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따라 당신이 더욱 그립습니다.

꺾은붓 조회수 : 503
작성일 : 2017-03-10 21:47:36

오늘따라 당신이 더욱 그립습니다.


  김근태!

  천사의 환생 같은 분이셨습니다.

  독재와 불의에는 호랑이보다도 더 무섭게 맞섰고,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는 천사와 같은 분이셨습니다.

  김근태가 박정희, 전두환의 군사독재에 기꺼이 목숨을 내던지며 맞섰던 민주화투쟁을 어찌 제한된 지면에 어설픈 필설로 다 열거할 수 있겠습니까.

  부러질지언정 휘지는 않았습니다.

  악마와 사탄도 김근태의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면 고개를 절로 숙일 그런 자애로운 표정이었습니다.


  오늘은 5천만이 기쁜 날입니다.(박근혜 하나 빼고)

  지난 9년 동안 수천만의 국민이 어두운 밤에 촛불 켜들고 경찰에 이리 쫒기고 저리 쫒기고 차벽에 틀어 막히고 개 끌리듯 끌려 닭장차로 줄줄이 연행 되면서도 줄기차게 저잣거리를 헤매며 촛불을 켜 들어 드디어 오늘 박근혜를 청와대에서 내 쫒았습니다.

  이정미 헌재소장대행의 탄핵결정문을 낭독하는 22분간 심장이 멎는 듯 했습니다.

  22분간 숨을 쉬었는지 안 쉬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70평생에 오늘 오전같이 지루하고, 22분같이 긴장이 되어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앞으로 펼쳐질 일을 생각하면 마냥 기뻐할 수만도 없습니다.

  온갖 도토리들이 까치발 서며 내 키가 더 크다고 키 재기를 하고 있는 꼴을 보노라면 저것들을 청와대로 들여보내기 위해서 그 고통과 고난을 격어야 했는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스스로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47년생으로 지금 생존해 있다면 우리나이로 71세가 되니 일국을 경영하기에는 늙지도 젊지도 않은 아주 딱 알맞은 나이입니다.

  

  김근태님이시여!

  왜 그렇게 빨리 가셨습니까?

  하기는 악마보다도 더 독한 정보부와 경찰에게 그런 혹독한 고문을 받고도 그만큼 사신 것도 오래 사신 것입니다.

  독재정권은 독재 그 자체도 나쁘지만, 이런 국가의 동량과 인재들을 사장시킨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따뜻한 봄 되면 님께서 잠 들어계신 마석모란공원 묘지를 찾아 절 두 번 올리고 꽃 한 송이 바치오리다.

  당신이 해맑게 웃는 모습 다시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오늘따라 당신이 더욱 그립습니다.

IP : 119.149.xxx.10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60985 아래 대학생 글 읽고 여쭤봅니다 3 may 2017/03/13 950
    660984 한경 주의보 8 .. 2017/03/13 1,454
    660983 늘 뒷심이 부족해 망하곤 했던 근현대사 6 근대사 트라.. 2017/03/12 1,020
    660982 우리나라 극우세력(자칭 보수세력)의 정체를 진단 6 ... 2017/03/12 781
    660981 마지막 시계 보실때 4 이정미 소.. 2017/03/12 1,868
    660980 [박근혜 구속] 화엄사 선암사 매화 피었나요? 5 ... 2017/03/12 1,342
    660979 컴도사님들...딸아이 과재 때문에 급한 질문입니다.ppt만드는 .. 2 ppt 2017/03/12 1,268
    660978 눈썹문신한곳이 간질거리는데.. 1 ㅠㅠ 2017/03/12 1,040
    660977 쌩뚱맞게 전 송혜교를 왜그리 여신취급인지 몰겠어요 46 제목없음 2017/03/12 7,481
    660976 집에 샘소나이트 캐리어24 있는데 2 무구미 2017/03/12 1,744
    660975 2년전에 이미 박근혜가 세월호 7시간동안 차움 병원 다닌거 소문.. 1 .. 2017/03/12 2,679
    660974 요즘 갤럭시S7 기기변경 얼마정도하나여 갤5유저 2017/03/12 461
    660973 보이스 보셨나요? 15 ㅇㅇ 2017/03/12 3,502
    660972 멸치육수 끓일때요...몇분이나 끓이는 건가요? 17 ㅇㅇ 2017/03/12 12,653
    660971 기각, 각하 될 거라 믿었을 박그네..고맙다!! 2 새삼 2017/03/12 1,633
    660970 "학생부종합전형 출신" 학점은 최하위권 11 당연 2017/03/12 3,662
    660969 악마를 보았다. 2 3기 민주정.. 2017/03/12 1,621
    660968 변기에 머리카락 넣으면 막히나요? 11 많이 2017/03/12 6,635
    660967 민주당 경선 언제 끝나나요? 26 아마 2017/03/12 1,258
    660966 차량을 렌트나 리스 해보셨나요? 1 렌트 2017/03/12 731
    660965 남편과 몇년 떨어져 있는다면요 4 2017/03/12 2,467
    660964 SBS 스페셜 헌재 탄핵인용 4 탄핵날 2017/03/12 2,201
    660963 박은 이제 뭐먹고 사나요 32 ㅇㅇ 2017/03/12 6,541
    660962 만성간염인 사람이 배우자라면? 27 고민이네요 2017/03/12 2,975
    660961 혹시 초등학교 교사이신분 계실까요? 2 초등학교 2017/03/12 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