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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5세에 처음으로 김치 담궈봤어요~부끄

김치 조회수 : 2,335
작성일 : 2017-03-20 20:43:49
친정엄마께서 김치. 장아찌류 밑반찬등을 끊이지 않게
그동안 해주셔서 편하게 살았어요
애들키우며 가정식으로 먹이려고
노력하며 살았지만 그래도 큰살림은 엄마가 해주시니
좀 편하게 산셈이지요
그런데 엄마께서 암수술후 뇌졸증이 와서 요양병원에
계세요. 혼자선 거동이 불편해서 24시간 간병인의 손길이
팔요한 상태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남편 사업이 기울어져 형편이 어려워져
예전만큼 부식비를 넉넉히 쓰질 못해요
웬만한 요리는 다하지만 김치는 뭔가 엄두도 안나고
그래서 사먹고 있었어요
어제 엄마병원을 가니 엄마가 밖에 날좋지~~? 하시길래
미세먼지 많아서 어쩌고 저쩌고 하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지요
그리고나서 엄마가 첨으로 오이소박이와 열무얼갈이
물김치가 먹고 싶네~~하시는거에요
살림 잘하고 야무지다고 동네 엄마들이 칭찬해도 남편은
김치도 못담그면서 라며 은근히 속엣말 할때 엄마가
해주시는데 뭐-- 라며 넘기곤 했어요
그런데 내 엄마가 드시고 싶다는데 나이 45살이나 먹고
그깟 김치하나 딸손으로 못드리나 싶어 집에 오는길에
폭풍검색후 재료사와 오늘 하루종일 레시피와 씨름하며
깍두기. 오이소박이. 열무얼갈이 물김치 담궜네요
오늘은 첨이지만 두번째부턴 착착 잘할것 같아요
잘익어서 엄마 입맛에 맞았으면 좋겠어요^^
IP : 210.103.xxx.30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ㅜㅜ
    '17.3.20 8:47 PM (117.123.xxx.182) - 삭제된댓글

    저도 엄마가 바리바리 싸주는 편인데 요근래 언젠가는 먹고싶어도 못 먹겠지 싶어 우울해질 때가 가끔 있어요. 나이 먹으면서 서글픈건 엄마때문이 크네요 저는. 엄마의 시간이 흐른다는걸 받아들이기 힘든...

  • 2. 김치독립만세
    '17.3.20 8:47 PM (110.11.xxx.74) - 삭제된댓글

    잘하셨어요. 어머니 좋아하실 정도로 딱 잘 익을 거예요.
    어머니 곧 호전되시고, 님 경제사정도 곧 펼거예요. 힘내세요.

  • 3. ㅇㅇ
    '17.3.20 8:47 PM (114.200.xxx.216)

    잘하셨는데..김치평생안해보면 뭐 어떤가요..김치가 딱히 건강에 좋은음식도 아니고...

  • 4. 코코리
    '17.3.20 8:50 PM (175.120.xxx.230)

    솜씨는 알게모르게 엄마를 닮더군요
    아마도 숨겨진 님의솜씨가 빛을발휘하기 시작했을거예요
    맛있는김치가 되시기를...

  • 5. ㅇㅇ
    '17.3.20 8:50 PM (175.223.xxx.206)

    어머니를 생각하시는 마음이 이쁘시네요. ㅜㅜ

  • 6. 저도46
    '17.3.20 8:50 PM (112.150.xxx.153)

    원글님보다 1살더 많지만 ^^
    김치 한번도 담가본적 없어요 ㅠ
    짱아찌, 겉절이는 잘하는데 김치는 못하겠더라구요.
    배워보려 하지도 않구요.
    양가 80세 시어머니 친정엄마가 여지껏 담가주세요ㅜ
    저도 반성합니다.

  • 7. 잘하셨어요
    '17.3.20 8:55 PM (122.40.xxx.85)

    저는 결혼하자마자 혼자 다 한 주부인데
    님처럼 오래 친정엄마 도움받는 사람들 너무 부럽더군요
    잘 하셨고 맛있을것 같습니다

  • 8. 잘하셨어요^^
    '17.3.20 8:57 PM (115.140.xxx.74)

    신기한게
    엄마음식을 계속먹었다면 그맛을 흉내내더라구요.
    요즘은 인터넷이있어서
    검색만해도 레시피가 좌라락

    자식 위한다고 뭘 계속해주는건
    절대 자식을 위하는게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울애들 결혼해도 김치든
    밑반찬이든 절대 안해주렵니다.

  • 9. dalla
    '17.3.20 8:57 PM (115.22.xxx.43)

    원글님 센스있으셔서 김치가 알맞게 맛들 것 같으네요.
    ^^

  • 10. Stellina
    '17.3.20 9:08 PM (87.4.xxx.249)

    45세에 처음으로 담그신 김치라니 하며 클릭했는데
    편찮으신 어머니를 위해 담그셨단 이야기에 갑자기 눈물이 흐릅니다.
    사랑과 정성으로 담그셨으니 분명히 맛있을거예요.
    저희 친정어머니께서 알츠하이머로 점점 기억과 기력을 잃고 계시는데
    멀리 살다보니까 제가 담근 김치 맛도 못 보여드렸네요.
    어머니께서 따님이 담근 깍두기. 오이소박이. 열무얼갈이 물김치 맛있게 드시고
    행복한 시간들 보내시길 바랄게요.
    아울러 건강도 호전되시길...

  • 11. ㅎㅎㅎ
    '17.3.20 9:10 PM (211.174.xxx.57) - 삭제된댓글

    맞아요 내엄마 우리엄마
    매번 얻어만 먹다가 아프실때는 제손으로 해드려야지요
    엄마 암수술하시고 20일 입원해계실때 (수술받다 돌아가실까봐 겁먹어서)
    언니오빠대신 막내인 제가 휴가까지내고 엄마 병간호하면서
    재래시장에서 매일 먹을거 사다나르던 생각나네요
    상추고추사다가 병실 사람들하고 나눠먹고
    거의 대부분 혼자계셨는데 엄마랑 저랑 너무 부러워하시더라구요
    다른 식구들은 퇴근하고 저녁에 다들 병문안 오시니까
    벌써 10년전얘기네요..

  • 12. 잘될거야
    '17.3.20 9:29 PM (211.244.xxx.156)

    눈물이 핑돌아요..
    님 엄마 생각하는 맘이 예뻐서 김치가 맛있게 익을것 같네요

  • 13. 동갑
    '17.3.20 10:20 PM (175.121.xxx.51)

    29살에 동치미 첨 담갔을때가 생각나요.
    시어머니 암수술하고 아무것도 못넘기실때 제가 담근 동치미랑 죽 드시고 버티시다 몇달 후 돌아가셨지요.
    어머님 병원에 동치미 들고 다닌 기억나요.
    생애 첨으로 그해 겨울에 베란다에서 익힌 동치미가
    그리 유용할 줄은 몰랐었지요.
    정성이 들어가면 맛있어져요.
    화이팅!!

  • 14. 덤덤한
    '17.3.20 11:38 PM (122.129.xxx.152)

    제목에 감동글이네요... 맛있을거에요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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