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우(안랩커뮤니케이션팀장) 나는 이명박 대통령을 후보 시절에 만난 적이 있었다. 2006년 말경 이었을 것이다. 당시 이명박 후보가 ‘IT기업 투어’ 차원에서 갑자기 안랩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당시 나는 회사 방문자에 대한 의전도 담당하고 있었다. 당시 안랩의 2대 대표이사를 새로 맡았던 김철수 사장은 이명박 후보 일행을 맞아 안내에 나섰다. 이명박 후보는 나에게도 악수를 건넸다. 그는 당시 내가 어떤 업무를 하는지 듣더니 내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날의 이야기만으로도 이명박 후보가 언론이나 홍보에 관심이 많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후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청와대로부터 여러 제안이 들어왔고,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서는 동시 다발적으로 안 박사를 찾았다. 모두 거절하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매번 거듭되는 거절로 인해 혹시 괘씸죄에 걸리지 않을까 우려스러웠다. 다른 정부에 비해 그 제안의 강도와 횟수가 집요했기 때문이다. 안 박사는 김대중 정부 시절에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을 맡은 적이 있었다. 당시 30대 나이였던 안 박사는 최연소 자문위원이었다. 이명박 정부 탄생 이후 수많은 위원회의 요청을 모두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미래기획위원회를 선택했다. 그나마 국가의 10년 후 미래를 다루는 각 분야 전문가 중심의 위원회였기 때문이다. 또 위원회는 상근직이 아니고 일 년에 회의도 몇 번 없어 안철수 박사로서는 부담이 적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명박 정권은 매번 고위직 인사 때마다 안철수 박사를 하마평에 올렸다. 과기부 장관, 청와대 수석 등 하마평도 다양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긴장감을 느꼈던 사안은 국무총리 하마평이었다. 2010년 8월경, 청와대발 하마평이 언론에 여러차례 보도됐다. 그러나 나에게 확인 전화가 온 적은 없었으며, 안 박사 본인에게조차 연락 온 일이 없었다. 그 당시 안철수 박사는 방학기간 동안 외국 대학으로 연수를 가 있었다. 당시 언론 보도는 마치 기정사실화하는 듯했다. 나는 한 언론 기자에게 ‘본인의 의사와 무관한 일이며 만약 요청이 온다고 하더라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기사를 부탁할 정도에 이르렀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 저녁이었다. 한 통신사 기자가 급히 안철수 박사에 대한 인물 이력 자료를 달라고 요청했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내일 아침에 총리 발표가 있는데 안철수 교수가 확정적’이라는 것이다. 당황스러웠다. 해외에 머물고 있던 안 박사에게 그 사실을 물었더니 그는 “연락받은 일도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토요일 밤에 청와대 출입기자 중 아는 기자 몇 명에게 급히 연락을 했다. 청와대에서 안철수 총리설을 흘리는 것이 아닌가 우려했기 때문이다. 안철수 총리설이 나도는 것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한 일임을 기자들에게 알려주었다. 혹시라도 청와대에서 그런 움직임이 있을 경우 언론에서 사전 차단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리고 일요일이 되었다. 당초 10시에 예정되어 있던 총리 발표는 오후 2시로 연기됐다. 발표에 이름이 오른 사람은 다행히 안철수 박사가 아니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도 그 주말은 정말 손에 땀을 쥐는 긴장된 시간이었다.
안철수 박사는 30대 CEO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정치권의 영입 1순위였고,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안철수 박사는 이런 상황을 두고 “제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주위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에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그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인생을 살지 나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적어도 그의 선택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위해 도움이 되는 선택일 것이라는 점이다.
박근우(안랩커뮤니케이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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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안철수는 IT에 관심많던 김대중정권 최연소 직속 자문위원이었고노무현정권까지 연이 이어졌고이명박은 그런 안철수를 통해 이미지메이킹을 하고 싶었던 것.
안철수의생각이란 책에서 이명박정부를 많이 비판했네요,그 댓가로 표적감사와 교과서 삭제..표적으로 이명박이 교과서에서 안철수를 삭제하려고 시도한 케이스를 봐도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