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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한테 참 정이 안가네요

푸념 조회수 : 3,461
작성일 : 2017-03-31 18:59:04

어릴때부터도 엄마하고 별다른 소통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고 엄마하고의 소소한 추억이 없어요. 적어도 제 기억에는..

사춘기 되서 2차 성징 나는데도 속옷이나 생리대를 미리 챙겨주지도 않았고 속옷 사달라는 말 꺼내기도 너무 어려웠어요. 제가 딸 가진 엄마가 되고 나니 딸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고 매의 눈처럼 필요한 거 없나 늘 관찰하게 되던데...

공부를 잘해도 못해도 큰 관심도 없고 도식락 반찬은 깍둑썰기한 스팸과 김치가 반찬통에서서 나뒹굴고 - 이쁘게 깍은 소시지와 계란말이 도시락 싸오는 애들 앞에서 꺼내기가 많이 민망했을 정도에요. 형제 많은 집에서 아침마다 도시락 싸주는 것도 번거로웠겠구나 뭐 그정도는 이해해요. 근데 무엇 하나도 성의껏 해주는 없었네요. 그냥 귀챦은 존재였나봐요.

영악한 다른 형제들에 비해 유독 착해빠진 제가 만만했는지 착한 일을 해도 제대로 못한다고 타박을 들었어요. 힘들때나 기쁠 때나 다른 애들은 엄마부터 찾던데 전 위로나 격려나 그런 말은 들은 적이 없는 것 같네요..꼭 김 빠지는 소리하다 대화가 끝나니 점점 정이 떨어져요.

일흔 넘은 엄마 몇년전 아빠 돌아가시고 혼자 되셨는데...혼자 있을 노인네 가끔 전화 정도는 해줘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네요. 도리상 해야 한다는 거지 딱하거나 애잔하거나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아요. 옛날의 서운함때문인지 전화를 하지않는 것을 스스로 합리화하는 것 같아요...그래도 하기 싫네요..뜸하다 전화하면 넌 왜 전화도 없니 투정부터 할게 뻔해서..그냥 못된 자식 될까봐요...


IP : 211.46.xxx.4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7.3.31 7:02 PM (118.91.xxx.167)

    님은 서운할지 몰라도 제 삼자 눈에선 무뚝뚝한 엄마로만 보이네요 세상엔 정말 부모같지 않은 사람들 많아요 잘해드리세요

  • 2. ㄹㄹ
    '17.3.31 7:05 PM (220.78.xxx.36)

    다른 형제가 하겠죠 님은 마음가는대로 하세요

  • 3. 아니에요
    '17.3.31 7:06 PM (163.152.xxx.86)

    제가 보기에 그냥 그시대 평범한 부모같아요. 원글님이 너무 많은걸 바라고 계시구요. 딱히 학대한것도 아니고 때린것도 아니고 서운한 거잖아요. 근데 서운함이란 감정이란게 정말 엄청나게 주관적이더라구요. 또 서운함이란 감정은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과장되는 특징이 있어요. 본인의 인생에 대한 불만을 부모에게 투사하는건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 4. 저도
    '17.3.31 7:17 PM (211.36.xxx.54)

    님하고 똑같은 그런 엄마에요 깜놀했네요
    전화도 안하게되고 안찾아가지네요
    어린시절 정이 없어요 그냥 이렇게 살려구요

  • 5. ...
    '17.3.31 7:18 PM (121.166.xxx.190)

    일흔 넘으신 거면...저희 엄마랑도 비슷한대요? 전 스팸도 한번도 싸주신 적도 없어요. 님이 말한거 똑같이 다 챙김 받은 적 없고요...그래도 싫지 않고 그 시대 힘들게 산 엄마가 안쓰럽던데...
    그냥 부모와 자식간 파장이 별로 안 맞는 것 아닌가 생각해요.
    저도 딸이 있는데, 전 얘가 학교 갈때도 무슨 일 날까봐 안전부절 매일 같이 가고 학원도 그렇고, 반찬은 아이 위주, 외식도 아이가 먹고 싶은거. 필요한 물건들 갖다 바치는건 기본...그런데 얼마전에 우리애가 그러더라구요. 엄마한테 받은거 없다고. 님과 반대로 전 딸에게 정 떨어졌어요. 요즘 참 허무해요.

    전 엄마가 못해줘도, 우리집 살림 힘들고, 엄마도 살기 고달프다는거 다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못해줘도 섭섭한 마음 없었죠. 딸에게 지극정성인 만큼, 서로 팔짱끼고 놀러다니는 그런 관계 되고 싶었는데 왜 이런 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적어도 좋은 관계라는건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는 거에요. 다른 한쪽도 그 만큼 다가가야 하는 거죠. 글쎄요, 저는 그래도 아침에 도시락 싸주는 정성만 해도 엄마의 마음은 있었다고 생각해요.

  • 6. ㅁㅁ
    '17.3.31 7:23 PM (58.231.xxx.98)

    엄마가 표현방법이 우뚝뚝한 분이셨나봐요
    그렇지만 지나간 과거에 얽매지 마세요
    늙은 엄마의 그런 과거를 미워하면서
    똑같이 매정하게 대하시면 훗날
    원글님 딸이 그대로 배움니다
    받은사랑이 있건없건 간에요
    엄마(외할머니)를 원망하는모습들을 그대로 배워요

  • 7.
    '17.3.31 7:55 PM (222.234.xxx.30)

    그정도면 평범한 엄마네요.저는 방임으로 자랐는데 저희부모님 글 모르셔서 제가 어찌 준비물은 챙겨가고 했나모르겠어요. 저희부모님 보면 전 그냥 짠하던데. 같은 입장인데 다른생각이네요. 나쁜분은 아닌것같아요. 몰라서 그런거지. 그세대 부모들이 많이들 그런듯요

  • 8. 괜찮아요
    '17.3.31 9:37 PM (61.102.xxx.23) - 삭제된댓글

    참 마음 넓으신 분들 많네요. 그냥 무뚝뚝한 엄마였을 뿐이라시니..
    사람 마음이란건.. 상호적인거라서 느껴지는 법이에요. 챙김 못받고 자랐어도 괜찮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다른 면에서 사랑을 받고 자라셨기에 괜찮으신 거라고 생각해요.

    원글님, 저랑 성장 과정이 비슷해서 깜짝 놀랐어요. 브래지어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을 때 거의 중 2쯤 되었을 때야 사다주셨는데.. 시장에서 두개 사온거 깜장 비닐 봉다리 저한테 던져주면서 거의 쌍욕을 하던게 지금도 가끔 떠올라요.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그때 너무 부끄럽고 숨고 싶어서 기억은 안나지만 너무 큰 상처로 남아 있구요.
    저도 몇년 전에 엄마가 쓰러지신 적이 있었는데.. 놀라고 걱정은 돼었지만 엄마를 보니 슬프거나 눈물이 전혀 안나더군요. 엄마와의 좋은 기억도 추억도 마음도 없이 자란 결과라고 생각해요.
    원글님이 지금 엄마한테 그렇게 느낀다면.. 그건 엄마의 자업자득인거에요. 자책하지 마세요.

  • 9. ..
    '17.3.31 9:39 PM (124.53.xxx.131)

    바쁘거나 솜씨가 없어 도시락이 그랬다면 분명 원글님도 알았을 거예요.
    그런데 엄마는 정이나 애착 살가움을 주지 않으신거 같네요.
    사람이나 짐승이나 (유기견을 키워보니 그렇더라고요.)그런건 바로 알죠.
    남의 부모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
    자식은 많고 형편이나 여러가지로 힘들면 자기삶이 버거우니 자식도 귀찮고
    그런사람도 많았던거 같아요.
    그리고 당신도 누군가에게 살가움을 받아본 경험이 없었을 수도 있고요.
    님의 마음이 그렇다 해도 최소한은 하는게 훗날 마음의 짐이
    덜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 10.
    '17.3.31 9:51 PM (14.50.xxx.241)

    형제자매 많은 가운데 자랐는데요 한겨울에도 봄에나 입음직한 얇은 외투입고 겨울내내 다녔네요. 찬바람에 얼굴은 얼고 두볼은 빨갛게 홍당무 되도 신경 전혀 안쓰구요. 정작 본인은 외출시에 두툼하고 좋은옷입고. 도시락은 맨날 김치 김치 ㅠㅠ 걸핏하면 트집잡아 화내고 방임. 그런집안에서 벗어나 결혼이란걸 했고 이젠 안락하고 평안한 내집에 살면서 한번씩 놀라요. 부모 손아귀에서 벗어난거 맞는지 한번씩 확인하면서요. 지금은 신앙으로서 극복하며 엄마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네요.

  • 11. 저도
    '17.3.31 10:00 PM (70.31.xxx.28)

    저도 엄마한테 서운했던것만 생각나요. 엄마만 생각하면 항상 짜증내고 화내고 아빠랑 싸우셨던 기억만 있네요..분명 좋았던 기억도 있을텐데 이상하게 안좋은 기억만 나요. 외국으로 나와서 사니 몇년만에 한번씩 보면 더 크게 싸우게되요. 막말도 심하게 하시니 정말 자주 안보는게 다행이예요.. 연락도 1주일에 한번 의무적으로 합니다..엄마랑 똑같은 엄마 되기 싫어서 애들한테는 화안내고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줍니다..

  • 12. 슬프다
    '17.4.1 10:39 AM (180.71.xxx.26)

    이런 글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집집마다 저마다의 사정이 다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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