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도 엄마하고 별다른 소통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고 엄마하고의 소소한 추억이 없어요. 적어도 제 기억에는..
사춘기 되서 2차 성징 나는데도 속옷이나 생리대를 미리 챙겨주지도 않았고 속옷 사달라는 말 꺼내기도 너무 어려웠어요. 제가 딸 가진 엄마가 되고 나니 딸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고 매의 눈처럼 필요한 거 없나 늘 관찰하게 되던데...
공부를 잘해도 못해도 큰 관심도 없고 도식락 반찬은 깍둑썰기한 스팸과 김치가 반찬통에서서 나뒹굴고 - 이쁘게 깍은 소시지와 계란말이 도시락 싸오는 애들 앞에서 꺼내기가 많이 민망했을 정도에요. 형제 많은 집에서 아침마다 도시락 싸주는 것도 번거로웠겠구나 뭐 그정도는 이해해요. 근데 무엇 하나도 성의껏 해주는 없었네요. 그냥 귀챦은 존재였나봐요.
영악한 다른 형제들에 비해 유독 착해빠진 제가 만만했는지 착한 일을 해도 제대로 못한다고 타박을 들었어요. 힘들때나 기쁠 때나 다른 애들은 엄마부터 찾던데 전 위로나 격려나 그런 말은 들은 적이 없는 것 같네요..꼭 김 빠지는 소리하다 대화가 끝나니 점점 정이 떨어져요.
일흔 넘은 엄마 몇년전 아빠 돌아가시고 혼자 되셨는데...혼자 있을 노인네 가끔 전화 정도는 해줘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네요. 도리상 해야 한다는 거지 딱하거나 애잔하거나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아요. 옛날의 서운함때문인지 전화를 하지않는 것을 스스로 합리화하는 것 같아요...그래도 하기 싫네요..뜸하다 전화하면 넌 왜 전화도 없니 투정부터 할게 뻔해서..그냥 못된 자식 될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