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혜양 이제야 알겠나?
노무현이 <대통령>이라는 몸에 칭칭 감긴 오랏줄 훌훌 벗어던지고 고향 봉하로 내려가 손 흔들며 환영하는 고향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내 뱉은 말이 “야- 신난다!”인 것은 알고 있을 것이요!
그렇지!
대통령 되기 전에야 대통령 되지 못해 죽자 사자 안달이지만 막상 대통령이 되어 청와대로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피가 말라 들어가고, 똥끝이 바싹바싹 타 들어가고, 자신의 시간이란 단 1분 1초도 없고, 사랑하는 사람과 한 이불을 덮고 자도 그 이불 밑에 뭐가 숨겨져 있는지 경호원들이 손바닥으로 샅샅이 훑고 나서 날선 눈초리로 살펴보고, 밥을 먹으려고 해도 어떤 이가 먼저 한 숟가락 떠 먹어본 다음에야 숟가락을 들 수가 있고, 부부가 한 이불속에서 “사랑한다.”고 속삭이기만 해도 옆방에 지키고 서 있는 경호원의 귀가 쫑긋 당나귀 귀가 되어 방 안의 숨소리까지 살피고……
그게 어디 사람 사는 모습인가?
유리 상자 안에 갇힌 흰개미의 삶이지!
그러니 노무현이 얼마나 신났겠나?
밀짚모자 눌러쓰고 손수 경운기 몰고 논두렁으로 가서 장화신고 텀벙대며 모내고 풀 뽑고, 그러다가 이웃사람이 막걸리병과 대접 가지고 와서 손짓하면 흙탕물이 튄 얼굴로 논두렁에 올라가 한 잔 밭아 고개를 뒤로 꺾고 벌떡벌떡 들이마시고 약 오른 풋고추 강된장 찍어 어석어석 씹어 삼키고 나서 흙탕물 묻은 옷소매로 입술 휙- 씻고 다시 물 논에 텀벙!
재롱떠는 손녀 자전거 뒤에 태우고 따르릉대며 자신이 모낸 논으로 달려가 주먹 만 한 우렁을 건져 올려 손녀가 들고 있는 비닐봉투에 담아주고,
이게 사람 사는 모습이지!
하지만 사슴과 토끼가 평화롭게 풀 뜯다 하이에나가 노려보는 것을 미처 눈치 채지 못 했으니!
한쪽 눈 찌그러 붙은 하이에나가 그 평화로운 모습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가 있나?
사냥개를 있는 대로 풀어 그 평화로운 그림 한 가운데로 “물어 쉭!”하며 풀어놓아 뛰어드니 노무현은 쫒기다 바위 끝에서 부엉이가 되어 하늘로 날아올랐네!
근혜양!
얼마나 신나는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가!
그 감당 못 할 오랏줄 온 몸에 칭칭 감고 있다 국회와 헌법재판관들의 지혜로운 판단으로 한 순 간에 그 칭칭 감긴 오랏줄 훨훨 벗어던지고 자유의 몸이 되었으니 얼마나 신나는가?
나도 국회와 헌법재판관들이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하도록 옆에서 촛불 켜 들고 거들어 주었네.
얼마나 홀가분한가?
올림머리를 하던 내림 머리를 하던 머리를 쳐다보는 사람도 없고, 얼굴가죽에 하루가 멀다 하고 다리미질을 안 해도 거들떠보는 사람도 없고, 최순실이 뻔질나게 찾아와서 옆구리 찌르며 어디서 돈 뺏어 달라는 귓속말 부탁도 안 하고, 문고리 3개인지 뭐가 뻔질나게 드나들며 뭐가 뭔 소린지도 모르는 보고라고 하는 소리를 듣는 척 안 해도 되고……
“야 신난다.”소리가 절로 나오지?
이제야 노무현을 이해할 것 같지?
조금만 더 기다리시게!
죽는 날 까지 그 행복한 생활 누리도록 해 줄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