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안철수 1500억 기부 당시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ㅇㅇ 조회수 : 1,543
작성일 : 2017-03-21 21:24:02
안철수 1500억 기부 당시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midam


(다음은 안철수 원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전문)

저는 오늘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작은 결심 하나를 실천에 옮기려고 합니다. 그것은 나눔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의사와 기업인, 그리고 교수의 길을 걸어오면서 우리 사회와 공동체로부터 과분한 은혜와 격려를 받아왔고 그 결과 늘 도전의 설렘과 성취의 기쁨을 안고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한 가지 생각을 잊지 않고 간직해왔습니다. 그것은 제가 이룬 것은 저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나름대로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고자 애써왔습니다.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숭고한 의미가 있으며, 여기에는 구성원 개개인의 자아실현은 물론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보다 큰 차원의 가치도 포함된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가치를 실천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의 폐허와 분단의 아픔을 딛고 유례가 없는 성장과 발전을 이룩해 온 우리 사회는 최근 큰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건강한 중산층의 삶이 무너지고 있고 특히 꿈과 비전을 갖고 보다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젊은 세대들이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지난 십여 년 동안 여러분들과 같은 건강하고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과 현장에서 동료로서 함께 일했고, 학교에서 스승과 제자로도 만났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이상과 비전을 들었고 고뇌와 눈물도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시련들을 국가 사회가 일거에 모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국가와 공적 영역의 고민 못지않게 우리 자신들도 각각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은 입장에서, 앞장서서 공동체를 위해 공헌하는 이른바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의와 좌절에 빠진 젊은이들을 향한 진심어린 위로도 필요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동체의 상생을 위해 작은 실천을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덕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10여 년 전 제가 책에 썼던 말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그래서 우선 제가 가진 안연구소 지분의 반 정도를 사회를 위해서 쓸 생각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는 것이 좋을지, 또 어떻게 쓰이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것인지는 많은 분들의 의견을 겸허히 들어 결정하겠지만,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은 갖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의 핵심중 하나는 가치의 혼란과 자원의 편중된 배분이며, 그 근본에는 교육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선은 자신이 처한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마음껏 재능을 키워가지 못하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에 쓰여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다른 목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것을 실천한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오늘의 제 작은 생각이 마중물이 되어, 다행히 지금 저와 뜻을 같이해 주기로 한 몇 명의 친구들처럼, 많은 분들의 동참이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뜻 있는 다른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해 봅니다

(사진=안철수 원장, 뉴스엔 DB) 

IP : 58.140.xxx.12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의인
    '17.3.21 9:45 PM (223.62.xxx.71)

    존경합니다
    이런분이 계셔서 세상 살맛 나는거죠
    희망이 있으니

  • 2. 안지지자
    '17.3.21 9:53 PM (1.233.xxx.201)

    정말 훌륭한 노블리쥬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분이시죠
    어제 접해 본 출마선언문
    밤새워 안철수님이 작성했다던 국민께 보내는 편지
    정말 명문이더군요
    내가 접해본 어떤 연설문 보다도 훨씬 가슴에 와닿는 글이었습니다

    안철수님은 그런 사람입니다
    나눔의 본뜻을 알고 그걸 실천할수있는 용기

    이런 사람이 국가의 리더가 되는
    우리나라를 꿈꿔 봅니다

  • 3. ...
    '17.3.21 10:17 PM (112.168.xxx.205) - 삭제된댓글

    우리나라에 안철수 같은 사람이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안철수 기부 이후 아무도 이런 기부한 사람이 없는거 보면 그만큼 힘든 일을 한거지요.
    아무도 가지않는 길을 개척하는 안철수 화이팅!!!

  • 4. ..
    '17.3.21 10:57 PM (110.8.xxx.9)

    눈 덮인 들판에서 내가 오늘 디딘 발자국이 뒷 사람의 길이 된다고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바 있죠.

    의사로서 개발자로서 사업가로서 성공하고
    이제는 정치로 나라를 바꿔보겠다고 나선 안철수의 오늘의 발자국들을
    능력있고 참신한 더 많은 사람들이 따라와주면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는 더이상은 어둡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치꾼들만 가득한 이 나라에서
    제대로된 정치가로 우뚝 서길 바래봅니다.

  • 5. ..
    '17.3.21 10:59 PM (122.44.xxx.186)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에 쓰여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있는 기득권 보다 더 낮은 곳 힘없는 분들을 생각하고 실천 했어요.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 6. rose
    '17.3.22 2:42 AM (112.197.xxx.41)

    진심으로 존경합니다.2222
    감사합니다!!

  • 7. 와..
    '17.3.22 9:13 AM (210.179.xxx.193)

    글도 참 깔끔하게 잘 쓰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79977 40대 수면시간 어찌되시나요? 2 zz 2017/04/27 1,950
679976 한미합동과 북한의 대결 모습 1 조지가 발발.. 2017/04/27 298
679975 홍준표가 TK표를 잠식해 들어가는 모양이네요. 10 ㅇㅇ 2017/04/27 1,506
679974 정의당의 실체 2 모르던사실... 2017/04/27 689
679973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냐고 묻는 초딩4학년에게 뭐라 . . 17 초4아이 2017/04/27 2,010
679972 학습지 샘이 학부형보고 학습지 샘 해보라고 자주 권하나요.... 8 ... 2017/04/27 1,824
679971 문재인은 홍준표에게는 절대 못이겨요 31 결과 2017/04/27 2,978
679970 음대에서 경쟁률이 젤 센 과가 성악과라네요 10 성악 2017/04/27 3,090
679969 콛떡 팥떡만 먹으면 배가 부풀어요 배불뚝 2017/04/27 368
679968 성소수자연합과 녹생당의 요구를 절대 들어주면 안되는이유 3 주먹질 2017/04/27 473
679967 트롬 스타일러 쓰시는 분께 질문있어요 4 사용자 2017/04/27 2,238
679966 성소수자 원래 폭력적인가요?(수정) 8 성소수자아웃.. 2017/04/27 978
679965 일본은 벌써 제5차 산업혁명 추진 일본은 벌써.. 2017/04/27 1,275
679964 카카오닙스 드시는 분...어디서 구입하세요? 3 건강 2017/04/26 1,170
679963 정시 확대 수시 축소 후보 3 ㅇㅇ 2017/04/26 1,200
679962 펌) 어제 유승민이 文에게 물어본 '코리아 패싱' 6 ... 2017/04/26 1,229
679961 시디즈 t50 10 의자 2017/04/26 1,472
679960 김한길이 등판했다니 드는 생각 7 푸른하늘25.. 2017/04/26 1,696
679959 문준용씨 1년 몇개월 근무했다는데.. 26 000 2017/04/26 1,289
679958 앞에 작년 총선 사진 보니 정신이 번쩍 들어요 1 ㅇㅇ 2017/04/26 656
679957 발정제는 버르장없다 사과했나요?~~ 2 ㄱㄱㄱ 2017/04/26 587
679956 저희나라는 답이없는 나라일까요? 14 아이린뚱둥 2017/04/26 1,394
679955 쇼팻이라는 지방흡입 아시나요? 1 괜찬 2017/04/26 628
679954 렌즈 쓰는 분들께 여쭤요 26 렌즈 2017/04/26 2,891
679953 지하철에서 보는 신인류(?) 20대들... ㅇㅇ 2017/04/26 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