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항상 피곤해하는데
아이가 둘인데 주중엔 야근하고 회식하느라 애들 자고 나서 들어오고요. 주말엔 피곤하다고 쉬고 싶어해요. 자꾸 친정에 가자고 합니다. 그럼 애들 안보고 잘 수 있으니까요..
집안일은 쓰레기 버리는거 그거 하나 해주구요. 각방을 쓰는데 옷 그냥 벗어놓는거 빨래해주고 방 청소해줍니다. 저도 남편에게 별로 해주는 것 없어요... 그냥 마음이 안좋네요..
큰 애는 이제 다섯살이고 작은 애는 20개월인데요.
저 혼자 섬에서 아이들과 지내는 것 같아요.
다정한 카톡이라도 제가 먼저 보내면 되지만 그게 잘 안되네요..
다정하게 말이라도 걸어볼래도 재미가 없는 사람이니까 싸움이나 걸지말자..
나 힘들다고 말하기에 남편도 너무 힘들어보이고..
그런데 서로 위로해주고 싶진 않은 것 같아요.
화목한 가정에서 크는 아이들은 천금을 줘도 못사는 자존감과 당당함이 생긴다는 댓글을 봤어요.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1. 가끔 일찍오면
'17.3.9 5:21 PM (218.51.xxx.164)저녁 먹고 저 설거지할 동안 애들 봐주라고 하는데요.
말소리가 전혀 안나서 가보면 폰으로 엠팍하고 애들은 놀고 있네요. 정말 귀중한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싶은지 양보단 질로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2. dd
'17.3.9 5:32 PM (59.15.xxx.138) - 삭제된댓글저희 큰형부 널럴한 부서에서 일하다
갑자기 일이 빡세져서 야근하고 계속 그러더니
나중에 우울증 왓어 약복용햇어요
야근 밥먹듯이 하면 진짜 주말엔 꼼짝하기 싫어하죠
차라리 한번씩 친정가서 애 좀 맡기고 원글님도
나가서 스트레스 풀고 그리 사세요
그러다 애들 크면 남편 놔두고 애들이랑 놀러다니면 되요3. 토닥토닥...
'17.3.9 5:34 PM (59.1.xxx.104)음...아이들 그만할 때는 좀 다 힘들게 보냈지 싶어요..
따뜻하게 위로의 말까지는 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먼저 조금 바꿔보자 생각해보세요
하다못해 식사한끼라도 맛있게 정성을 들인다거나
부모님께 아이들 맡겨놓고 둘이 영화를 보고온다거나
건강식품이라도 챙겨준다거나..
잠시 잠깐이라도 서로에게 따뜻해져 보세요
먼저 시작하면 생각보다 내마음까지 편해지고 따뜻해집니다..
그리고 조금만 견뎌보세요...
아이들도 금방 자라고 어린이집, 학교 가게되면 좀더 편해질거예요..4. ...
'17.3.9 5:47 PM (1.245.xxx.33)애들이 좀 커서 스스로 먹고 할때나 되야 어디 나가는게 편해요.
아빠 체력약하다면 일단 자라고 하고 보약 지어주고 그러세요.
원글님도 좀 쉬시구요.5. 음
'17.3.9 7:39 PM (218.48.xxx.220)각방을 쓰는게 제일 큰 문제에요. 애 어릴때 재우고 젖물리고 하다가 각방쓰다보면 5년 10년 각방쓰게 되고 사이 멀어집니다.
지금이라도 애 재워놓고 남편이랑 잠은 같이 자야해요. 제가 경험자로써 드리는 말이에요. 남편이 괜히 피곤한가요. 돈벌어다주는 기계, 애키우는 기계가 되면서부터 서로가 짜증만 납니다.6. 노력 하세요
'17.3.9 8:07 PM (218.154.xxx.75)남편 체질에 맞는다면 공진단이나 홈쇼핑에서 선전하는 이경재 한의사가파는 공진단이랑 비숫한
이름은 갑자기 생각 안나요 그거러도 먹이세요 그리고 시간되면 무조건 재우세요
그런보약이라도 먹여야 피곤이덜하고 버텨요 그리고 원글님이 힘들어도 이해하고 다독이세요
지금 제일 힘든 시기예요 원글님도 남편도 둘다 노력해야해요7. 저기요
'17.3.9 9:48 PM (121.171.xxx.92)저도 지나고 나서보니 그때쯤 가장 힘들고 내가 불행하다고생각했어요.
남편을 절대 이해못하구요. 저는 전업 이였는데 남편이 할일이 없으니 별 생각을 다한다 고까지 해서 또 싸우고.... 남편도 가장 힘든 시기구요. 직급상도 그렇구요.
우리남편은 20년 다된 지금도 저한테 싫은소리 한적 없고, 일해라, 돈벌어라 소리 한적 거의 없는데 딱 그시기에 "나는 뭐 다니고 싶어서 다니는줄 아냐? 나도 살림이나 했으면 좋겠다"소리까지 했거든요.
저는 애들 둘 키우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남편이 이렇게 나오니 더 서럽구요.
근데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니 내가 좀 여유가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각방 쓰진 마시구요. 저희는 집이 좁고 방도 없다보니 싸우로도 애들 잠들면 또 그옆에서 자게되서 자다 성질나면 남편 이불 저멀리 던져버렸어요. 자다 추우라구... 소심한 복수.'
하여간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이제는 애들 자라는걸 지켜보지 못한 세세히 알지 못하는 남편이 불쌍하다 싶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구요.
불행할 시간도 없고 고민할 시간도 없고...
애들하고 쇼핑하고 나가서 맛있는거 사먹고 하는 시간이 제일 좋아요.
원글님도 남편이 도움이 필요한거 처럼 남편도 아마 속으로는 원글님이 애들보살피듯 자기도 좀 챙겨주길 바랄거예요.
그냥 살다보니 다른 말이 별로 필요없어요.
남편 뉴스볼때 옆에 앉아서 살짝 손만 잡아도 그냥 그게 서로에게 위로가 되구 뭐 그런거지...
요 시간만지나면 좋아져요.
내년에는 더 좋아지구요. 다들 비슷한 시기를 겪으니까 조금만 참으세요.