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예상해보는 안철수 정권의 앞날(픽션)
5.9.18:00 조금 지나 19대 대선 투표는 끝났다.
방송국마다 출구조사에 따른 당선예상 후보가 문재인/안철수로 엇갈렸다.
홍준표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은 그저 김치 담그는데 넣어도 그만 안 넣어도 그만인, 뭐라고 읽어야 되는지도 모르는 일본산 조미료였다.
그만큼 두 후보 간 박빙의 선거였다는 반증이다.
치매노인과 철모르는 어린이를 뺀 5천만이 19:00부터 개표결과를 중계하는 TV화면에 눈을 고정시켰다.
지난 18대 대선이 박근혜는 줄곧 55~50%사이를 오르락내리락 거리고, 문재인 후보는 그보다 2.5 ~ 0.5%뒤져서 항상 쫒아가는 형국이었고, 아마 세계 선거사상 그런 박빙의 승부에 단 한 번도 역전/재역전이 없이 박근혜 후보가 줄곧 앞서가다 51. 6%를 득표하는 것으로 개표가 끝난 선거는 한국의 지난 대선투표가 유일 했을 것이다.
헌데 19대 개표는 홍준표를 비롯한 군소후보가 10%내외를 갉아먹어 문재인이고 안철수고 50%를 넘는 경우가 단 한 차례도 없이, 두 후보가 40%를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엎치락뒤치락을 수도 없이 반복 하고 있었다.
피가 말라 들어가는 개표이고 그러니 5천만이 TV화면에 눈을 고정시키지 않을 레야 고정시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튿날 새벽 5시가 되어서야 안철수 이름 오른쪽 위에 “당선확실” 이라는 꼬리표가 붙기 시작했고, 최종결과는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10만여 표 더 얻어 당선이 확정되었다.
그 순간 문재인을 지지했던 국민과 민주당에서는 재검표와 선거결과 불승복을 외치기 시작했지만, 문재인은 서둘러 패배를 선언하고 보따리를 싸서 봉하로 내려갔다.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더 얻은 표수는 호남에서 문재인보다 안철수가 더 득표한 수와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일단 선거는 끝났다.
개표가 종료된 순간 찌그러 붙은 눈 감다시피 하고 개표결과를 지켜보던 이명박의 입에서는 “휴-!”하는 안도의 한숨이 쏟아져 나왔고 즉시 안철수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한다.”는 말과 “안철수 정권의 성공을 위해 모든 협력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인사말을 시시덕거리며 나누었고, 그 순간 서울구치소에서는 박근혜가 구치소 측의 특별배려로 개표결과를 지켜보다 안철수의 승리로 끝나자 역시 “휴-!” 하는 안도의 한 숨을 쉼과 함께 보따리를 싸서 감방 문을 나설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고, 간수로부터 안철수가 당선되었다는 말을 전해들은 최순실은 얼굴에 화색이 돌며 뜨거운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5월 10일 날이 밝았다.
가장 먼저 아직 완전히 해체되지 않은 전경련이 나서서 안철수 정부의 경제개발정책에 적극 협조와 동참을 하기 위해 모든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획기적으로 늘려 안철수정부의 경제개발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특히 삼성은 이재용을 맞아들일 준비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다음으로는 바른정당에서는 김무성이 앞장을 서고, 자유한국당에서는 그동안 쥐 죽은 듯이 숨을 죽이고 있던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등이 다시 전면에 나서서 안철수 정부에 전심전력 협조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선거에서 지고 대표선수였던 문재인이 서둘러서 보따리를 싸서 봉하로 내려간 민주당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고, 정작 승리의 당사자인 국민의 당 호남의원들은 뭔지 모를 찝찝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리고 며칠 뒤 노태우-김영삼-김종필의 3당 합당을 본뜬, 국민의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 간의 2.5합당이 전격 발표되었다.
3당 합당이 안 되고 2.5당 합당이 된 것은 국민의 당내 절대다수인 호남출신 의원들 대다수가 따라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철수로서는 국민의 당내 호남의원 다수가 아니라 모두가 따라나서지 않는다 해도 눈 하나 깜짝할 필요가 없었다.
국민의 당은 안철수 에게 있어 선거에서 호남표를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이고 선거판을 누빌 때 신고 다녀야 할 짚신이었으며, 이제 선거는 끝났고 짚신은 다 헤어졌으니 미련 없이 벗어 던진 것이다.
그때부터 대한문 앞에서 흔들어대는 성조기 밑에 태극기 그 밑에 박근혜 사진이 나부끼던 깃대 밑에 4번째로 안철수 사진 하나가 더 곁들여 졌다.
이때 전국이 “안철수 만세!”를 연호하는 데, 단 한 사람 안철수를 향하여 따발총을 쏘아대며 나왔다.
박근혜의 사면이나 재벌개혁을 필두로 한 적폐청산을 미적거리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격한 성명을 닭의 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광화문광장에서 발표하고 나왔다.
바로 이재명이었다.
하지만 안철수는 그 소식을 듣고 콧방귀만 뀌었다고 한다.
얼마 지나 봉하로 내려간 문재인은 노무현재단이나 이끌어가면서 아침마다 노무현이 마지막으로 걸었던 부엉이 바위를 오르내리는 게 유일한 소일거리였다.
그 가슴 쓰리지만 잔잔한 평화가 과연 얼마까지 이어지려는지?
그 때 다시 광화문 광장은 주말뿐이 아니라 매일 같이 촛불의 숫자가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촛불이 바람이 불면 꺼질지, 횃불이 되었다 들불로 커질지는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힘들다.
어리석은 후보와 국민의 잘못된 판단이 이명박-박근혜 9년으로 끝날 혼돈을 14년으로 연장시킨 것이다.
아- !
세상 될 대로 되라!
나도 모르겠다.
내일부터는 나도 태극기 흔들며 대한문 앞의 말뚝이나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