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고등 참관학습 다녀왔어요.
일반고 1학년인데 저희 아이는 엄마인 제가 꼭 참관학습 오기를 원하는지라 휴가 내고 갔어요.
고등은 학부모 총회 꼭 가라고 해 주신 82님 조언도 기억하고 있어서요.
영어, 수학 두 과목 수업하는 것을 들었는데
아이들 수업 태도가 생각보다 참 좋아서 놀랐고(저도 교직이라서 그런 점이 눈에 금방 들어왔어요)
선생님들이 열정 있게 가르쳐 주시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저희 딸 말로는 안 그런 분들도 계시다고는 해요)
질문할 때마다 손을 번쩍번쩍 들고 답하는 아이들. 다들 여드름 대박이지만 초롱초롱한 눈빛이 어찌나 이쁜지..
수업 끝나니 질문한 아이들이 줄을 서서 선생님으로부터 질문 도장을 받아가요(이 도장 모아서 세특에 써 주신다고 했대요)
저희 딸은 전국형자사고 입시 면접에서 실패해서 일반고 진학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의기소침했었는데
요즘은 학교가 너무 재미있대요. 선생님들도 좋고 친구들도 착하고 열심히 공부한다고 하면서 맘에 들어해요.
작년 중학교에서는 친구들이 너무 공부를 안 해서 공부하면 왕따 되는 분위기였는데 여기는 수업 시간에 조는 애가 없다고 아주 좋아해요.
집에서 뛰면 3분, 걸으면 5분 거리인 학교라서 훨씬 여유롭기도 하고..아직까지는 참 만족스러워요(단 급식은 노답..ㅜ)
저는 학종입시이나 수시 확대에 반대하는 입장이고 줄세워 보내는 정시가 비교적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요.
이번에 고등 보내놓고 보니, 학종 전형이 일반고를 살렸다는 게 무슨 뜻인지 조금 알 것 같아요.
학종은 내신 외에도 세특, 동아리, 봉사활동, 독서..이런 게 중심인데
공부 외 동아리 활동을 충실하게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잊고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고
(저희 딸도 정규2, 자율 1 모두 3가지나 동아리 활동 해요)
아이들도 세특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학교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고 수업에 열심히 참가해요.
그 결과 학교 수업에 다들 열중하게 된 것 같아요.
아마도 이런 종합적 평가가 없이 정시만으로 대학을 간다면..다들 오로지 점수만 올려주는 학원 수업을 더 중요시하게 되지 않을까...아이들 수업태도 좋고 우수한 교사가 많이 있는 고등학교 학군이 훨씬 유리하지 않을까..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본 것은 아주 일부, 단편적인 부문이라서 제 생각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직접 수업을 참관하고 나니 이런 생각도 하게 되었다는 거고요. 참고로 강남은 아니고 송파 어느 일반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