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품이 착하고 순하고 저와 남편 모두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열심히 관심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던 초1 남아인데요, 요즘들어 갑자기 입에 담기 힘든 말을 할 때가 있어서 너무 고민되어서 글 올려봅니다.
(1) 처음에는 "아이씨"로 시작했어요. 그래도 남자애니 누군가에게 배웠을 수도 있고 갑자기 하고 싶을 때도 있을 거라 생각은 되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그런 말을 하면 그 말을 듣는 상대가 상처를 받으니 그런 말은 쓰지 말라고 여러 번 경고하고 타일렀어요. 그래도 혼자 아이씨 아이씨 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잘 안하길래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2) 그러다가 어느 날 "엄마 안 사랑해" 라는 이야기를 뜬금없이 할 때가 있었어요. "내가 ~ 해도 엄마가 나 사랑할거야?"라는 식으로 어디까지 가나 실험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이야기 할 때도 있었구요... 좀 화가 나서 "엄마 안 사랑해? 엄마가 좀 슬프네. 그래도 너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나 좋아하지도 않는데 너가 원하면 엄마랑 같이 있지 말고 혼자 알아서 해라"라고 말했어요. 도저히 그런 말 들으면서 잘 할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요. 이유를 물어봐도 "그냥 그런 말이 나와서"라고만 하고요... 어찌저찌 넘어가기는 했습니다.
(3) 그런데 갑자기 오늘은 숙제를 봐주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어" 더 나아가서 "다 죽었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여러 번 하는거에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물어봤어요. 마찬가지로 그런 이야기가 그냥 나왔어... 계속 물어보니 엄마 화 나는게 반응이 재미있어서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도 했던 것 같구요. 그동안 저와 남편 모두 소리지르는 경우 없이 관심과 사랑도 많이 주려고 노력해 왔었는데, 우리가 만만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어 오늘은 둘다 충격요법을 썼네요...
"엄마 아빠 다 죽었으면 좋겠으면 우리가 없어지면 되겠다. 우리가 나갈테니 집에 혼자 있어라" 하면서 밖으로 나왔어요. 문에서 울고불고 가지 말라고 붙잡고 우리는 떼어 놓고 한바탕 난리가 났었네요. 엄마 아빠가 너가 그런 이야기를 하니 크게 상처가 된다. 위의 이야기 한번이라도 하면 정말 우리가 나가던지 너가 나가서 혼자 살던지 하라고 이야기하고 다시 들어왔습니다.
남편은 같이 아동심리상담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가 하는데요... 혹시 유사한 경험이 있으신 분 있으면 조언을 좀 구하고 싶어서 글 올려요... 마음이 무겁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