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일 하면서 시험 준비하니 정말정말 좋아요.....

중등임용수험생 조회수 : 3,135
작성일 : 2017-03-21 19:56:00
저는 중등임용(중고등학교 교사) 시험 준비 중이에요.
과목은.... 경쟁률이 매우 높은 과목이리고만 알려 드릴게요 ㅜ

나이는 30대 초반이지만 여기 들어오는 분들처럼 결혼한 건 아니구..... 남자친구도 없는 미혼입니다....ㅎ

사범대 졸업하고 임용 치다가 너무 지쳐서 잠시 취직한 적(기간제 아니고 아예 상관없는 일)도 있었다가, 다시 임용 준비 중이에요.
다시 시작하면 금방 붙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네요.
올 초에 기나긴 수험생활 중 처음으로 1차에 합격했어요.
그런데 2차에서 탈락해 버렸죠.
탈락한 후 사실 너무 힘들었어요.
2차에서는 떨어질 확률보다 붙을 확률이 높다보니....
제가 그 떨어질 사람일 줄은 몰랐습니다.
2차 올라오자마자 한방에 붙는 사람들도 많던데
내가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인가 싶더라구요.

그래서 나이도 있고 해서, 일을 구했답니다.
제 예전 경력 중에 재택으로 틈틈이 알바를 했던 경력이 있는데요
그게 좋게 작용했는지 재택으로 일을 하게 됐어요.

처음엔 오랜만에 일을 하니 적응이 잘 안 됐는데 이젠 적응하고 요령이 생겨서 속도가 붙었어요.
오늘은 3시쯤에 오늘 작업량을 다 마치고 집 청소를 하고 밖으로 나와 운동도 했어요.
그리고 5시에 저녁먹고 그때부터공부중.....인데 이러고 있네요^^ 조금만 봐주세요.
아무래도 돈이 들어오니 돈이 주는 안정감(?) 이 좋구요
재택이라 스트레스도 덜하구요.
일하는 틈틈이 머리아플 때 집 청소나 정리 하니까 마음도 깨끗해져서 임용 탈락의 고통도 조금 잊어져요.

원래 평일 9시-6시는 일하는 시간, 그 외 저녁과 토일요일 통으로는 공부시간으로 정해놨는데 공부가 너무너무 하기 싫을 때는 그냥 누워서 쉬는게 아니라 노트북 펴서 일을 하면서 '공부하기 싫어서 딴청을 피웠지만 돈은 벌었다!'라는 생각 하게 되는 것도 좋구요.

이쯤에서
저같은 사람이(미혼, 수험생) 왜 여기 들어오는지 궁금하시죠?
우리 엄마의 심정을 알고 싶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올라오는 글들 보면
저는 정말 답이 없는 딸이랍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는데 아직도 직장을 못 잡고 공부하고 있으니까요.
나같은 딸 때문에 우리엄마아빠는 얼마나 괴로울까..... 우리엄마아빠는 어떤 생각으로 주변인들 자식 자랑을 들어주는걸까, 예식장에 가는걸까.... 그런생각들.
여기 오면 엄마를 비롯한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돼요.
가끔 저희엄마는 저의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저에게 심한 말을 하기도 해요.
근데 여기 와 보면 엄마가 그런 말을 한 이유가 이해가 가더라구요.
그리고 엄마가 그런 말 하면서도 많이 괴로울 거라는 것도 알게 됐구요 .....
요즘 그래도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엄마가 덜 속상해 하시기도 해요.
올해 시험날까지 재택 일 계속 둘어와서 다른 일(과외나 학원, 기간제) 말고 편하게 재택 하면서 임용 쳤으면 좋겠다는 말도 하시구요.

그냥 그렇습니다.....
오늘 2차 탈락 이후로 처음으로 뿌듯함을 느껴서 글을 써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와 비슷한 딸들을 두신 어머님들....
속상해하거나 불안해하지 마셨으면 해요. 딸들도 엄마 모르는 사이 이 사회에서 살아나가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치고, 속으로 울면서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답니다.
모두 같은 마음이니 같이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보도록 해요. 저도 열심히 살아가려구요....

IP : 220.81.xxx.58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공감이요
    '17.3.21 8:03 PM (148.251.xxx.98) - 삭제된댓글

    수험 기간 장기화되면 알바같은거 하면서 공부하면 오히려 능률이 더 올라요.

  • 2. 꼬옥
    '17.3.21 8:03 PM (124.51.xxx.161)

    열공해서 원하는 일 이루길 바래요

  • 3. 하유니
    '17.3.21 8:05 PM (182.226.xxx.200)

    2018년엔 연수버스 타기를 바랍니다 ~~~~~~~

  • 4. ....
    '17.3.21 8:12 PM (116.41.xxx.111)

    다음 번에 꼭 합격하실거에요.. 멋진 선생님되실 겁니다

  • 5.
    '17.3.21 8:18 PM (221.127.xxx.128)

    멋지네요
    꼭 꿈 이루세요

  • 6. 왠지
    '17.3.21 8:18 PM (218.234.xxx.167)

    국어과목이실 듯
    저도 국어 임고 공부 했었어요
    그저, 화이팅입니다!!

  • 7. . .
    '17.3.21 8:22 PM (221.145.xxx.99)

    좋은 결과 얻기 바래요

  • 8. 지나가다
    '17.3.21 8:25 PM (24.246.xxx.215) - 삭제된댓글

    원글님이 바로 보석같이 빛나는 배우자감인데
    남자들은 도대채 뭐하고 있나 ?..

  • 9. ..
    '17.3.21 8:27 PM (211.36.xxx.6) - 삭제된댓글

    원글님같은 자식 있으면 전 걱정도 안하겠네요.
    오늘 그 기분 오래 간직하시면서
    공부에 큰 힘 되시길 바래요!
    응원의 박수 보내드립니다~
    왕년에 시험 공부 좀 했전 아줌마가^^

  • 10.
    '17.3.21 8:44 PM (110.14.xxx.148)

    그쵸 아무래도 돈 들어오니 불안감이 덜하죠
    공부 많이해서 꼭 붙으세요

  • 11. 저도
    '17.3.21 8:51 PM (121.128.xxx.130)

    응원합니다.
    내 자식을 포함한 청춘들에게 미안합니다.
    이렇게 힘든 현실....
    그래도 힘내시고
    합격하시면 82에도 소식 올려주세요.

  • 12. 원글님
    '17.3.22 12:37 AM (117.111.xxx.234)

    너무 반가워요!! 전 임용고시는 아니지만 30대 초중반 미혼 회사다니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결혼 걱정하세요 원글님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저도 이제 공부보단 짝 찾는게 더 걱정되기 시작했구요..근데 꼭 이루고 싶은 꿈이라 포기하는게 쉽지가 않네요. 원글님도 모쪼록 좋은 결과 있으시길요!

  • 13. 눈사람
    '17.3.22 2:52 AM (181.167.xxx.65) - 삭제된댓글

    잘 하고 계시네요.
    엄마는 습관적으로 그러시지만
    맘속으로 님을 믿고 계실거예요.
    화이팅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64584 콩비지 2 요리초보 2017/03/21 809
664583 82쿡 보고 나온 조선일보 기사~ 4 조선일보 2017/03/21 1,216
664582 박 前 대통령 檢 출석, 대선에 영향 미칠까?…'영향없다' 대세.. 1 당연하지! 2017/03/21 285
664581 미국 간호사 영주권 잘 나오나요? 6 ..... 2017/03/21 2,685
664580 민주당 정책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래픽 사이트 좀 알려주세요 . 2017/03/21 231
664579 오늘밤 MBC 100분토론 (더민주 대선 경선토론) 8 오늘밤 12.. 2017/03/21 818
664578 서울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물가 33 쏠라이트 2017/03/21 2,286
664577 태양광 설치 하신 분께 질문 있어요 6 단독주택 2017/03/21 1,581
664576 복강경으로 자궁 적출 수술 후 입원 기간? 5 ㄴㄷ 2017/03/21 5,483
664575 내일이 경선인데 문재인은 왜 교육정책은 안 내놓나요? 16 .... 2017/03/21 1,357
664574 보험 정녕 어찌해야 할 지.... 6 보험 2017/03/21 1,476
664573 미세먼지 마스크 추천해주세요 3 3월 2017/03/21 1,356
664572 ㅈ ㄴ 한테 왜 저렇게 예우하나요? 8 샤르망 2017/03/21 1,969
664571 공기 청정기 모델 좀 봐주세요.. 1 청정기 2017/03/21 716
664570 여자셋 모임에 편애를 받는 입장이면 어떻게 행동해야하나요? 8 그럼 2017/03/21 1,611
664569 공무원 5급 공기업 5급 24 좋은날 2017/03/21 8,060
664568 전세보증금 1억 여유돈 어떻게 굴릴까요? 15 아이디어 2017/03/21 3,995
664567 2살넘은푸들이가 이상한행동을 해요.... 15 왜이런지.... 2017/03/21 2,507
664566 반모임 참석.. 아이 학교 생활과 연관이 얼마나ㅡ 12 울렁증 2017/03/21 3,526
664565 옛날 전설의 고향 보다가 지금 눈물 콸콸 콧물 찍 7 ... 2017/03/21 1,816
664564 휴대폰 내 갤러리에 있는 사진 지우면 다시는 못 찾나요 4 왜살까 2017/03/21 971
664563 눈다래끼 고름이 터질것은데 병원 안가도 괜찮을까요? 5 Me 2017/03/21 4,813
664562 l마트에서 청포도를 샀는데 너무 시네요 2 ... 2017/03/21 440
664561 이번엔 옷수선하는곳 여쭤봅니다 -시흥시 대야동 아까 미용실.. 2017/03/21 470
664560 글로벌 건강지수 1위 이탈리아 24위 한국 15 블룸버그 2017/03/21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