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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딱 지금이 제일 좋다는 엄마...^^

행복한 엄마 조회수 : 4,456
작성일 : 2017-03-19 12:58:20
중학교때 아빠 사업 힘들어지면서 imf...
그전엔 전형적인 중산층이었어요
집에 피아노 있고, 교육열 적당히 높은 엄마때문에 학원도 여러개, 전집이며 레고세트 가득했고.,.

그러다 어느날 하교해서 와보니 처음보는 빨간딱지 ..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울며 옆동네살던 친척집가니 엄마가 있더라구요

정말 철없던, 집이 어려운지 어떤지도 모르는 그런 애였어요

아빠가 사업문제로 구치소들어가게됐고 전업주부였던 엄마가 뒷바라지하면서 돈벌러다니셨어요

동생이랑 저랑 빨간딱지붙어있던 집에서 불도 못켜고 엄마를 기다리곤했죠 그때 동생은 초등학생이었고 그기억 떠올리며 아직도 엄마가 가슴아파하세요
동생 1시 하교~ 저 5시 하교 전까지 누군가 와서 문두드리는 혼자 소리들으며 초등저학년이 있어야했던...지금 여기서 고백하지만 그게 너무 무섭고싫어서, 일부러 집에 늦게 들어가곤했어요 동생 혼자 불도 못켜는 집에 있는걸 알면서....

그러다 아빠가 나오고 새로운 싸움이 시작됐어요ㅎ 의욕이 완전히 사라진아빠, 집에서 이빨빠진호랑이처럼 술이나 마시고 담배나 뻑뻑 피워대고...구치소 뒷바라지도 했던 엄마는 아빠랑 결국 이혼했구요
그게 제 고2때네요...

이것저것 신변정리를 하고 엄마가 죽어도 두딸은 내가 키운다해서 셋이 작은 월셋방을 얻어 시작했어요

제 기억에 엄마 월급통장을 본적이 있는데 80만원? 그정도였던것같아요 어린마음에 충격받았죠 ..집안 형편 좋을때 다니던 피아노학원이 7만원 종합학원이 30만원 이랬거든요 학교에 부잣집딸이 코트를 매일 바꿔입고 오고했는데 그 코트가 40,50...이랬어요

다행히 그래도 그게 큰불만이 없었구 사실 어려운줄도 모르고 그렇게 자랐던것같아요 밤에 불켤수있구 누가와서 문두드리지않고 그런게 행복했어요

그러다 둘다 크고 대학때부터 제가 과외알바도하고 집에 보태면서 아주 조금씩조금씩 집형편이 나아졌어요. 제가형편때문에 서울로 대학을 못가서..동생만큼은 서울로 대학보내고 싶었는데 휴학하느라 조금 늦었지만 올해초 졸업했구요

제가 안정적인 직장 얻고 집을 마련했어요 엄마명의로요. 모으고 모은돈 털어 반반씩 내고 대출도 끼고...20평도 안되는 작은 아파트지만 이집 들어오던 날, 엄마 감격해서 우셨어요 평생 내명의 집 처음 가져본다고..고맙다고요 ...전요...그때 엄마가 우릴 버리지않고 키워주셔서 더 고마워요..나이를 먹고보니 그때 엄마는 너무 젊었어요...
그런데 아빠한테 아무 요구도 안할테니 애들만 나 달라고 했던 젊고 예뻤던 엄마가 떠오르곤 해서 눈물이 멈추질않네요

가끔 엄마가 얘기해요 지나온 시간이 참 힘들었지만 우리모두 안아프고 건강했고 너희모두 열심히 살아서 버틸 힘이 되었다고요

동생 입사 앞두고 셋이서 해외여행 가려고 계획짜는 와중에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면서 베프에게도 다 이야기하지못했던 이야기들 조금만 털어놓구 가요...
IP : 223.62.xxx.13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7.3.19 1:01 PM (121.168.xxx.41)

    눈물이 저도 모르게 글썽거려지네요
    어머님도 애 쓰셨고
    따님인 원글님도 장하시네요

    원글님네 가족
    아주 아주 강한 힘을 갖고 계시다는 거 아시려나요

  • 2. 축하드려요
    '17.3.19 1:01 PM (180.69.xxx.186)

    행복한 가정이네요.
    축하드려요.
    앞으로 꽃길만 걸으실거예요

  • 3. ^ ^
    '17.3.19 1:03 PM (125.180.xxx.21)

    열심히 사셨네요. 토닥토닥~ 가족 모두 건강하세요~

  • 4. ㅇㅇ
    '17.3.19 1:04 PM (49.142.xxx.181)

    오오 장하고 대단해요. 원글님..
    원글님 어머님도 물론 대단하시고요. 요즘같이 맞벌이가 대세인 시대에도 전업주부들이 일자리 없다고
    나와서 무슨일 하냐고 묻는 세상에
    그 시절에 남편이 그리 되어 갑자기 전업주부에서 생계전선에 뛰어들어 두딸 책임지고 뒷바라지 하신것도
    장하시고..
    아빠랑은 연락 안하시나요? 아버지도 안타깝네요. imf시절엔 개인이 잘못해서 사업 부도난게 아니라
    나라가 그랬어요. 어쩔수 없었을텐데.. 구치소나 교도소까지 다녀와서 아버지도 홧병 나셨을것 같고요..
    이제라도 아버지도 이해해드리시길..

  • 5. 어머님
    '17.3.19 1:04 PM (14.138.xxx.96)

    결단에 대단하다싶네요
    모두 건강하세요

  • 6. ...
    '17.3.19 1:06 PM (175.127.xxx.139) - 삭제된댓글

    갑자기 닥친 어려움 속에서도
    두 딸을 책임지며 열심히 사신 어머님,
    그리고 그 뜻을 헤아려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란 두 따님...

    담담하게 쓰셨지만 분명 힘드셨을텐데
    하나도 비참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잘 이겨낸 강인함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의미있는 여행 즐겁게 다녀 오시고
    좋은 추억 남기세요.^^

  • 7. ㅇㅇ
    '17.3.19 1:24 PM (39.7.xxx.70) - 삭제된댓글

    다른사람 가정사보고 울어본적없는데 애들만 달라고 했던 젊고 예뻤던 어머님 부분에서 아침부터 울고있네요 당황스럽게..

    해외여행 즐겁게 잘다녀오시구 항상행복하세요 이제 좋은분만나서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그럼 더 좋구요^^

  • 8. 요듬 너무 힘들어서
    '17.3.19 1:43 PM (223.33.xxx.170)

    마음속에 온갖 생각 가득한데 님글 읽고 반성하게 되네요 ㅠ ㅠ 그동안 고생많으셨어요 어머니도 님도 동생도... 여행 잘다녀오시고 행복하세요~

  • 9. ..
    '17.3.19 2:33 PM (180.230.xxx.34)

    글에서 세명이 아주 화목하게 사는 모습이 느껴져요
    글중간 읽으면서 어머니께서 두딸을 꼭 키워야겠다고
    하심에 딸들 참 든든하겠단 생각 들었네요
    이제 모두 잘되고 행복하시다니
    다행입니다
    세모녀 여행 재밌게 잘 다녀오세요 ~

  • 10. 포도주
    '17.3.19 2:53 PM (123.109.xxx.105)

    어미니가 너무 강하고 멋지네요!! 세 가족 행복한 여행 기원합니다.

  • 11. **
    '17.3.19 4:22 PM (1.236.xxx.116)

    가슴 뭉클해지네요.
    행복한 여행하세요.

  • 12. 엄마 멋지심
    '17.3.19 4:36 PM (218.236.xxx.244)

    아빠랑 이혼하신게 신의 한수였네요....엄마 진짜 강하고 현명하십니다.
    원글님께는 미안하지만 저런 아빠들은 죽을때까지 돈 벌 생각은 안하고 아~ 옛날이여...하면서
    처, 자식 피만 쪽쪽 빨아먹고 살아요. 빨리 버리는게 자식 인생 도와주는 겁니다.

    원글님이 무사히 집을 마련하신것도, 원글님의 야무짐 반, 엄마의 단호함 반입니다.
    여행 즐겁고 행복하게 잘 다녀오세요...^^

  • 13. 축복해요
    '17.3.19 4:55 PM (49.169.xxx.8)

    봄날 봄볕같은 사연입니다 축복합니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가족 되세요

  • 14. 고생 많았어요..축하해요..
    '17.3.19 5:28 PM (211.178.xxx.206)

    세 모녀 이제 꽃길만 걸으시길..

  • 15. 눈물나요
    '17.3.19 5:30 PM (14.34.xxx.11)

    그래서 아무리아빠가 무능력해도 엄마만 똑부러지면 그집은 일어납니다
    엄마가 똑부러져야해요 그래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거예요
    나이많은 아줌마인데요 우리집 생각나요 우리는 흙수저인데 우리남편과
    둘이서 열심히 살아서 이루웠어요 애들다 대학공부 시키고 집장만해서
    결혼 시키고 아주가난한 집인데 부를 이루엇지요
    원글님 좋은 여행하세요 자격잇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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