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3주, 6개월이고, 7월 말이면 아기가 태어나요.
남편은 유럽에서 4년 반 일했었고, 저도 결혼후 2년은 함께 지내다 작년 8월 귀국했어요.
제가 유럽에 있었던 2년은 회사 휴직 후 대학원을 다녔고요. 8월 귀국하자마자 회사에 복직했어요.
복직하자마자 임신을 하게 되어 올 7월 다시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하게 되었네요.
귀국해서 구직활동을 한 첫 두세달은 헤드헌터 통해 여러군데 제안이 오기도 하고 면접을 보기도 하고, 그리고 연봉이나 경력 조건이 맞지 않아 거절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연말, 연초에는 회사 채용이 없다보니 면접을 볼 기회가 줄더라고요.
저는 입덧에 회사다니느라 올 초를 어떻게 보내는지 모르게 시간이 갔고 벌써 4월이네요.
그런데도 아직 구직활동중인 남편... 여태까지는 그냥저냥 그동안 일 열심히 했으니 좀 쉬라는 뜻에서 믿고 기다렸는데요. 벌써 8개월차 들어가고.... 3개월 후면 아기도 태어나고 육아휴직 들어가면 9월부터는 육아휴직 급여만 나오는데..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네요.
다행히 시댁 형편은 나쁘지 않은편입니다. 시부모님이 5억 상당 새아파트를 대출없이 마련해주셨고, 지난달 입주를 했습니다.
저도 일을 한지 꽤 되서 모아놓은 돈이 꽤 되었는데, 결혼하면서 예단, 예물, 결혼비용에 꽤 쓰고, 남은 돈은 유학 학비 하고, 그리고 유럽가서 지내는 2년동안 양가 경조사(줄줄이 환갑에 동생들 결혼식에 많았어요)에 한국 오가는 비용으로 쓰고,
그리고 작년 귀국해서 차량 구입하면서 쓰고 나니 남는게 없더라고요.
아. 이번에 아파트로 들어가면서 가구와 가전 구입하는데도 돈이 꽤 들다보니, 정확히는 -500 인 상태예요.
제 급여가 월 400정도인데도 작년부터 난임병원 다니면서 쓰고, 양가 경조사 챙기고, 우리 부부 생활하는데 쓰다보면 생각보다 나가는 돈이 많더라고요.
이런 상황에서 여태까진 남편한테 한마디 안하고 기다렸는데, 점점 조바심이 생겨요. 그런 와중에 이사했다고 남편은 철없이 새컴퓨터 사달라, 컴퓨터 의자도 좋은걸로 사달라 하고요. 저는 임부복 살 돈도 아끼며 절약하는데, 순수 담배값과 간식비로 월 50만원을 혼자 쓰더라고요. 이렇게 구직활동이 길어질지 알았다면, 유럽에서 아껴서 오는건데, 여행하고 쇼핑하는데 아낌 없이 쓰고 와서 남은 돈도 없어요.ㅠ
그렇다고 남편이 구제불능이거나 노력을 안하는건 아닌데, 제가 보기엔 별로 조급함이 없어보여요. 시어머님 믿고 그러는건지... 시어머님이 종종 남편에게 용돈을 주시는거 같더라고요. 형편이 나쁘진 않지만 물려받을 재산이 엄청 많아서 놀고 먹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거든요.(시댁 재산은 25-30억 정도 되시는거 같고, 잘은 모르지만 월수입도 500이상은 되시는거 같아요) 그래도 마냥 놀수 있는 정도의 재산은 아니지 않나요?
저같으면 많이 걱정될거 같은데, 겉으로 티를 안내는건진 몰라도 아침 10시까지 자고, 컴퓨터 게임하고, 운동하고, 잠깐 이력서 쓰고 입사 지원하고... 지내는거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좀더 치열하게 구직활동 하길 바라는 제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