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쥐포 하나도 구워드려야 하는 남편
남편과 결혼 12년차이구요 참 신혼때는 보수적인 남편이
싫었어요. 남편이 묵묵히 하는일은 생각도 안하고.
지난 주말만 봐도 아이 생일파티에 픽업가고 오고 아이랑
축구하고 볼링치고.
저는 그동안 소파랑 한몸이 되어 쉬었구요.
남편이 아이랑 다 놀고 밥 차려 달래서 밥 차려주고 쥐포 구워달래서 사실 속으로 그런건 자기가 좀 하지 했다가..
내가 해줄 수 있는건 하자..마음이 금새 고쳐지더라구요.
픽업 왔다갔다 하는것도 아무리 운전하는거라도 나름 일인데...
운전할 줄 아는 나 두고 당연히 자기일처럼 여기는 사람이니.
제가 있으몀 라면하나도 꼭 끓여 달래고 사과 깎아달래고.
첨엔 무지 짜증났는데 이까짓꺼...하고 하게 되더라구요.
10년 넘게 살다보니 속속들이 알게 되고 건들이지 말아야 할부분
칭찬해야 할 부분들도 서로 알게 되고..
이런게 부부겠지 하고 삽니다...
1. ..
'17.3.13 3:13 PM (124.111.xxx.201)이상적이네요.
2. 맞아요..
'17.3.13 3:23 PM (112.164.xxx.163) - 삭제된댓글서로 이해하고 조율하면서 살아야죠..
근데 이상적이지는 않은 거 같아요.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도 부모가 평등을 실천하는 게 좋죠.
하지만 아이들이 서로 배려하고 갈등 해결하는 모습도 보고 배울테니 뭐가 정답이다 그런건 없는 거 같습니다.
이런게 부부겠지 동감합니다..3. ....
'17.3.13 3:25 PM (118.200.xxx.24) - 삭제된댓글조금 다른 생각인데요.
전 싱가폴에 있고 필리핀 입주 도우미와 살아요.
근데.. 전 입주 도우미한테도 오징어 쥐포 구워달라..는 못해요. 커피도 제가 내려서 마시구요, 물도 제가 떠다 먹구요. 물 가져다 달란 소리.. 못해요. 미안하더라구요. 사과 깍아달라는 소리두 그게 저 혼자 먹을거면 그게 입밖으로 안나와요. 그렇게 할 생각도 못해봤어요 사실.
라면은 도우미가 끓여줘요. 제가 끓이려고 물 올리면 도우미과 와서 자기가 하겠다고 낚아채더라구요. 요리하는건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더라구요.
물론 손님이 와서 다과를 대접해야 하는 상황이면 도우미한테 부탁하지요. 제가 손님과 얘기하고 있는동안 도우미가 부엌에서 사사삭 다과상 준비해야 하니까요.
제 남편도 마찬가지예요. 같이 밥먹다가 물떠마시고 싶으면 자기가 부엌에 가서 물가지고 와요. 충분히 자기가 할수 있는 자기 자신을 위한 서비스를 남에게 시킬 생각 조차 안드는거... 전 그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해요.
아들 하나 딸 하나 있는데.. 자식 둘다 그렇게 크기를 바래요. 아무리 돈이 많아서 사람을 부리고 살아도.. 자기 수발을 남에게 요구하게 키우고 싶지는 않아요. - 부탁은 할수 있지요. 요구가 아니라요.
제가 커피 내리고 있으면 남편이 내것도 내려줄래..하고 부탁하곤 하지요. 그 반대도 마찬가지구요.
그래서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장미희가.. 무슨여사..부르면서 차한잔만.. 하고 시키는거요..
전 그게 항상 의아했어요. 어떻게 살면 저게 자연스레 나올까.. 하구요. 다른 사람들은 저러고 사는걸까.. 싶어서요..
하물며 배우자에게 그런 요구를 하다니.. 물론 아주 작은거 이까짓거 그냥 하면 하는거지요.
근데 그거 자식이 보고 배워요. 이까짓거가 아니더라구요.
적어도 제 가치관은 그렇습니다.4. 00
'17.3.13 3:59 PM (122.32.xxx.99)삐딱하지 않고 좋은거예요
5. ㅎㅎ
'17.3.13 8:54 PM (80.189.xxx.78)그나마 원글님 남편분처럼.. 뭐 해달라고 요구?라도 하면 좋죠
저희 남편은 물어보지 않는 한 요구가 없어요.. 이게 더 답답ㅎㅎ
배고파 밥줄까? 차마실래? 간식줄까? 하고 물어보지 않으면 하루 종일 굶어도 살 수 있는 남자..
그래도 이뻐 죽겄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