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85611.html?_fr=mt5
사드 배치로 얻어지는 정보 자산은 고스란히 일본에 넘어간다. 일본은 중국 내 반한 감정에 따른 시장 이익도 챙긴다.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은 한국이 고스란히 받고, 그 이득은 일본이 챙긴다.
사드 배치에 대못을 박으면 중국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은 착각이다.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 내의 반일 보복조처 등이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됐다고 지적하는 것도 뭘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2010년 일본이 센카쿠열도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들을 나포하자, 중국은 일본 전자제품에 필수품인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당시 일본은 간 나오토 총리의 친서를 휴대한 특사를 파견해 중국을 간신히 달랬다.
센고쿠 요시토 당시 일본 관방장관은 중국과의 갈등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공개적으로 반성했다. 그는 “중국 선원들의 귀국으로 중국이 이해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 정도로 됐겠지’ 하고 생각했다”며 “중-일 관계에서 이해가 이 정도로 다르다는 사실을 우리가 좀 더 일찍 습득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중-일 갈등에서 일본이 항상 먼저 꼬리를 내렸다.
반복되는 중-일 갈등에서 이익을 본 게 한국이다. 중국의 반일 시위와 불매운동이 벌어질 때마다 한국 외교와 한국 제품의 운신 폭이 넓어졌다. 이제 상황이 역전됐다. 사드 배치로 얻어지는 정보 자산은 고스란히 일본에 넘어간다. 일본은 중국 내 반한 감정에 따른 시장 이익도 챙긴다.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은 한국이 고스란히 받고, 그 이득은 일본이 챙긴다. 곤궁한 처지의 한국을 상대로 위안부 문제를 더 압박하고 있다. 일본은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꽃놀이패이다.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소련과 쿠바가 미국의 단호한 대응에 밀려 그냥 물러선 게 아니다. 소련은 미국에 쿠바 불침략과 터키 배치 주피터 미사일 철수를 얻어냈다. 외교와 안보는 일방적일 수 없다.
한국은 사드 문제에서 부지 문제 등을 이용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스스로 박찼다. 사드 배치에 속도를 내지 말라며 협상을 제의하는 중국의 약만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