무관심한 20대가 너무 많아 걱정스럽습니다. 취업이니 먹고 사는 문제때문에 지쳐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시댁(전남 xx군)
60대 시부모님 모두 문재인. 예전에 시아버님이랑 트러블이 있어 몇 년 소원한 관계로 있다 풀린지 1년쯤 됐는데요, 정치 문제로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퇴직 후 귀농하셨지만 여전히 나라 돌아가는데에 관심 많으시고 스마트폰으로 최신 정보를 발빠르게 흡수하십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30대 시누이의 역할이 큰 것 같습니다. 시누이는 저희 부부 못지 않은 열혈 문후보 지지자입니다. 시어머니는 내남편,내아들딸며느리가 원하는 후보는 묻지마지지!!! 여기까지 제 가족,제 지인들 지지현황이었습니다.
호남에 반문정서가 뿌리내리는데 엄청난 역할을 한게 종편과 카톡 가짜 뉴스라는거 아시죠? 종편은요,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 같습니다. 쉽고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죠. 어르신들이 장르물 어렵다고 아드,주드 등 막장 드라마를 즐겨 보시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보다 보면 어이가 없어 실소가 터질 때도 있지만 그 저열함 밑에 깔린 언론 부역자들의 의도가 너무나 선명해 소름이 끼칠 정도예요.외식하러 작은 식당에 들어가잖아요? 항상 종편 채널 고정입니다. 그 빨간 로고들을 보면 섬찟해요. 하루종일 검증이랍시고 선정적인 헤드라인과 교묘한 워딩으로 문재인을 지구,아니 우주 절대악으로 묘사합니다. 시나브로 세뇌되어 나이 드신 냥반들에게 문재인은 빨갱이고 악당입니다. 우리가 백날 인터넷으로 다른 후보 검증하자고 악다구니해도 주요 언론이 입을 닫고 그걸로 모자라 검증하자는 쪽을 네거티브 한다고 비난합니다. 안후보 검증할게 팡팡 터져서 오늘 뉴스 볼만하겠네?하고 뉴스 틀면 다들 작당한듯 네거티브 하지 말잔 개소리를 하고 있어요. 그 소리 문후보 후드려 팰 땐 왜 안나왔나 모르겠어요.
미담이 많이 나온다고 대통령 시키냐는 말도 하는데요 ㅋㅋㅋ그럼 반장선거도 아니고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랍시고 그것도 유력 주자랍시고 나와있는데 자잘한 미담 하나 안나오는 사람은 뭘 보고 뽑습니까??? 슈스케에만 나와도 과거 친구들이 신상을 털고 미담과 괴담을 올려요. 미담은 커녕 괴담만 줄줄이 나오는게 이명박근혜를 연상시키는데 어떻게 뽑냐고요. 지난번 글에도 말씀드렸지만 정책,비전,리더십은 이명박근혜도 나쁘지 않았어요. 공약 지킬 사람,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사람,설령 지키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미안해 할 사람,국민을 무서워 할 사람으로 뽑아야 합니다. 그걸 판단하는 바로미터는 후보가 살아 온 삶이구요. 문재인을 뽑는다고 세상이 확 뒤바뀐다고 생각 안해요. 이명박근혜가 싸놓은 똥 치우는 것만으로도 힘들거라는거 알거든요. 하지만 적어도 여기서 더 썩진 않을거에요.더 나빠지진 않을거라고 확신합니다.
언론이 하나 되어 편파적 여론 조성하고 적폐 세력이 들러붙어 네거티브에 여론 조작질을 하는데 '난 너네랑 달라' 점잖고 고상하게 있다가 큰 코 다칩니다.걔네들이 가장 많이 써먹는 알바 문구가 <문지지자들이 싫어 문을 지지 못하겠다>입니다.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찍먹인데 부먹이 싫어서 탕수육을 안먹겠다 이겁니까??? 걔네들이 노리는 건 그겁니다. 문재인 지지자들이 고상하게 입닥치고 있는거. 열혈 지지하면 극성이라 몰아부치는거. 문재인 지지자들이 부처 할아버지래도 안찍을 것들이 프레임 짜는 겁니다. 내 후보가 나때문에 지지를 못 받나 싶어 위축되는게 지지자 심정인데 그걸 이용하는거죠. 그렇게 얌전하게 있다가 투표만 잘하면 될 것 같았는데 어떠세요? 장난 아니죠? 밴드웨건 효과 무시 못합니다. 생각보다 정치에 무관심해 정보가 취약한 부류가 많아 대세를 따르려는 사람이 많다는걸 염두에 둬야 합니다.
너무 자세하게 써서 아는 사람한테 들킬까 염려되는데 그냥 올립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내편으로 만듭시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맙시다. 꺼진 불도 다시 봅시다. 결론: 반문? 내 주위엔 없다. 허나 종편개새x들 염불로 반문정서가 아예 없다곤 못한다. 하지만 호남은 적폐 세력의 지지를 받는, 혹은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인간은 거르니 남은 기간 철저하게 검증을 해야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낙관하지 말고 죽을 각오로 표를 던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