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단지 돌리고 가는 문앞의 소리

감자스틱 조회수 : 701
작성일 : 2017-03-31 17:39:06

늦둥이 5살 아기가 오늘 아침 영유아 건강검진 때문에 근처 소아과도 다녀오고 길을 나온김에, 마을 버스를 타고 두정거장 거리의 이모네 집도 다녀왔더니, 저녁 다섯시무렵에 잠이 들었네요.

 

그무렵에야 찾아온 정적과 집안 곳곳마다 드리워진 고요가 어쩜 이렇게 반갑고 기분좋은지,

82에 저도 쉬러 왔어요.

 

그런데 갑자기 현관문밖으로 숨을 죽인 발자국소리가 조금씩 앞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오네요.

전 이렇게 아기도 잠든 시간이면   텔리비젼도 끄고 혼자 컴을 하면서 잠시 그 시간을 즐기거든요.

어쩌다가 아기가 낮잠을 자지않으면 그런 시간도 없는게 안타까운데, 또 아이와 함께 말도 하고 놀아요.

그렇지만 어쩌다 주어진 이 고요한 시간에 아기가 잠들고 나면 온전히 집안엔 저밖엔 없는데

현관문밖으로 저렇게 발자국소리가 조심스럽게 한발짝씩 들려오면 저절로 머리뒤통수가  쭈볐해지고 뒤는 돌아보지 않지만 온몸의 신경들이 문쪽으로 다 쏠리게 되요.

그런 발자국소리들이 대개 조심스럽고 땅바닥을 가만가만히 내딛던데 그 천천히 걷는 그 소리만큼 제 심장도 두군두근.

 

곧 벨을 누를려나.

누굴까. 나를 찾아오는 걸까.

 

예전에, 빌라에 살때 저런 발자국소리들이 많이 들렸어요.

대개 절 아는 동네 아줌마들이 아무때나 찾아오곤 했었어요.

그때에도 큰애가 지금의 둘째보다 더 어렸을 때인데 아무때나 찾아와서 무척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그 이후로 저렇게 발자국소리만 문밖에서 들리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초조해져요.

곧 문을 두드릴까, 벨을 누를까.

누굴까.

그 분들이 전부다 오겠다고 전화를 준게 아니고 그냥 온 동네 아줌마들이었는데 저보다 나이많은 사람들이었거든요.

 

그 조심스러운 발자국소리는

문앞에 전단지를 살짝 붙여놓고 곧 발길을 옮겨 다음 계단으로 올라가네요.

안도의 한숨과 초조했던 마음이 맥없이 풀리면서 정신이 아득해지네요..

 

전 문밖의 조심스러운 발자국소리가 제일 초조해요. 이세상에서 제일 많이.

제가 신경이 예민한 편일까요?

IP : 221.158.xxx.2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유
    '17.3.31 7:03 PM (220.118.xxx.190)

    저도 집에 있다가 나가보면 언제 붙여 놓고 갔는지 전단지 붙여 있더라구요
    아마 몰래 들어와 붙이니
    경비실에 신고할까봐 그렇게 발 걸음 죽이고 붙이고 가는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77648 차병원 제대혈 불법 시술 기억하세요? 박읍읍 2017/04/21 373
677647 장가계 패키지 가는데도 환전해가야할까요? 3 투표는 합시.. 2017/04/21 2,040
677646 시시각각 약올라서 미쳐버릴것 같아요. 4 문재인대통령.. 2017/04/21 883
677645 지나가는 개가 2 웃을일 2017/04/21 569
677644 동치미 담궜는데요... 14 에스텔82 2017/04/21 2,259
677643 안철수 : "부인의 사적업무지시는 대부분 제 의정활동을.. 36 ... 2017/04/21 1,937
677642 명문대 나오고 회사다녀봐야 15년이 끝이네요 16 Sky 2017/04/21 3,989
677641 수개표 안하면 국민분열 되지 않을까요? 6 ㅁㅁ 2017/04/21 277
677640 스벅 도서관 2 ㅗㅗ 2017/04/21 1,037
677639 홍준표 “안철수 후보는 참 행복하다” 13 ㅎㅎㅎ 2017/04/21 2,528
677638 LG 직원들은 전자제품 싸게 살수 있나요? 5 ... 2017/04/21 1,233
677637 안철수 학제개편의 폐혜를 부모입장에서 정리해보았다(펌) 27 ㅇㅇ 2017/04/21 1,047
677636 추미애 아주머니 25 2017/04/21 2,366
677635 인생의 짐중에 2 ㅇㅇ 2017/04/21 720
677634 신과 나눈이야기 3 책을 찾아요.. 2017/04/21 852
677633 문자 받았어요 28 ... 2017/04/21 1,936
677632 安측 "호남서 '안철수=이명박' 유언비어 유포..형사고.. 33 샬랄라 2017/04/21 1,202
677631 인터넷으로 산 선글라스... 선글라스 질문이요~ 2 ... 2017/04/21 778
677630 문재인에게서 이회창 오버랩되고, 홍준표에게서 노무현 보인다 17 데일리안 2017/04/21 888
677629 어떤것이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하시나요?또한 이런것이 중요한 시대.. 1 아이린뚱둥 2017/04/21 213
677628 더불어 민주당 앱이 있네요.. 1 ..... 2017/04/21 210
677627 이 관계 좀 설명해주실 분......? 1 정알못 2017/04/21 409
677626 제목 지워요 25 ... 2017/04/21 1,177
677625 고작 20만원 밥값 가지고 쪼잔하게 구는 남편... 7 ... 2017/04/21 3,393
677624 저 같은 사람은 다이어트 못하나요?? 3 신나랑랑 2017/04/21 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