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가정은 의미없다지만... 가끔 궁금해요
세월호 사건만 안 일어났다면
박근혜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백남기 농민, 메르스, 위안부문제, 싸드, 블랙리스트, 삼성 뇌물
심지어 최순실 정유라 길라임까지 박근혜의 실정은 모두 다 똑같고
세월호만 빠졌다면 말이에요.
그때도 과연 8:0으로 탄핵당하고 구속까지 되었을까?
의미없는 가정이겠죠.
헌법재판관들은 세월호는 탄핵 사유가 아니라고 분명히 짚어 말했구요.
근데 제 생각에는... 세월호 사건만 없었다면 많이 달랐을 것 같아요.
적어도 반대파들의 반대가 지금보다 백배쯤 극렬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똑같이 탄핵당하더라도 8:0 아니었을 것 같고요.
똑같이 탄핵되고 구속되어도 폭넓은 동정론이 있었을 것 같아요.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니까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온 국민이 애통하고 멘붕이었을 때
박근혜 혼자만 슬퍼하지 않고 무감각하고 오히려 유족을 비난함으로써
스스로 싸이코패스임을 공개했고, 그녀가 우리와 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이 아님을 확인시켰고
유족을 비난하는 사회의 어쩔수 없는 일부분이 된 우리 스스로를 참담하게 했고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사람들의 정말 대다수를 돌아서게 만들었기에
웬만한 일로는 어지간해서는 생각을 바꾸지 않을 보수적인 사람들마저도 이건 아니다 싶게 만들었기에
오늘에 이르렀다고 생각해요.
만약 박근혜가 세월호 사태 때
무능한건 어쩔수 없다쳐도, 똑같이 한명도 못구했더라도
우리와 똑같이 눈물철철 흘리고, 발표하다 목이라도 메고, 유족들의 고통을 마음아파하는 모습이라도 보였으면
이지경으로 국민들이 돌아서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세월호가 물 밖으로 다시 나온 모습을 보니 그때의 생생했던 충격과 아픔이 되살아나요.
박근혜는 대체 세월호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여전히 머리속에 온통 억울하고 분한 생각 뿐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