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달 전부터 기운이 없더니 급기야 고기를 굽는데도 방에서 나오질 않습니다. 고기팩 뜯기 전에 이미 싱크대에 올라와서 생고기에 입을 대야 정상인데 이게 무슨 일인지. 활동성도 요즘 현저히 떨어지고 골골도 잘 안 하던데.
고양이 명의를 검색해서 차에 태워 달려갔습니다. 그의 수술 이력 과 병력부터 줄줄 읊어드리고 최근의 변화와 걱정되는 점 그리고 의심스런 질병들의 가능성도 말씀드렸습니다. 좀 극성 부모로 보일 것 같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선생님은 엑스레이 초음파 혈액검사에 뇨검사 등 건강검진 풀세트를 해보자십니다. 돈이 수십만원이라는데 그래도 어디가 아픈 지 알 수 있다면 그게 문젭니까.
한두시간 지나 선생님이 나오십니다.
어디가아픈가요?
다 정상입니다.
네? 신장은요? 방광은? 전에 방광염이었어요. 심장은? 밤에 켁켁거리고 구역질 하던데. 골반과 대퇴골은요? 한 달 전에 거기가 아파서 못 걸었었는데 사진에 혹시 금은 안 보여요? 잇몸이 흰색인데 적혈구는? 빈혈 아니던가요?
다 정상입니다.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사실 그가 요즘 출장 온 제 친구에게 맛난 걸 많이 얻어먹어 살이 현저히 쪘어요. 아마 배가 안 고픈 것도 식욕 감소의 원인인가봐요. 일단 내일부터 다이어트입니다.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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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 고양이가 아팠습니다
nana 조회수 : 1,277
작성일 : 2017-03-24 14:26:40
IP : 112.222.xxx.15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ㅋ 다행
'17.3.24 2:27 PM (121.160.xxx.222)춘곤증이었나봐요 ^^
2. ㅎㅎ
'17.3.24 2:28 PM (118.221.xxx.40)다행이네요 ^^
3. 반전이네요
'17.3.24 2:32 PM (210.210.xxx.254)그래서 깡패고양이
4. 꿈꾸며~
'17.3.24 2:35 PM (112.95.xxx.229)다행이네요. ^^
저희 고양이도 요즘 입맛이 없는지 통조림을 주지않으면 밥을 통 안먹어서 매일 주다보니 그것도 질리는지 잘 안먹어서 걱정입니다.5. nana
'17.3.24 2:56 PM (112.222.xxx.156)혹시 놓친 게 없는 지 걱정은 되지만 뭐 일단 발견된 이상이 없다니 마음은 놓입니다.
6. 깡텅
'17.3.24 3:06 PM (223.62.xxx.15)아픈 게 아니라 더 맛난 걸 내어오라는 압박 시위군요.. 역시 깡패답군요.. 덕분에 집사는 수십만원 쓰고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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